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 김준현은 누구?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준현은 KBS2 ‘개그콘서트’에서 활약을 펼치다 2015년 tvN ‘SNL코리아’에 합류해 개그를 펼치고 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꾸준히 출연하고 있으며 2015년에는 올리브TV ‘비법’, SBS ‘백종원의 3대천왕’,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에 등장하며 푸드콘텐츠의 1인자로 불리우고 있다.
↑ 사진=MBN스타 DB |
Q. 올해부터 다양한 방송사에서 특히 많은 활동을 보이고 있다. tvN ‘SNL코리아’ 합류가 그 기점인 것 같은데 어떤가.
A. 다양한 방송사에서 일한다는 건 설레고 재밌는 일이다. 일단은 재미가 가장 큰 것 같다. tvN ‘SNL코리아’에 합류하게 된 게 분수령이 됐다. KBS2 ‘개그콘서트’(이하 ‘개콘’)를 쭉 하는 게 안정적이긴 했지만, 지나치게 안정적이었다.(웃음) 개인적으로 그 시기가 슬럼프가 될 수도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었고, 묘한 매너리즘에 빠져있지는 않을까 생각하던 시기였다.
그러다가 KBS2 ‘밥상의 신’을 1년간 함께 했던 신동엽 씨가 저한테 함께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줬다. 함께 방송할 때에는 그냥 호스트로 한 번 나와보지 않겠냐는 정도로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마침 다른 걸 해볼까 생각하던 때에 합류 의사를 물어왔다. 시기가 잘 맞물렸다.
‘개콘’은 쭉 한 코너가 지속되는 경우인데 ‘SNL코리아’는 코너 개념이 아니라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게 색다른 것 같다.
Q. ‘SNL코리아’와 ‘개콘’을 모두 경험한 개그맨이다. 개그맨으로서 어떤 점이 가장 큰 차이인 것 같나.
A. ‘SNL코리아’는 공개코미디와 정극의 가운데 호흡을 가지고 있다. ‘개콘’이나 ‘웃찾사’같은 프로그램은 정말 템포가 빠르다. ‘탁’ 치고 ‘탁’ 빠지는 맛이 있다. 하지만 ‘SNL코리아’는 확실히 한 템포 느리다. 그 느린 것에서 오는 색다른 웃음이 있는 것 같다.
제 입장에서는 연기하는 폭이 넓어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개콘’에서 5분 만에 끝내야 하는 장면을 ‘SNL코리아’에서는 7~8분 정도가 주어진다. 그럼 그 1~2분 안에 디테일을 연기할 수 있다. 연기하는 차이가 좀 있다. 전부터 이런 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정극 연기를 뚫기엔 좀 어려우니까.(웃음) 호흡의 차이가 가장 크다.
↑ 사진=SNL코리아 방송 캡처 |
Q. 오랫동안 ‘개콘’에서 활동하다 색깔이 많이 다른 ‘SNL코리아’로 넘어갔다. 두 프로그램을 해보니 어떤 색깔이 더 잘 맞는 것 같나.
A. 만약 ‘SNL코리아’에서 ‘개콘’으로 넘어갔으면 ‘SNL코리아’가 편했을 테지만 저는 ‘개콘’에서 ‘SNL코리아’로 넘어갔기 때문에 아무래도 ‘개콘’이 편하다. 지금은 꽤 호흡이 길어졌다고는 하지만 초반에는 그게 힘들었다.
제 나름대로는 두 프로그램의 묘미를 다 맛볼 수 있었다. ‘개콘’은 쉴틈없이 빠르게 치고 가는 게 매력이라면 ‘SNL코리아’는 천천히 가는 그런 맛이 있다. 제가 지금 ‘개콘’에서 한 번 해보라고 하면 저도 그 빠른 템포를 못 따라잡을 것 같다. 이젠 일 때문에 ‘개콘’을 보는 게 아니니 전보다 재밌더라.(웃음) 어디가 재밌는지 이제 눈에 보이게 됐다. 양측을 오가니 개그를 보는 눈의 폭이 더욱 넓어진 것 같다.
Q. 처음에 ‘SNL코리아’의 합류를 결정했을 때 걱정은 없었나.
A. 걱정이 없진 않았다. ‘개콘’에 나오는 제 모습이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SNL코리아’에 나오는 제가 낯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일단 재밌어야 하니까. 초반엔 조금 어려웠다. 지금은 좀 어느 정도 괜찮게 ‘SNL코리아’의 색깔이 조금은 물든 것 같다.
