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배우 하희라가 악녀 본색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극의 흥미를 높였다.
극중 나은수(하희라 분)는 사별한 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들 현서(천둥 분)를 애지중지 키웠다. 아픈 아들을 홀로 키우면서도 시댁에서 맏며느리 노릇을 톡톡히 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 바 있다.
그러나 극이 중후반부에 치닫자, 나은수는 속내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진심을 속이고 착한 여자 코스프레를 하던 큰 며느리가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주기 위한 욕망 가득한 여자로 변신한 것. 그의 갑작스런 변신에 시청자들의 속도 부글부글 끓고 있다.
↑ 사진=여자를 울려 캡처 |
지난 26일 오후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여자를 울려’에서는 나은수가 강씨 집안의 여왕으로 군림하려 고군분투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그는 태환(이순재 분)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물론, 최홍란(이태란 분)과 진우(송창의 분)와는 설전을 벌이며 날선 대립각을 세웠다.
이날 나은수는 최홍란에게 “내가 동서라면 나 강진명(오대규 분)이라는 남자와 안 산다. 마누라 앉혀놓고, 나를 목숨 걸고 지키려고 하는데 뭐 볼 게 있냐. 강진명이 그렇게 좋냐. 여자로써 자존심도 없냐. 나 내쫓을 생각 말고 강진명에게 사랑받을 궁리하라. 강진명이 아버지에게 버림받았으니, 나는 강진명에게 더 이상 흥미 없다”고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다행히 강태환은 나은수의 악마 본성을 알아채고 있었다. 강 회장은 셋째아들 진우에게 “나은수가 재산 때문에 큰 아들을 사랑하다가 둘째 아들 진명에게 옮겨간 것”이라며 “진명이라는 놈은 나은수에게 모든 재산을 가져다 바칠 한심한 놈”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이어 “진우 네가 빨리 회사로 돌아와야 이 집안을 지킬 수 있다”고 당부 했다.
이후 강진우는 나은수를 보고 “제발 이 집안에서 나가” 하자 나은수는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섭섭하게 무슨 말이냐”며 능청을 떨었다.
나은수는 “나는 장차 회사를 이끌어갈 막내 도련님과 잘 지내고 싶다”고 진우에게 회유의 말을 건넸지만 강진우는 “현서를 생각한다면 지금 나가라”고 강경하게 대응했다. 그럼에도 나은수는 “강태환이 엄청난 비밀을 가지고 있는걸 알고 있다”며 “내가 궁금한 걸 참고 있겠냐”고 독기를 품었다.
이렇듯 나은수는 가족 모두에게 속내를 들켰음에도 뻔뻔하게 집안을 나가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강태환의 비밀을 알아내고, 회사를 차지하겠다는 야망에 더 크게 사로잡혔다.
나은수는 어찌 보면 극중 가장 불쌍한 여자다. 아들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이기에, 아빠 없이 자란데다가 아프기까지 한 아들을 바라보며 항상 안타까운 마음을 지녔을 터. 이런 상황은 그를 더욱 모진 사람으로 몰고 갔다.
나은수가 소름끼칠 만큼 착한 얼굴의 악녀로 시청자들의 욕을 먹고 있지만, 이는 하희라의 실감나는 연기력을 입증한 것이기도 하다. 그동안 착한 여배우 이미지를 도맡아 해왔던 하희라는 나은수라는 캐릭터를 입고 제대로 변신했다. 이중적인 그의 모습은 나은수라는 캐릭터를 더욱 얄밉게 만들고 있다.
방송 말미에는 나은수가 죽은 줄만 알았던 남편 강진한(최종환 분)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그가 어떤 행보를 보일지 기대를 모은다.
한편 ‘여자를 울려’는 아들을 잃은 한 여자가 자신의 삶을 꿋꿋이 살아가는 과정과 그를 둘러싼 재벌가 집안을 배경으로 인물들의 사랑과 갈등, 용서를 그린 드라마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45분 방송.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