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OCN ‘실종느와르M’이 사회에 묵직한 물음을 던지며 막을 내렸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실종느와르M’ 마지막회에서는 현직 여검사가 사건의 피의자와 함께 사라진 실종 사건을 파헤친 길수현(김강우 분)과 오대영(박희순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길수현과 오대영, 진서준(조보아 분)은 박정도(김규철 분)로부터 새로운 사건을 맡게 됐다. 김민주 검사와 그가 맡았던 사건의 피의자 최영달이 사라진 사건이었다. 하지만 수사 중 김민주 검사가 불에 탄 채로 창고에서 발견되고, 최영달은 강 속에서 익사한 채로 발견되자 이들은 당황했다.
↑ 사진=실종느와르M 방송 캡처 |
더욱 길수현 일행을 당황하게 만든 것은 사건을 김민주는 최영달이 살해하고, 최영달은 자살했다는 결론으로 서둘러 처리해버린 검찰이었다. 부검의 강주영(박소현 분)은 최영달의 몸 속에서 바다에 사는 플랑크톤이 발견돼 자살이 아닌 타살이 의심됐다고 했으나 이를 검찰에 전달하기도 전에 사건이 끝나버렸다고 길수현 일행에 이를 알렸다.
길수현과 오대영은 이에 수상함을 느끼고 수사를 계속 하던 중 도하건설 대표 홍진기(정찬 분)가 용의자임을 직감하고 그를 긴급체포했다. 하지만 각종 이유로 영장이 기각되면서 홍진기는 유유히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길수현은 김민주 검사 집에 지문을 닦으러 온 동료 검사, 홍진기를 비호하는 듯한 움직임을 통해 홍진기와 정부 고위급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으며, 김민주 검사는 이를 알고 비밀 수사를 하다 죽음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길수현의 실종수사팀은 윗선의 지시로 수사권까지 박탈당했고, 급기야 오대영은 아내(심이영 분)가 납치당한 것을 알고 폭주했다. 오대영은 일전 홍진기가 자신에게 “오 형사님은 잃을 게 많던데 그럴수록 몸을 사려야 한다”고 경고했던 말을 기억했다. 아내의 휴대폰이 마지막으로 있던 한 공사장 콘크리트 물 속에 아내의 신발이 떠있고 그 앞에 휴대폰이 떨어져있는 것을 발견하고 오대영은 오열했다.
오대영의 아내가 실종됐다는 것을 진서준으로부터 들은 길수현은 5년 전 자신의 형을 죽인 사람이 자신에게 “내 가족을 죽인 사람이 당신의 형인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이용을 당한 것이었다”고 말하며 자살한 사건을 떠올렸다. 지금의 상황이 당시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모든 사건의 배후가 법무부 검찰국장 문정욱이며, 자신들이 김민주 검사 사건을 맡은 것도 홍진기를 처리해주길 원해서였음을 깨달은 직후라 길수현은 더욱 안타까워했다.
곧 길수현은 홍진기를 향해 총을 겨눈 오대영을 마주했다. 오대영에 “홍진기는 사건을 해결할 마지막 키”라고 말했지만, 오대영은 이미 아내를 잃었다. 오대영은 “네가 말한 정의가 이런 것이냐. 저 사람은 지금 잡아도 곧 풀려난다”고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내가 수사했던 피해자들의 가족들 심정을 이제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남기고 홍진기를 총으로 쐈다.
결국 홍진기는 죽고, 오대영은 경찰에 잡혀 들어갔다. 검찰국장은 그대로였고, 길수현과 진서준, 박정도와 강주영은 달라진 것이 없는 현실에 좌절했다. 드라마는 사건을 해결하는 대신 오대영의 아내를 실종자로 만들며 새드엔딩을 택했다. 그러면서 법의 편이었던 오대영에 힘의 논리 앞에서 굴복당하는 정의, 법 위에 사는 사람들의 비행과 법 아래 있는 사람들의 억울함을 직접 느끼도록 했다. 이는 오대영을 통해 시청자에 직접 물음을 던진 셈이다.
↑ 사진=실종느와르M 방송 캡처 |
‘실종느와르M’은 방영 내내 과연 법은 정의로운지에 대한 물음을 계속 던져왔다. 법은 모든 것을 지켜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길수현과 ‘편법’을 외치지만 그래도 법은 정의를 지켜준다고 믿었던 오대영이 콤비를 이루는 과정에서 길수현이 변하는 게 아닌 오대영이 변하는 모습을 그렸다. 결국 드라마가 그리고자 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사회 정의’가 아닌 피해자가 고통에 허우적거리고, 범죄자들이 법 위에서 여유롭게 살아가는 사회의 불편한 단면이었다.
이런 ‘실종느와르M’의 뚝심은 드라마의 새드 엔딩을 불사하며 메시지를 보존하고자 했다. 검찰국장 문정욱의 “힘의 논리에서 밀리면 세상에서는 빛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정의로운 걸 힘 있게 만드는 대신 힘 있는 걸 정의로 삼는 것”이라는 대사가 드라마의 핵심이었다. ‘실종느와르M’은 이를 통해 시청자에 흔들리는 법과 정의, 불의가 열매를 낳는 이 시대에 ‘정의로움에 힘을 싣는 편인지, 힘 있는 걸 정의로 삼는 편인지’를 직설적으로 물었다.
길수현이 말한 대로 이 시대는 “비틀거리는 정의의 시대”다. 정의롭게 살면 손해를 보고, 힘 있는 사람들이 세상을 호령하는 시대다. 드라마는 ‘실종사건’이라는 극적인 장치로 이 시대의 어두운 면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과연 ‘법은 정의로운가’. 사회에 묵직한 물음을 던진 드라마의 뚝심은 극찬 받아야 마땅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