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13년 만의 사과, 너무 늦어서 죄송합니다.”
병역기피 혐의로 추방된 가수 유승준의 눈에 눈물이 흘렀지만 깊은 울림은 없었다. 이유는 한가지였다. 오랜 시간 그에게 오해와 불신, 그리고 궁금증이 많이 쌓여있었을 법한데 채팅창을 차단한 채 자신 뜻만 전달했던 것. 새로운 ‘불통의 아이콘’ 탄생이었다.
유승준은 19일 온라인 동영상 채널에서 ‘유승준, 13년 만의 최초고백’이라는 제목 아래 병역기피 혐의와 관련된 억울한 심경과 한국으로 돌아가고픈 마음을 눈물로 절절하게 토해냈다.
“만약 돌이킬 수 있다면 두 번 생각 안 하고 군대에 가겠다. 원래 38살에 군대를 가려고 했는데 이미 징집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하더라. 어릴 적엔 철이 없었다. 아들을 위해 한국 땅을 다시 밟고 싶다.”
↑ 사진=유튜브 아프리카TV |
60여분 남짓한 시간동안 그의 얘기는 대략 이 정도였다. 민심을 반영한다는 뜻에서 누리꾼 질문을 두 개 정도 자체적으로 묻고 답했을 뿐이었다. 정말 알고 싶던 내용들은 아프리카TV 채팅창을 막아놓아 전달할 수 없었다. “아직 답답하다”는 그의 마지막 소감처럼 보는 이들도 답답했다. 무릎을 꿇고 눈물로 호소하는 태도가 퍼포먼스로 의심된 건 이런 ‘불통’의 소산이었다.
대답하기 민감한 질문들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채팅창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한 점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의 매를 맞으러 13년 만에 나온 거라면 속 시원히 모든 걸 개방했어야 했다. 오해에 정면돌파하겠다던 처음 의지가 무색한 자리였다.
↑ 사진=MBC 방송 캡처 |
최근 아프리카TV 형식을 이용한 MBC ‘마이리틀텔레비전’ 백종원은 누리꾼들과 소통의 장을 열어 이미지 반등에 성공한 사례다. 그동안 15살 연하 아내인 소유진과 결혼 생활에 갖은 루머로 고생했던 그는 방송에 나와 솔직한 면모를 보이며 호감형으로 돌아섰다. 누리꾼들의 짓궂은 질문에 당황하거나 토라지는 자연스러운 행동도 매력지수를 높이는 데에 한몫했다. 이젠 “소유진보다 백종원이 아깝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
이처럼 유승준도 이번 심경고백을 하기 전 ‘소통’이 가지는 의미를 미리 알았더라면 지금보다는 여론이 좋지 않았을까. ‘감성팔이용’ 눈물만 흘릴 게 아니라, 팬들 혹은 안티팬들에 당당하게 맞섰다면 어땠을가 하는 아쉬운 뒷맛이 남는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