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이토록 ‘스윗’한 남자가 또 있을까. 부드러운 눈웃음에 ‘해바라기’ 캐릭터로는 따라올 자가 없는 배우 송창의. 하지만 그는 “사실 오글거리는 걸 잘 못한다”고 말하는 ‘상남자’였다.
이런 ‘반전 매력’의 송창의는 MBC 드라마 ‘여자를 울려’에서 주인공 정덕인(김정은 분)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한 아이의 아버지 강진우 역을 맡아 활약했다. 늦게까지 종방연의 자리를 지켰다며 웃음을 터뜨리던 그는 “40부작 힘차게 달려왔는데 시청률도 만족스럽게 나와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주말드라마에서 고등학생 아버지를 맡았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개인적으로 열심히 달려왔다. 멜로 라인도 ‘이 정도로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치열한 멜로를 했다. 시적인 대사들이 참 많았는데 그런 대사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참 즐겁게 했다. 결말도 만족스러웠다.”
대사 하나 하나가 감동이었다고 말하던 송창의. 그는 이 드라마에서 장성한 ‘아들’이 생겼다. 낯설 법도 하건만 그는 “극중 아들 윤서(한종영 분)가 검정고시를 패스했을 때 ‘이런 맛으로 아들 키우는 구나’싶었다”며 웃었다. 그렇게 ‘치열한’ 사랑을 한 것도 마음으로 다가갔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아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문제점이나 기성세대의 잘못된 점에 감정 이입을 하려고 노력했다. 강진우라는 캐릭터가 불쌍한 게 많았다. 송창의와 강지우의 사랑이 너무나 다르지 않냐. 강진우라는 친구가 곁에 있다고 생각해봤다. 정략결혼에 사랑도 못 해본 불쌍한 친구였다. 그러다 마지막에 정덕인과의 결혼 신을 하니 마음이 짠했다.”
↑ 사진제공=WS엔터테인먼트 |
정덕인과 강진우는 학교폭력의 피해자 어머니와 가해자 아버지였다. 사랑할 수 없는 사이였지만 결국 이를 극복하고 결혼을 했다. 드라마를 함께 이끌어간 정덕인 역의 김정은은 송창의와 40회를 달려왔다. 송창의는 함께 한 김정은에 고마움을 전했다. 김정은이 가진 ‘에너지’를 언급했다.
“김정은 누나와의 호흡은 정말 잘 맞았다. 좋은 에너지를 받아 좋은 출발을 했다. 초반에 오열하는 장면이 있는데, 에너지가 좋으니 그걸 잘 받게 됐다. 극중 정덕인에게 포근한 남자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그 부분에 중점을 많이 뒀다. 단지 김정은 누나를 좀 더 챙겨드렸어야 했는데 그게 아쉽다. 많이 배울 수 있었고, 좋은 파트너였다.”
그는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가득 쏟아냈다. 하지만 ‘여자를 울려’는 후반부로 갈수록 재벌가의 암투에 따른 자극적인 에피소드가 이어졌고, 일각에서는 ‘막장’의 요소가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40부작을 힘들게 달려온 주연 배우로서 섭섭할 만도 하건만 그는 개의치 않아했다.
“‘여자를 울려’가 표현하고자 한 건 용서와 화해다. 그 외의 평가에 대해서는 배우의 입장에서 크게 관여를 하지 않을 부분이다. 저는 ‘여자를 울려’라는 책을 펼치고 처음부터 끝까지 스토리를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 스토리가 재밌었다. 사람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시청자 분들은 내용이 생뚱맞은 부분이 있다고 느끼실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드라마에 많은 걸 바라기보다는 인물의 진정성을 바라봐주는 게 먼저라는 생각을 한다.”
↑ 사진제공=WS엔터테인먼트 |
드라마를 통해 ‘주부팬’이 많아졌다는 송창의는 “사실 저는 오글거리는 대사를 하기 힘든 성격”이라고 손을 내저었다. 그의 부드럽운 매력에 많은 ‘주부’가 퐁당 빠진 것을 생각하면 예상치 못한 답변이기도 하다. 그는 “저는 오히려 멜로보다는 사화성 짙은 작품이나 메시지가 강한 작품을 챙겨본다”고 말했다.
“실제 성격은 강진우와 전혀 다르다. 그저 저는 드라마 안의 리얼리티를 캐릭터와 함께 느낄뿐이다. 감성적인 대사를 하기 힘든 성격이지만 직업이 배우니까.(웃음) 최대한 제 성격과는 별개로 캐릭터를 둔다. 자꾸만 ‘소프트’한 성격으로 드라마에 등장하는데 저도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웃음) 인상 때문인가 싶다. 기회가 되면 장르물이나 코미디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다른 장르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는 송창의는 2002년 첫 작품을 한 베테랑 배우다. 지금도 뮤지컬, 드라마를 오가며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연기 인생에 항상 ‘도전’이라는 수식어가 많았다고 회상했다. 이제 나이 40을 목전에 두고 있는 송창의는 “40대 연기자를 준비해야 한다”며 연기 인생의 새로운 막을 올릴 시기라고 말했다.
↑ 사진제공=WS엔터테인먼트 |
“20~30대에는 도전이라는 수식어가 많은 연기를 했다. 한계에 부딪힐 때에는 더 열심히 했다. 방법이 없었다. 최선을 다 했다는 마음으로 했다. 연기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서 무언가를 할 때 더 치열하게 해야 무언가를 이뤄냈을 때 더 뜻 깊다고 생각한다. 그 ‘열정’과 ‘도전’에 대해서는 믿음이 있고 후배들에게도 늘 말하는 점이다. 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나이가 드니 알겠더라. 그래서 매사에 열심히 했고, 후회는 없다.”
늘 ‘도전’을 아끼지 않는 송창의에게 이번 ‘여자를 울려’는 고등학생 아버지로, 운명이 갈라놓는 사랑을 하는 애달픈 남자로 연기를 해야 한다는 점과 40부작이라는 긴 시간을 달려가야 한다는 것에서 큰 도전이었다. 그런 송창의에게 아직도 남은 도전이 있을까. 그는 “언젠가는 공연 연출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40대 연기자를 준비하는, 베테랑 배우 송창의는 멈출 줄 몰랐다. 아직 도전기가 많이 남은 그이기에 더욱 기대가 됐다.
“어렸을 때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고, 고등학교 때에는 연극을 보고 따라 만들면서 꿈을 키웠다. 선배들 추천으로 뮤지컬을 하게 됐는데 졸업작품도 연극이 아닌 뮤지컬 무대를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뮤지컬계에 발을 들였다. 지금까지 공연과 드라마를 오가며 달려왔다. 언젠가는 공연 연출을 해보고 싶다. 오만석, 김수로 씨도 좋은 표본이 되고 계시는데, 저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도전해볼 생각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