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밤 TV가 이렇게 뜨거운 적 있었던가. 제대로 불타는 금요일, 말 그대로 ‘불금’이다. 초호화 라인업의 기대작 ‘프로듀사’와 믿고 보는 나PD도 무공해 예능 ‘삼시세끼’가 동시간대 맞대결의 시작을 알린다.
15일 첫 방송되는 예능 드라마 ‘프로듀사’는 KBS 예능국의 첫 드라마인데다 금토 저녁 시간대 편성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만큼 작가와 연출, 출연 배우까지 흥행보증수표로 똘똘 뭉친 그야말로 드림팀이다.
야근은 일상, 밤샘은 옵션, 눈치와 체력으로 무장한 예능국 고스펙 허당들의 순도 100% 리얼 드라마 ‘프로듀사’는 ‘내조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별에서 온 그대’ 등 내높는 작품마다 성공시킨 흥행 메이커 박지은 작가와 스타 연출가 서수민, 표민수 PD가 의기투합했다.
제작진보다 더 화려한 건 바로 출연진. 배우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가 메인 주인공으로 나서 각각 색다른 변신을 꾀한다.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은 색깔 강한 캐릭터의 PD로, 아이유는 톱가수로 분하지만 그동안 보여준 모습과는 180도 다른 이미지에 도전한다.
국내 시청자들의 기대감도 크지만 ‘프로듀사’를 향한 해외의 시선도 뜨겁다. 이미 중국에 25억 원에 판매 계약이 체결됐고, 현재 아시아 및 미주 지역에서도 판권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전부터 한국판 ‘어벤저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캐주얼한 예능 드라마라고 하기엔 스케일이 공룡급이다. 언제부턴가 금요일 저녁이 시청률 무덤이라는 표현도 옛말이 됐으니, 이쯤 되면 시청률도 기대해 볼 만 하다.
하지만 복병이 숨어있다. 예능 마니아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 봤을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가 동시간대 포진해 있는 것.
계절의 아름다움을 밀도 있게 담아내기 위해 40여 대의 카메라가 동원된다. 제작진에 따르면 봄을 맞은 정선의 싱그럽고 아름다운 풍광을 고스란히 담아낼 예정이라, 한 주간 쌓인 피로를 눈 ‘정화’를 통해 싹 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 편에 이어 이서진, 옥택연 조합에 김광규가 가세해 또 다른 케미를 선보인다. ‘프로듀사’의 호화 라인업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친근한 조합이지만 이 또한 ‘삼시세끼’가 지닌 매력이다.
‘프로듀사’와의 경쟁에 대해 ‘삼시세끼’ 측은 “태풍은 지나가길 기다려야지 맞서려고 하면 안 된다”고 겸손해했다. 하지만 결과는 누구도 알 수 없다. ‘프로듀사’와 또 다른 의미에서 뜨거운 ‘삼시세끼’인 만큼 어느 프로그램이 더 사랑받는다 해도 크게 이상할 건 없다.
무엇보다 둘의 주요 시청층에서 차이가 있다. ‘프로듀사’가 상대적으로 젊은 층을 공략한다면 ‘삼시세끼’는 보다 폭넓은 시청자에 어필할 것이다. 아무래도 프로그램 충성도는 젊은 층이겠지만 ‘삼시세끼’ 전 편이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점을 떠올리면 ‘프로듀사’로선 결코 만만하게 볼 일이 아니다.
둘의 경쟁 구도를 들여다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두 프로그램이 금요일 밤, TV 앞을 떠나 있던 시청자들을 얼마나 끌어모으느냐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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