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집안, 아버지. 포털사이트에 '딘딘'을 입력하면 등장하는 대표적 연관 검색어다. '철 없는 탕아'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Mnet '쇼미더머니 시즌2' 출신인 그가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가 된 연관 검색어를 요약하면 이렇다.
'철도 관련 사업을 하는 부자 아버지를 둔 그는 엄마 카드를 펑펑 쓰고 다닌 금수저 물고 태어난 아이'다. 딘딘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득(得)이자 독(毒)이기도 하다.
그는 '쇼미더머니'에서 개성과 실력으로 주목받았다. 덕분에 이현도 사단에 합류했다. 아티스트로서 그의 매력을 발견하는 이도 여전히 많다. 반면 선입견의 벽에 가로막혀 비호감으로 낙인 찍는 이도 있다.
이 때 소속사는 가수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흔히 '진정성'이라는 포장을 씌워 자아성찰식 고백이 담긴 가사나 묵직한 음악을 던진다. 하지만 딘딘은 있는 그대로를 내보였다.
그는 "음악을 이용해 나를 변호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인터뷰에 앞서 소속사로부터) 사전 교육을 많이 받았는데 너무 가식적이더라. 솔직히 답하겠다"고 먼저 선언했다. 이 래퍼, 참 '흥미 딘딘'(그의 팬클럽 명칭) 했다. 그래서 공격적으로 물었다. 그의 '금수저'는 결코 무르지 않았다.
- '들이 부어'가 일상인가
▶ 멋진 곡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힘들었다. 한동안 갈피를 못잡았다. 그 시기 문명진 선배의 부산 공연을 도와드리러 갔는데 행사 주최자가 마련한 뒤풀이를 갔다. 거절하기 힘들어 딱 한 잔만 할 생각이었는데 그 분이 비싼 샴페인 8병을 시키더라. '그래도 갈 거냐'고 묻기에 '안 가겠다'고 했더니 그 분이 '그럼, 들이 부어'라고 외쳤다. 그 때 영감이 떠올랐다. 그날 바로 가사 1절을 쓰고 2절이 안 써져 다음날 또 들이 부었다. 실제로 숙취에 쓴 곡이다.(웃음)
- 보통 술에 취해 글을 쓰면 명문이라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 하하. 맞다. 다음날 보면 똥가사가 많은데 이번 노래는 거의 고치지 않았다.
- 노래는 신 나고 좋지만 '금수저' 이미지 고착되기 쉬운 노래다
▶ 여러분 생각 만큼 내가 예의 없고 나쁜 아이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미지가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처음에는 대부분 날 싫어하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보면 볼 수록 곁에 두고 싶은 놈'이라고 한다. 음악을 이용해 변호하고 싶지 않다. 꾸준한 모습 보여드리면 대중도 알아주시지 않겠나.
- 집안이 정말 부자인가
▶ 과대포장된 측면이 있다. 재벌은 아니다. 부족하지 않게 자란 정도다. 예능에서 약간 농담처럼 한 말이다. 들으시는 분이 기분 상할 줄 몰랐다. 어머니는 한 친구 분에게 '너는 애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그 모양이냐'는 소리도 들으셨다. 여지저기서 욕도 먹었다. 좀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아버지 회사 이름도 모른다. 어차피 제가 할 일이 아니니까 궁금하지도 않다.
- 아버지는 경영 후계자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
▶ 캐나다에 유학을 보내주고 대학도 경영학을 전공하길 권하긴 했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쉽게 안 된다.(웃음) 절대 하고 싶지 않다. 아버지가 힘들게 일궈내신 사업을 내가 망가트릴 수 없다. 나한테 맡겼다가 큰일 난다.
- 음악에 대한 절박함이 있나
▶ 그러한 편견은 정말 서럽다. 음악이 취미라면 한 달에 5~6개씩 음원 쏟아낼 것이다. 고민할 필요가 있겠나. 컴백이 늦어지니 '노느라 바쁘냐'고 물으시는 분도 있었다. 악성댓글까지 다 보는 편인데 그분들 말씀까지 다 충족하려는 욕심이 생기다 보니 머릿속에 과부하가 걸리더라. 의연한 척했을 뿐 5분 마다 확인했는데 97%가 욕이었다. 그때 (이)현도 형이 중심을 잡아주었다.
