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장 ‘TV유치원’, 종합 어린이 프로그램 명맥 이을까

[MBN스타 손진아 기자] KBS 최장수 프로그램 ‘TV유치원’이 새로워졌다. 어린이 시청자를 사로잡을 귀여운 캐릭터에 교육적 성격을 강화한 다양한 코너로 더욱 탄탄하게 돌아온 ‘TV유치원’은 종합어린이프로그램에 대한 꺼져가는 관심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까.

22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KBS본관에서는 KBS2 ‘TV유치원’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1982년 첫 방송을 시작한 ‘TV유치원’은 그동안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 등과 함께하며 시즌1 ‘하나 둘 셋’ 시즌2 ‘파니파니’ 시즌3 ‘콩다콩’까지 이어져왔다. 이번에 시작하는 네 번째 시즌은 별도의 부제 없이 ‘TV유치원’이라는 타이틀로 방송된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TV라는 매체가 유치원의 교육 기능을 수행하겠다는 최초의 기획의도에 충실한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하는 의지”라고 밝혔다.

새롭게 단장한 ‘TV유치원’은 아기 병아리 삐아, 빵야와 함께 아이의 성장에 꼭 필요한 언어, 수학, 과학, 철학을 놀이로 풀어낸다. 특히 교육 기능을 강화한 만큼 새 시즌에는 교육적 내용과 다양한 놀이로 아이들의 오감을 키우는 어린이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의 인지와 정서 발달을 도와줄 예정이다.

KBS 함영진 교양문화국장은 “최장수 프로그램 중 하나인 ‘TV유치원’이 새로운 시즌으로 들어간다. 이번엔 아주 귀여운 캐릭터로 구성돼 있다. 핵심은 교육적 성격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참여하고 교감하고 체험을 중시하는 프로그램으로 바뀌었다. 고민정 아나운서가 아이와 함께 출연하고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있는 제작진들도 자신의 아이를 키우면서 생각나고 필요한 것들을 잘 반영했으리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TV유치원’은 최근 유아 교육의 트랜드에 맞게 새 시즌은 주입식 교육을 지양하고 교감과 체험을 중시한다. 이에 따라 선생님, 언니 역할을 하던 하나 언니, 콩나 언니가 사라지고 친구 같은 3D 병아리 캐릭터 삐아와 빵야가 아이들 눈높이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주요 출연자는 모두 5~7세의 아이들로 이루어졌다.

중앙대학교 남기원 교수는 “요번 프로그램에 가장 굵은 취지는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호기심을 자연스럽고 즐겁게 발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성을 존중하고 아이들이 즐겁게 몰입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이해하며 나갈 수 있도록 교육적인 것과 즐거움의 균형을 맞추도록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 중에는 KBS 고민정 아나운서가 아들 조은산과 함께 ‘엄마랑 동화랑’ 코너를 진행한다. ‘엄마랑 동화랑’은 아이가 읽고 싶고 엄마가 읽어주고 싶은 좋은 동화책을 소개하는 코너로, 이에 대해 고 아나는 “아이가 저녁에 자기 전에 동화를 읽어달라고 했는데 많이 못 읽어줘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방송이라는 핑계를 삼아서 하루 종일 아이와 같이 있을 수 있으니까 좋고 하루 종일 아이랑 놀 수 있다는 게 정말 행복이라고 생각했다”며 다양한 이야기를 맛깔나게 소개해줄 것이라 포부를 밝혔다.

이번 ‘TV유치원’에서 차별화를 둔 점으로는 다양한 코너를 구성한 것 외에도 외국인 출연자를 섭외했다는 점이다. 의도적으로 외국인 어린이 출연자를 캐스팅했다는 김범수 PD는 “균형을 맞추려고 한 것으로, 우리사회가 한 세대나 두 세대 이후에는 다문화로 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문화 사회를 준비할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어렸을 때부터 친숙하게 체감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본격적으로 의도적으로 강력하게 많은 비중을 두고 섭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고 설명했다.

유아 전문가과 젊은 PD들의 감각을 더해 제작한 ‘TV유치원’은 엄마들이 믿고 보여줄 수 있는 고품격 유아 교육 콘텐츠로 등극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적 기능을 강화했다. 현재 종합어린이프로그램의 파괴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TV유치원’이 위엄을 과시할지 기대를 모은다.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정효영 PD는 “‘TV유치원’을 보고 자란 내가 PD가 됐고, 어느새 5세 아이의 부모가 됐따. 한 세대를 이어올 만큼 역사적이로 중요한 프로그램이란 뜻으로, 내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프로그램, 내 아이가 부모가 되었을 때 보여주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TV유치원’은 미취학 아동 및 초등 저학년 대상 교육 매거진 프로그램으로, 매주 월~목 오후 4시40분에 방송된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