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여자가 인생 1순위예요.”
가수 이승환의 입에서 나온 얘기는 ‘수컷’ 내음이 강했다. ‘여자를 좋아하냐’는 말에도 “당연하다.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 음악은 3순위”라고 당당히 대답했다. 여기에 류승완 감독, 주진우 기자, 강풀 작가 그리고 MC 김제동의 입담이 더해지니 웃음기 가득한 남자들만의 토크쇼가 됐다. 일명 ‘강동 5형제’의 ‘케미(케미스트리 준말)’가 반짝였다.
5일 오후 방송된 SBS ‘힐링캠프 500인’(이하 ‘힐링캠프’)에서는 이승환의 인생과 음악에 대한 얘기가 다뤄졌다. 또한 그와 절친한 사이인 류승완, 주진우, 강풀 등을 객석에 초대해 이승환을 ‘철저(?)’하게 파헤치는 시간을 가졌다.
‘공연의 신’ 이승환의 입심은 여전했다. 그는 ‘어린 왕자’라는 별명, 인디 뮤지션을 육성하는 이유부터 연애담까지 다양한 얘기를 거침없이 풀어내면서 객석을 쥐고 흔들었다.
↑ 사진=SBS 방송 캡처 |
특히 이혼을 언급하며 “팬들은 내가 연애할 당시 나온 8집을 가장 졸작으로 꼽는다. 또 헤어진 이후 나온 9집을 걸작이라 평한다”고 웃음으로 승화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내가 발라드를 많이 불러서 그런 모양”이라며 “결국 아파야 하더라”고 담담하게 덧붙이기도 했다. 그의 솔직 화법이 웃음과 함께 진심까지도 안방극장에 전달했다.
사귄 지 천일이 넘어 이승환의 히트곡 ‘천일동안’을 듣고 싶다는 엉뚱 커플에게 연애 조언을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스무살 풋풋한 남녀에게 애정 표현을 보여달라 요구했지만, 다소 밋밋한 반응에 “내가 어릴 땐 화끈하게 연애했다. 길에서도 뽀뽀했다”고 연애담을 털어놨다. 또한 데이트 6개월 만에 남자 친구가 잠수를 탔다는 사연에 “난 이별한 뒤 거리를 걸으면서도 눈물이 펑펑 나더라”며 경험을 얘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강동 5형제’의 조미료 구실을 빼먹으면 섭섭할 터. 이날 가장 큰 활약을 보인 건 영화 ‘베테랑’으로 ‘천만감독’에 오른 류승완이었다. 그는 어눌하고 정돈되지 않은 말투로 ‘돌직구’를 날려 보는 이의 웃음보를 강렬하게 자극했다.
류승완은 방송 초반 “이승환이 방송에 나오라고 해 그냥 나왔다”는 말과 달리 미용실에서 새로 펌을 하고 메이크업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 녹록지 않은 예능 감각을 예감케 했다.
그는 이승환이 “여자를 좋아한다”고 하자 “처음엔 저 얘길 듣고 신기했다. 저 나이에도 가능하구나 싶었다”며 “두 번째에도 ‘신기하다. 계속 유지되는 구나’란 생각이 들었고, 그 다음부턴 ‘안쓰럽다’ ‘그러려니’ 하는 단계로 넘어갔다”고 첨언해 재미를 더했다.
이승환과 ‘강동 5형제’는 마치 한 팀처럼 자유자재로 대화를 나눴다. 서로를 너무 잘 알고 각자 센스가 넘치는 탓에 이들의 시간에 배꼽을 쥐고 아파해야 하는 건 시청자의 몫이었다. 솔직‧화끈한 이들에게 ‘수컷 토크쇼’를 본격적으로 맡긴다면 어떨까. 그 장면이 충분히 상상될 정도로 찰떡 ‘케미’가 빛났던 시간이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