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여수정 기자] 2013년부터 해결책 없이 이어져온 ‘여배우 기근 현상’이 2015년은 누그러질 것으로 보인다. 여배우들이 신작으로 스크린 나들이를 앞두고 있어 오랫동안 기다린 관객의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기 때문이다.
‘화장’ 김호정 김규리, ‘장수상회’ 윤여정 한지민 황우슬혜가 성공적인 여배우의 스크린 복귀를 알린 후 김혜수와 김고은은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130만3891명(12일 기준)의 누적 관객수를 기록하며 2015년은 여배우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임을 선포했다.
‘화장’ 속 김호정과 김규리는 안성기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섬세한 감정을 관객에게 전달했다. 음모 노출로 개봉 전 화제를 모았지만, 이는 여배우의 단순 노출이 아닌 극중 부부가 처한 상황과 고통 속에 힘겹게 살고 있는 한 여성의 울림으로 인식되어,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김규리 역시 흔들리는 중년 안성기를 자극하며 좀 더 그를 이해하고 상황에 몰입하게 도왔다.
↑ 사진=포스터 |
‘차이나타운’에서 김혜수는 남자 배우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발산하면서도 대모로서 부드러움까지 자랑한다. 주근깨 가득한 얼굴, 헝클어진 머리카락, 푸근한 뱃살, 거만한 자세 등이 대중이 알던 김혜수가 아니다. 시원시원한 분위기는 그대로 가져갔지만, ‘타짜’ 속 도도한 정 마담, ‘관상’ 홍일점 연홍, ‘도둑들’ 팹시, ‘분홍신’ 선재를 뛰어넘는 또 다른 캐릭터 소화로 자신의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멋진 인물을 만들어냈다. 배역의 이름이 없고 엄마로 통일됐음에도 강렬하다.
김고은은 선배 김혜수의 기에 눌려 진가를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 걱정했지만, 자신 만의 색을 띄며 빛나고 있다. ‘은교’ 파격 노출 은교, ‘몬스터’ 미친 여자에 이어 개성강한 일영으로 보이시한 매력을 뽐냈다. 카메라에서 예뻐 보이고 싶은 게 여배우인데, 김혜수와 김고은은 ‘미’를 버리고 ‘연기’를 택해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으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그래서 더욱 관객의 호응이 뜨거운 것도 사실이다.
이외에도 로맨틱 코미디의 떠오르는 강자 강예원은 ‘연애의 맛’으로 돌아왔다. 비뇨기과 전문의 길신설 역을 맡은 그는 전작 ‘내 연애의 기억’에 이어 또 다시 묘하게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변신했다. 똑똑한 듯 허당기 있는 모습은 보너스로 강예원의 러블리함을 채우고 있다.
↑ 사진=MBN스타 DB |
칸의 여왕 역시 돌아온다. 전도연은 ‘무뢰한’으로 극장가를 찾는다. 살인자의 여자 혜경 역을 맡아 하드보일드 멜로에 도전한다. 전작 ‘집으로 가는 길’에서 평범한 엄마로 관객을 울렸다면, 이번 작품에선 거친 세상 속 감춘 외로움과 순수로 관객을 들었다놨다하게 된다. 특히 직접 의상에도 심혈을 기울인 만큼 전도연표 혜경을 만날 수 있다.
손여은은 ‘코인라커’에서 극한의 상황에 처한 연 역을 맡았다. 지지리 운도 없는 연의 심리를 오롯이 관객에게 전달하며 집중도를 높인다. 게다가 여리 여리한 몸으로 거친 액션 연기도 소화했다. 여자는 약하지만, 엄마는 강하다는 말을 다시금 떠올리게 하며, 위기의 상황 속 모성애를 알린다.
러블리한 임수정은 ‘은밀한 유혹’을 통해 미처 발휘하지 못한 매혹적인 자태를 전파하게 된다. ‘내 아내의 모든 것’ 후 약 3년 만의 복귀라 그를 기다린 관객들의 기대치도 높은 상황이다. 이를 달래주려는 듯 임수정은 신데렐라를 향한 열망에 사로잡힌 감정 연기를 선보인다.
마지막으로 박보영과 엄지원, 박소담은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로 뭉쳤다. 미스터리 장르답게 공포감을 안기는 포스터와 예고편은 공개와 동시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링크됐고, 이는 세 여배우의 조합에 대한 기대치를 증명했다. ‘미확인 동영상-절대클릭금지’에 이어 또 다시 공포에 도전할 박보영의 변신도 궁금증을 높인다.
여수정 기자 luxurysj@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