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소녀팬들을 열광시켰던 아이돌에서 이제는 예능인으로 불리는 게 익숙해진 은지원이 다시 본업으로 돌아왔다.
지난 2012년 발매한 싱글 ‘아무나’ 이후 본인의 이름으로 발매하는 곡으로는 무려 4년 만이다. 길미, 미스터타이푼과 함께 한 클로버로 활동을 하긴 했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솔로 앨범은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예능 초창기엔 정말 재미있었다. 가수 이미지를 생각 안 하고 했었는데 점점 트라우마가 생겼다. 언제부턴가 방송에 나가면 뭘 하면 웃길 수 있나 그 생각을 하면서 부담감이 생겼다. 분명 방송에서 날 불렀다면 웃겨달라고 불렀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가수를 내려놓고 예능에 올인을 했는데 예능에서 날 버리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음악을 해야겠더라. 올해는 예능을 한 템포 쉬고 음악작업을 해보려고 한다.”
은지원이 이번에 발매한 EP ‘트라우마’(TRAUMA)는 제례미와 함께 부른 ‘트라우마’와 길미가 피처링을 한 ‘왓 유 아’(What U Are) 등 4곡으로 채워졌다. 미국 뉴욕에 있는 스털링 사운드 스튜디오(Sterling Sound)에서 마스터링을 했고 은지원이 프로듀싱 전반에 참여하며 공을 들였다. 특히 래퍼인 은지원은 타이틀곡 ‘트라우마’에서 오랜만에 노래를 부른다. 심지어 뮤직비디오에선 춤까지 춘다.
“이 곡은 저희 프로듀싱 팀으론 처음 작업한 노래다. 요즘은 노래 잘하는 가수들에게 피처링을 부탁을 많이 하는데 이 곡은 내가 불러야 내 느낌이 날 것 같아서 노래를 잘 못하지만 제 느낌대로 불러봤다. 어떻게 보면 요즘 노래와는 다를 것이다. 여백의 미를 살렸다. 최근 노래들은 간주와 전주에 모두 랩을 채워넣어서 꽉 찬 느낌을 준다면 ‘트라우마’는 예전 노래들처럼 간주와 전주를 다 살렸다.”
클로버를 함께 하고 있는 길미와의 호흡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트라우마’를 함께 부른 제례미는 처음 보는 인물이다. 알고 보니 은지원이 이끌고 있는 GYM엔터테인먼트 소속 신인이었다. 은지원은 제례미의 목소리를 듣고 단박에 피처링 상대로 낙점했다.
“목소리에 소울이 있는 친구다. 보통 소울 가수들의 목소리는 깊이가 있고 걸걸한 느낌이라면 제례미는 분명 목소리가 소울풀한데 청아하고 맑더라. 그래서 이번에 피처링을 하게 됐다. 아직 데뷔는 준비 중인 상태다.”
노래도 하고 춤까지 추지만 아쉽게도 은지원은 ‘트라우마’로 음악방송은 하지 않았다. 신곡을 발표하는 이들에게 음악방송은 홍보를 위해선 꼭 필요한 과정이다. 하지만 벌써 데뷔 19년차인 은지원은 자신이 없다며 손을 내저었다.
↑ 사진=GYM엔터테인먼트 |
아이돌 젝키로 정점을 찍고 해체를 했고 그는 힙합 뮤지션으로 돌아갔다. 스스로는 “나이가 드니까 호흡이 딸려서 랩 한 마디 할 때마다 쉬어야한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힙합은 가수 은지원의 발판을 마련해 장르다. 특히 최근엔 힙합 음악이 대세 장르로 떠오르면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쇼미더머니’ 같은 프로그램으로 힙합이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떻게 알려졌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힙힙이라는 음악이 마니아 음악으로 시작을 해서 대중적으로 변했다고 해도 편하게 듣는 게 아니라 서로 평가하는 음악이 됐다. 각자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는데 존중을 하지 않는다.”
힙합 음악이 대세 장르가 되면서 많은 힙합 신곡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가 이번 은지원의 앨범에도 영향을 끼치게 됐다. 트렌드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잘 맞는 옷을 찾아갈 수 있게 됐다.
현재도 SBS 예능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고 있지만 은지원의 올해 활동 목표는 예능이 아닌 음악이다. 예능은 한 템포 쉬고 음악 활동에 열중해 올해 9월 정규 앨범을 발매할 생각이다.
“요즘 가족이나 요리 예능이 뜨고 있는데 제가 들어갈 추세는 아닌 것 같다. 예능은 좀 쉬고 음악 작업을 해서 정규 앨범도 내고 콘서트도 하려고 한다. 콘서트는 6~7년 만에 하는 건데 9월에 정규 앨범 내면서 소박하게라고 공연을 해보고 싶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