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 사건일지
KBS2 월화드라마 ‘별난 며느리’에서 달달한 케미를 자랑하고 있는 명석(류수영 분)과 인영(다솜 분). 두 사람의 만남은 처음부터 달달한 분위기를 풍겼던 것은 아니다.
‘방귀 테러’ 사건으로 안 좋은 추억을 갖고 있는 명석은 인영이 자신의 가족으로, 가상 아내로 들어오는 것에 대해 탐탁지 않았다. 이 가운데, 인영이 또 다시 사고를 치고 말았다.
카메라 앞에 선 인영은 명석의 방 앞에서 명석의 방을 소개한 뒤 방으로 들어갔고, 곧장 명석이 밤새 칠판에 적어 놓은 수학 문제 풀이가 있는 곳으로 직진했다.
“남편을 위해 깜짝 선물을 해주겠다”라고 말한 그는 칠판에 명석이 풀어놓은 수학 풀이를 모두 지운 뒤 ‘인영♥명석’ 이라는 문구를 남겼다. 이때 씻고 방으로 돌아온 명석은 칠판에 수학 풀이가 모두 지워진 것을 보고 “지금 뭐하는 거냐. 1년 2개월 만에 간신히 푼 문제인데 이걸 지운 거냐”며 분노했다.
과연 1년 2개월이라는 시간과 공을 들였던 명석은 이를 모두 지워버린 인영에게 보상을 요구할 수 있을까.
◇ ‘솔로몬’ 김도경 변호사의 선택은?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인영이 칠판을 지운행위는 손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다만, 사안에서는 인영이 칠판에 쓰여진 수학풀이 내용이 명석에게 중요한 것이어서 지우면 안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재물의 효용가치를 저하시키기 위한 의사에서 지우는 행위를 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워 인영에게는 손괴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인영의 행위는 형법상 처벌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민사적으로도 인영에게는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이며, 가사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인영과 명석의 관계 및 사건의 발생 경위 등을 고려해 볼 떄, 인영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범위 내에 있다고 보이므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