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케이블방송 tvN ‘촉촉한 오빠들’이 시청률 사형선고를 받았다. 감동과 눈물을 담아내는 유기농 예능 프로그램이었지만 저조한 시청률로 결국 폐지를 맞이하고 말았다.
물론 tvN은 시청률에 따른 폐지가 아니라는 대답을 내놨다. 한 관계자는 16일 오후 MBN스타에 “‘촉촉한 오빠들’이 오는 22일 5회 방송분을 마지막으로 종영된다. 추후 방송 가능성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원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대부분 예능 프로그램이 파일럿 형태로 제작된 뒤 시청률에 따라 정규 편성되는 트렌드를 감안할 때 ‘촉촉한 오빠들’ 폐지가 순전히 때가 돼 폐지됐다고는 보기 어렵다. 방송 전 화려하게 제작발표회를 열어 제작진이 “무공해 예능의 가능성을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것처럼, tvN도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컸을 터.
아쉽게도 베일을 벗은 ‘촉촉한 오빠들’의 성적표는 우수하지 못 했다. 첫회 0.99%(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한 이후 시청률은 계속 하락해 0.64%까지 떨어졌다. 강균성, 현주엽, 정상훈, 김상경 등 다소 신선한 얼굴들을 내세워 감동 사연을 전했지만 안방극장은 생각만큼 쉽게 열리지 않았다.
↑ 사진=tvN |
그럼에도 ‘촉촉한 오빠들’은 이웃의 아름다운 사연을 가감없이 전달한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프로그램이었다. ‘쿡방(요리 방송)’이나 웃음과 장난이 난무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이 판치는 브라운관에서 ‘감동’이라는 고유 색깔로 많은 이슈를 양산해내는 힘을 보여준 것. 청각 장애우 커플, 백혈병 꼬마를 위한 부모의 선물, 취업준비생을 바라보는 부모의 응원 등 현실과 밀접한 소재들은 전파를 탄 뒤 SNS에서 회자될 만큼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런 상황이라 tvN의 일방적인 시청률 사형선고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물론 시청률에 따라 광고 수익을 내는 방송사 구조 상 프로그램 성적표는 중요할 수밖에 없지만 자극이 넘쳐나는 예능 판도에서 용감한 도전을 한 ‘촉촉한 오빠들’에 조금 더 기회를 줬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도 남는다.
누리꾼들도 의견을 같이했다. 소식이 알려진 직후 온라인 사이트에는 프로그램 폐지에 대한 안타까운 목소리들이 새어나왔다. 한 누리꾼은 “이런 걸 황금시간대에 해줘야지. 5회만에 폐지가 뭐냐”라고 불만을 표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그저 시청률이지. 폐지될 프로그램과 안 될 프로그램을 구분도 못하는 멍청이들”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거센 폐지 반대 여론 속에서 tvN은 어떤 결정을 내릴까. 무공해 예능 프로그램으로 4회 방송 내내 눈물과 가치 있는 웃음을 안긴 ‘촉촉한 오빠들’의 재평가가 제대로 이뤄질지 그 행보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