[MBN스타 여수정 기자] 스포츠를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전하는 것을 스포츠 영화라고 한다. 주로 허구보단 감동 실화와 찰떡궁합을 이루며 관객의 선택을 받고 있다. 그러나 소재가 스포츠이기에 다양한 법칙이 등장해 간혹 호불호가 나뉘게 된다.
단순히 영화를 즐기려던 관객들의 입장에서 난해한 법칙의 등장은 ‘멘붕’에 빠지게 만들며, 거부감부터 들게 만든다. 때문에 다른 영화만큼의 대중성을 지니기 위해선 스포츠와 그 안에 담길 이야기의 힘이 절묘하게 어우러져야한다.
↑ 사진=포스터 |
그 후 실화와 만난 스포츠 영화가 틈틈이 개봉됐다. 국내 최연소 장애인 최초 철인에 올랐던 배형진과 그의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은 ‘말아톤’은 419만6859명의 선택을 받았다. 1991년 일본 지바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탁구 남북단일팀이 나선 실화를 담은 ‘코리아’는 187만2682명의 누적 관객수, 열악한 선수구성으로 꼴찌를 전전하던 삼미 슈퍼스타즈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던 투수 감사용의 실화를 담은 ‘슈퍼스타 감사용’은 62만7199명, 전병관을 발굴해낸 은사 정인영 선생의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킹콩을 들다’는 126만2858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관객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설경구 주연의 ‘역도산’은 101만8382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고, 일본 프로레슬링을 평정했던 재일동포 역도산의 실화를 담았다. ‘주먹이 운다’는 일본 신주쿠의 명물 하레루야 아키라의 사연과 소년원 출신 복서로서 이종격투기 선수로 뛰고 있는 서철의 이야기를 토대로 제작됐다. 146만2972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했다.
↑ 사진=포스터 |
803만5181명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던 ‘국가대표’는 대한민국 스키점프 선수들의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영화 속 모델이 된 선수들이 출연 배우들의 스키점프 훈련 트레이너로 활약하는가하면, 극중 스키점프 장면에 출연해 제작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탰다. 특히 선수들을 “‘국가대표’를 통해 비인기 종목에 대한 관심과 지원, 그리고 저변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전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최초 청각장애인 야구부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를 모티브로 재구성한 ‘글러브’(188만7733명)를 비롯해 1987년 5월16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해태 타이거즈 VS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배경으로 삼은 ‘퍼펙트 게임’(150만7084명), 왕년 슈퍼스타에서 고물투수가 되어버린 철부지 투수 윤도훈의 개과천선 프로젝트를 그려낸 ‘투혼’(21만970명), 절름발이 경주마 루나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챔프’(53만5657명), 지적장애인 마라톤 선수 엄기봉의 이야기를 담은 ‘맨발의 기봉이’(200만5180명), 동티모르의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친 김신환 전 축구선수의 이야기를 담은 ‘맨발의 꿈’(33만1945명) 등이 실화를 소재로 삼아 감동을 이끌어냈다.
↑ 사진=포스터 |
2002년부터 2015년까지 꾸준히 스포츠 영화가 개봉되며 관객을 만나고 있다. 3월19일 개봉해 1982년 잠실야구장에서 국내 최강 군산상고에 맞서 결승전을 펼친 재일동포 야구단의 이야기를 그린 ‘그라운드의 이방인’(3544명)과 ‘야신’ 김성근 감독, 고양 원더스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파울볼’(3만320명)이 있다. 두 작품 모두 과거의 스포츠 영화와 달리, 스포츠 법칙을 몰라도 충분히 이해되며 인생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까지 전하고 있다.
‘그라운드의 이방인’ 내레이션에 참여한 권해효는 “영화는 야구발전의 토양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왜 우리는 이렇게 모든 것을 쉽고 빠르게 잊어버리는가 하는 속상함과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며“‘그라운드의 이방인’은 야구를 사랑하는 분뿐만 아니라 야구를 모르는 분들에게도 야구라는 스포츠가 그냥 치고 달리는 것이 아닌,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사진=포스터 |
연출을 맡은 조정래 감독은 “원더스는 기적의 역사다. 그들의 헌신과 희생, 열정을 한번만이라도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전했고, 김보경 감독도 마찬가지로 “나 자신에게 다시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게 한 영화다. 원더스 선수들의 도전 정신과 용기가 많은 관객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고 영화의 가치에 대해 언급했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