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식구들이 몰랐어요. 그 때는 제가 사는 게 바쁘고 힘들다 보니까 ‘아, 뭔가 문제가 있구나’라는 걸 너무 늦게 알았어요. 빨리 알았다면 이렇게 많이 방치되진 않았을 텐데...” 한 환우의 엄마에게서 들은 청천벽력 같은 말이다.
지금껏 어디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진솔하고도 긴밀한 이야기들이 펼쳐지고 있는 KBS1 ‘세상 끝의 집-마음의 언덕’에서는 그들이 잡고 있는 마지막 끈인 가족들의 모습이 그려져 시선을 집중시켰다.
첫 아이를 낳고 조현병(망상, 환각, 와해된 언어,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더불어 사회적 기능장애가 나타나는 정신질환, 2011년 정신분열병이라는 병명에서 개명) 진단을 받은 여인은 자신도 모르게 폭력을 행사, 결국 남편과 이혼을 했다. 이에 오랜만에 그녀를 찾아온 가족은 “우리가 (병을) 일찍 알았더라면 조금은 대처 능력도 달랐을 테고, 눈여겨보고 약물치료도 빨리 했을 텐데 사람 성격이 괴팍한 사람도 있고 유한 사람도 있듯이 그 정도의 차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나고 보니 안타깝죠”라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뒤늦게 40세에 사춘기가 찾아왔지만 충만한 소녀 감성으로 촬영 내내 제작진을 웃게 만들었던 한 환우도 집으로 외출을 허가받게 됐다. 딸을 정말 아끼고 사랑한다는 마음이 느껴졌던 그녀의 엄마는 초등학교 시절 감정기복이 심해진 딸의 행동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이어 “감기 증세가 있는 아이들을 방치하면 폐렴이 되듯 결국은 그렇게 되는 건가 봐요. (정신병을) 처음부터 잡지 못하고”라며 눈물을 삼켜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이로써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자신과 가족, 사회를 진지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호소한 ‘세상 끝의 집’은 많은 이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 동시에 앞으로 고민해 봐야할 여러 사안들에 대해 되짚어줬다는 반응이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