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남궁민·신세경과 한 약속 지킬 수 있게 돼 정말 좋았어요.”
SBS 수목드라마 ‘냄새를 보는 소녀’의 백수찬 PD가 함박웃음을 지었다. 시청률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둔지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았지만 피곤한 기색은 찾아볼 수 없다. 촬영 당시를 떠올릴 땐 에너지 가득한 소년의 눈빛이었다.
백수찬 PD는 22일 오후 경기도 일산 한 카페에서 진행된 MBN스타와 인터뷰에서 ‘냄새를 보는 소녀’ 촬영 에피소드와 종영 소감 등을 털어놨다. 세 달 남짓 쉴 틈 없이 진행된 작업이었지만 재밌는 작품 하나를 끝냈다는 성취감이 얼굴 곳곳에 엿보였다.
↑ 사진=SBS |
◇ “배우들과 약속, 지키려 정말 노력했어요”
백수찬 PD에게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를 물었더니 어려운 질문을 받아든 듯 묘한 표정을 짓는다.
“글쎄요. 사실 모든 캐릭터가 제겐 소중했기 때문에 고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진짜 다 좋았거든요. 무엇보다도 배우들이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해줘서 흡족했어요.”
그의 말처럼 박유천, 남궁민, 신세경, 윤진서 등 배우들에 지닌 애정은 남달랐다.
“드라마 촬영 들어가기에 앞서 배우들과 각각 약속했어요. 유천이는 전작 ‘보고 싶다’ ‘쓰리데이즈’에서 묵직한 연기를 해왔으니 이번엔 꼭 밝은 이미지로 만들겠다고 했죠. ‘성균관스캔들’ ‘옥탑방 왕세자’처럼요. 그래서 연기도 연기지만 미술, 소품, 촬영 장소 등 발랄하고 밝게 표현하려고 무척 애 썼어요.”
백 PD의 노력 때문일까. 신세경과 남궁민은 이번 작품으로 ‘재발견’이라는 호평을 들으며 상승기류를 탔다. 신세경은 개그우먼 지망생 오초림 역으로 그동안 보여준 우울한 이미지를 탈피하는 데 성공했고, 남궁민은 젠틀한 이미지를 벗고 연쇄살인마 권재희로 100% 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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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경인 그동안 우울한 역을 많이 맡아 이미지 전환을 꼭 이뤄주겠다고 했죠. 이전에 ‘패션왕’에서 함께 작업했었는데 실제 세경인 굉장히 발랄하거든요. 제가 아는 그 성격이 오초림에 딱 맞을 거로 생각했어요. 예상은 딱 들어맞았고요. 하하.”
전성기를 맞은 남궁민의 변신도 그의 손에서 이뤄졌다. 가장 늦게 캐스팅 보트에 올랐지만 이 작품의 최고 수혜자로 꼽아도 과언이 아닐 만큼 큰 사랑을 받았던 것.
“종방연이 끝나고 민이에게 문자 하나가 왔어요. 약속 지켜준 것 감사하다고요. 제가 촬영 전 남궁민에게 ‘제2의 전성기를 맞게 해줄게’라고 농담 반 진담 반 말했거든요. 근데 어제 ‘연기 인생에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는 내용의 기사가 났나 봐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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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냄새를 보는 소녀’, SBS 수목극 ‘가뭄’ 해갈의 일등 공신
‘냄새를 보는 소녀’는 SBS 수목극 안방극장에 오랜만에 내린 단비였다. 시청률 부진에서 좀처럼 나오지 못하던 SBS는 이번 작품으로 수목극 정상을 선점했다. 내부 반응도 좋았을 터.
“사실 대진운이 그리 좋진 않았어요. KBS2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나 MBC ‘앵그리 맘’이 정말 좋은 작품들이었으니까요. 또한 후속으로 홍자매 신작 MBC ‘맨도롱 또똣’이 포진해 있어서 주위 걱정이 정말 컸거든요. 그럼에도 내부에선 선방했다는 평가에요. 또한 후속인 SBS ‘가면’에 대한 기대치도 끌어올리는 상승기류를 형성한 점에 대해 고무적이에요.”
시청률 10%대였지만 체감온도는 그보다 훨씬 높았다. 광고시장서 가장 중요한 지표인 2049세대 시청률에선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했고, 광고도 1회부터 완판돼 뿌듯했다고. 이런 결과엔 박유천·신세경의 ‘케미(케미스트리 준말)’도 한몫 톡톡히 했다.
“두 사람 ‘케미’는 정말 제 예상대로 좋았어요. 첫 촬영부터 호흡이 굉장했죠. 찍어보니까 ‘아~ 이거 되겠구나’ 감이 왔어요. 후반부엔 둘이 정말 친해져서 애드리브도 자연스럽게 많이 나오더라고요. 물론 연기야 말할 것도 없고요. 드라마 잘된 건 정말 이런 배우들 덕분이라니까요!”
첫 로맨틱 코미디를 성공적으로 끝낸 백 PD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까. 이제 막 작업을 마쳤지만 머릿속은 벌써 차기작 구상으로 가득 차 있다는 그다.
“한 2주 정도 쉬어야겠지만 사실 뭘 해야 할지 생각 중이에요. 어제 마지막 촬영 끝나고 종방연 때 ‘나 이제 뭐해야 하냐’고 묻기도 했다니까요~ 하하.”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