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날아온 91살 최고령 할머니가 27일 열린 배용준 박수진 결혼식장을 찾아 눈길을 모았다. 백발의 나이에도 아픈 몸을 이끌고 팬심의 위대함을 몸소 보여준 주인공이었다.
휠체어를 탄 이 할머니는 워커힐 호텔에 숙소를 잡고 하루 전날부터 투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 당일에는 옷을 곱게 차려입고 막내아들 장가보내는 심정으로 결혼식장 입구를 찾았다. 30도를 웃도는 폭염이었고, 끈적한 빗방울이 떨어진 궂은 날씨였지만 할머니의 순수한 팬심은 막을 순 없었다.
안타깝게도 이날 할머니는 배용준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가 타고 지나가는 차량만 멀리서 지켜봤다. 그래도 창문을 살짝 내려 손을 흔드는 배용준의 모습에 감격의 눈물을 삼켰다는 후문이다.
현장을 직접 취재하던 일본 언론들도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놀란 분위기였다.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애스톤하우스에는 200여명의 일본 팬들이 이른 아침부터 결혼식장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배용준은 직접 인사를 나누지 못한 미안함을 식사 대접으로 대신했다. 현장을 찾은 일본 팬들에게 호텔 안에 자리한 한식당의 식사 쿠폰을 선물했다.
결혼식은 예상대로 철통보안 속에 진행됐다. 경호 인력이 식장 입구에서 통행을 제한했고, 청첩장을 받은 이들만이 결혼식 명단과 비교해 식장 안에 들어설 수 있었다. 수많은 국내 언론 매체들과 일본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으나 이들 역시 대부분 헛걸음으
150명 정도의 소규모로 진행된 이날 결혼식 주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돈인 동아원 그룹 이희상 회장이 맡았다. 와인 애호가라는 공통점으로 평소 친분이 특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는 배우 류승수가, 축가는 박진영과 더원, 신용재가 맡았다. 부케는 배우 왕지혜가 받았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