신동엽 씨가 용기를 정말 많이 줬다. ‘왜 그런 걱정을 하냐’고 많이 말해줬다. 와서 적응하고 잘 하면 된다고 제작진도 정말 격려를 많이 해줬다. 그런데 아직 ‘19금 개그’ 같은 건 저는 잘 못 살리는 것 같다.(웃음) 안 해봐서 그런 건지. 도전해보고 싶긴 한데 안 살아서 쉽사리 못하겠는 것도 있다. 저만의 다른 역할이 있겠지 싶다.(웃음)
↑ 사진=SNL코리아 방송 캡처 |
Q. ‘SNL코리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A. 처음에 들어왔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심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SNL코리아’라는 그 이름만 보면 굉장히 세고 막 찌를 것 같은 느낌이 있지 않나. 하지만 안으로 들어와서 보니 보는 이들을 배려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단지 ‘SNL코리아’의 소재가 좀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는 저만의 욕심이 있다. 저도 시즌1부터 열심히 봐온 애청자다. 정말 시원하지 않았냐. 제가 생각할 때에는 ‘개콘’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4인용 식탁이라면, ‘SNL코리아’는 ‘촌철살인’의 묘미가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불쾌해야만 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의미로 좀 더 날카로워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모두가 끊임없이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Q. 늘 역동적인 역할을 하던 것에 비해 ‘SNL코리아’ 속 ‘글로벌 위켄드 와이’ 코너는 굉장히 얌전한(?) 캐릭터다.
A. 제가 진행하는 모습이 낯설다는 반응도 처음엔 많았다.(웃음) ‘SNL코리아’의 ‘글로벌 위켄드 와이’ 앵커 역할은 진짜 앵커처럼 해야 한다. ‘반(半) 연기’다. 첫 생방송 전 리허설 때 갑자기 앵커 역할을 맡게 됐다. 원래는 유세윤이 앵커 역을 하기로 했는데 그렇게 갑작스럽게 바뀔 줄 몰랐다.(웃음) 다행히 잘 맞았다. 사실 정말 옛날에 아나운서 준비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게 도움이 됐다.
함께 진행을 하는 리아와는 호흡이 정말 잘 맞는다. 앵커 역할은 정말 애드리브를 자제해야 하고, 상황을 진행, 정리하고 빨리 마이크를 넘겨야 하는 역할이다. 리아는 그런 걸 어색해하지 않았다. 성격도 털털해서 편하다. 동생이라고 옆에서 땀도 닦아주고 잘 챙겨준다.(웃음)
↑ 사진=MBN스타 DB |
Q. ‘SNL코리아’에서 어떤 역할을 맡고 싶나.
A. ‘SNL코리아’에 완전 뚱보 캐릭터가 그동안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제작진도 제게 정말 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오자마자 저팔계 하게 됐고.(웃음) 하지만 이제 ‘완전 돼지’ 캐릭터는 버리기로 합의 봤다.(웃음) PD님들은 제게 ‘웃픈 연기’를 하면 좋겠다고 말씀을 많이 한다. 그런 감성이 보였나?(웃음) 음악 콩트도 하나 하자고 하고 있고.
그런 것처럼 굉장히 많은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여기는 정말 좋은 게 빨리 빨리 시도하고 안 되면 얼른 재끼면 된다. 그게 매력이다. 순환이 빠르니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는 게 있다. 이번에 한 번 해보고 안 되도 다음에 좋은 기회가 있으면 다시 해봐도 좋고. 그런 게 매력이다.
Q. ‘먹방’에 대해 안 물어볼 수 없다. 최근 ‘비법’, ‘백종원의 3대천왕’, ‘맛있는 녀석들’에 함께 출연하고 있다. 캐릭터가 겹칠 것이란 걱정은 없나?
A. 제가 ‘먹방’을 하게 된 시작은 ‘맛있는 녀석들’이었고, 그 이전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먹는 건 했다. 지금의 프로그램들은 성격들도 조금씩 다르고 제가 먹는 걸 똑같이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른 프로그램에 출연할 때에 ‘맛있는 녀석들’ 제작진에 말했더니 좋아하시더라. ‘거기서 더 많이 맛있게 먹어서 시너지를 내라’고 말씀들을 해주시기도 했다.
저는 ‘먹방요정’이라는 말이 좋다. 프로그램을 동시에 하면서 음식 종류가 겹치는 게 있긴 하지만 맛 표현이나 먹는 모습이 절대 똑같지 않더라. 음식이라는 게 어디서 어떻게 먹느냐가 정말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번 먹어보니까 더 표현도 잘 된다.(웃음) ‘먹방’ 프로그램은 서로 연결고리처럼 도움이 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