- 어떠한 조언을?
▶ '사람들의 의견에 휩쓸려 네가 되길 바라는 사람과 네가 할 수 있는 건 다르다. 넌 너가 되어라'는 말이었다.
- 너무 솔직해서 탈인 것 같다
▶ 맞다. 그래도 굳이 사실을 바꾸고 싶진 않다. 바꿀 수도 없다. 지금은 비호감일지라도 사람이 진실하면 통한다. 거짓말 할 수는 없지 않나. 차라리 당장은 매를 맞더라도 솔직하게 말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괜히 일부러 나를 꾸며서 포장했다가 훗날 감당 못한다.
- 술 마시고 사고 친 적은 없나
▶ 하하. 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다. 술버릇은 굉장히 좋다. 끝까지 혼자 멀쩡한 스타일이다. 열 살 차이가 넘는 형들에게 술을 배웠다. 맨처음 한 번 맞을 뻔 했다. 그래서 정신 꽉 붙들고 산다.(웃음)
- 군 복무는 어디서 했나
▶ 강원도 철원에서 했다. K9 자주포를 몰았다. 조종수를 거쳐 포반장까지 했다.
- 얼마 전 북한 포격이 있었던 곳과 산 하나 차이 아닌가(기자는 연천 155mm 견인곡사포 부대에 있었다)
▶ 소식을 듣고 놀라긴 했다. 우리 대응사격이 그렇게 늦었다니. 포병이면 아시겠지만 보통 5분 안에 대응하는 비사격 훈련을 하곤 했는데 말이다. 전역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은 터라 군대 다시 가야 하는 건가 싶었다. 의지도 있었다. 내가 이래 봬도 사격도 잘한다. 방독면 쓰고 20발 그냥 10발 총 30발 사격해 29발을 맞춘 실력자다. 호흡법이 좋았다.(웃음)
- 이미지는 군 면제 받은 '신의 아들' 같다
▶ 아버지가 해병대 출신이다. 아버지께서 '해병대 지원하면 편한 보직으로 알아봐 주실 수 있다'고 해 나도 가려고 했었다. 그런게 어디 있나. 하마터면 아버지 말에 속아서 해병대 갈 뻔 했다.
- 사람 말을 잘 믿나
▶ 내가 좀 순진할 정도로 바보 같다. 사람에게 금세 빠진다. 물론 연애까지 쉽게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사람 감정 갖고 장난치진 않는다. 오히려 내가 당한 적은 있다. 막 꼬리 치면 다 넘어간다. 어떻게 보면 호구다.(웃음)
- 앨범 수록곡 '그밤'은 부모님 이야기다
▶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다. 아버지가 1950년생이시다. 내가 늦둥이인데 부모님께 해드린 게 없다. 이상하게 부모님에게는 애정 표현을 잘 못한다. 어느날 아버지가 기침을 엄청 하시면서 내 방문을 열고 들여다 보고 가셨다. 그냥 자는 척 했다. 그러고 나서 울컥했다. 그때 나온 노랫말이다.
- 누나 둘에 늦둥이 막내 아들이라 귀여움을 독차지했을 듯 한데
▶ 어려서부터 또래 친구들 부모님 보다 보통 20세 정도 더 많으시다는 점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이 있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못했다. 민망하고 부끄러웠다. 어린 시절 놀이공원에 아버지와 놀러간 적이 있는데 그곳 안전요원이 '할아버지는 타면 안 된다'고 해 상처받았다. 이제서야 아버지와 소주잔도 가끔 기울인다. 얼마 전 처음이었다. 기분이 아주 묘하고 좋았다. 좀 더 오래 그러한 자리가 있길 바란다.
- 앞으로 어떠한 음악을 하면서 살고 싶나
▶ '들이 부어'가 딱 그냥 내 음악이다. 그걸 원했다. '누가 들어도 딘딘 노래네' 하는 음악 하고 싶다. 시적이고 멋있는 표현 보다 솔직한 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힘들면 힘들어서 술 마신다 할 것이다. 굳이 '창살 안에 갇힌 기분이야' 뭐 이런 표현하기 싫다. 어려운 말은 나와 어울리지 않는다. 최근 '1대 100' 녹화를 마쳤는데 괜히 나갔다.(웃음) 다소 억울한 점이 있으나 결과는 지금 말 못한다.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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