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유지혜 기자] tvN 새 드라마 ‘응답하라’의 새로운 시리즈가 곧 출격을 앞두고 있다. 바로 ‘응답하라 1988’이다. 88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그 시기로 ‘응답’이 돌아간다.
‘응답하라 1988’는 연달아 히트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응답하라 1994’에 이은 ‘응답하라’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이다. tvN이 밝힌 바에 의하면,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은 2015년판 ‘한 지붕 세 가족’으로,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을 배경으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가족 이야기가 그려진다.
제작진은 우리 골목, 우리 이웃을 담아내며, 아날로그식 사랑과 우정, 평범한 소시민들의 가족 이야기를 담겠다는 각오다. 성공의 가도를 달렸던 ‘응답하라’ 시리즈. 이번 3편에서도 그 힘을 이어갈 수 있을까.
◇ 흥행한다: ‘응답’, 드라마 아닌 브랜드다
‘응답하라’ 시리즈, 참 말도 많고 관심도 많은 드라마입니다. 3편 기획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관심이 쏟아지자 제작진은 일찌감치 배우 라인업을 ‘선공개’하기도 했죠. 기획 단계부터 이토록 ‘핫했던’ 드라마가 있을까요. 참 ‘응답하라’답습니다.
하지만 3편에 대해 일각에서는 ‘글쎄’라는 반응이 많습니다. 신인 배우들의 대거 기용, 88년도라는 ‘지나치게 위로 거슬러 올라간’ 시간적 배경이 그 이유죠. tvN의 주시청층인 젊은 세대들에 97년도, 94년도는 충분히 공감대 형성이 가능했지만 88년도는 무리가 있다는 겁니다.
물론 그 걱정에 일리는 있습니다. 그렇다면 ‘응답하라’ 시리즈의 시작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죠. ‘응답하라 1997’이 시작했을 때 모두가 ‘정은지, 서인국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전면에 내세워진 97년도 이야기를 누가 보겠냐’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응답하라’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 큰 사건은 나오지 않습니다. 여자 주인공들의 남편 찾기가 가장 큰 화두일 정도로 말이에요. ‘응답하라’ 시리즈의 이우정 작가는 작은 사건들을 세심하게 그려내는 한편, 일상을 사는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묘하게 터치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꽃할배’ 등을 집필한 ‘예능작가’ 출신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겠죠.
이런 ‘응답하라’만의 색깔은 이제 ‘응답하라’를 드라마가 아닌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었습니다. 신인들을 적재적소로 사용해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연출력, 그 시대적 배경과 일상을 독특한 시각으로 그려내는 능력은 이 브랜드를 만든 무기가 됐습니다.
거기에 이번엔 가족으로 범위가 커졌습니다. 그만큼 구경거리가 많다는 거겠죠. 담는 이야기도 넓어질 것이고, 시청층도 더 다양하게 포섭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성동일, 이일화, 김성균, 라미란 등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포진했고요. 그런 ‘응답하라’에 이번에도 기대를 걸 만 하지 않나요?
◇ 흥행 어렵다: 응답하라’ 버프, 이젠 풀릴 때가 됐죠
‘응답하라’ 시즌이 또 돌아왔네요. 복고 트렌드에 힘입어 1997, 1994 시즌 모두 흥행했죠. 정은지, 서인국, 이시언, 손호준, 고아라, 정우, 김성균 등 수많은 스타들도 발굴됐고요.
그 버프를 믿기 때문일까요. 이번에도 혜리, 고경표, 류준열, 박보검 등 연기력이 검증되지 않았거나 낯선 얼굴들이 포함됐죠. 게다가 배경도 1988년으로 배짱 좋게 설정했고요. 그런데 어쩌죠? 그 버프가 이젠 풀릴 때가 된 것 같아요.
가장 문제는 여주인공을 맡은 혜리의 연기력이 이번에 통할까라는 점입니다. 그동안 SBS ‘하이드 지킬, 나’ ‘선암여고탐정단’ 등에서 배우로 도전했지만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진 못했죠. 특히 이번엔 타이틀롤로 나설 예정이라 더욱 우려가 큰데요. 물론 성동일, 이일화 등 베테랑 연기자들이 뒤를 받혀주겠지만 예의 흡인력 없는 연기력이라면 극이 힘을 얻기엔 무리죠.
전 시즌 여주인공들이 자신을 내려놓는 사투리 명연기로 큰 사랑을 얻었지만, 서울 쌍문동 촌스러운 소녀로 변신할 혜리는 어떤 비장의 카드를 숨겨놨을지 관심 반, 걱정 반입니다.
이뿐 아니죠. 1988년이란 배경도 보는 이의 공감대를 형성할까 의문이에요. TV 주요 시청층이 20,30대라는 점을 고려할 때 1988년 사건들은 향수를 자극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그동안 ‘응답하라’ 시즌들이 시청자의 추억을 건드리면서 인기를 얻은 만큼 공감대 형성은 굉장히 중요한 변수예요. 하지만 이번엔 왠지 어려울 것 같네요.
이전 시즌보다 흥행 행보에 먹구름이 끼어있지만, 제작진이 이를 잘 헤쳐낼지 다음 달 여러분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