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박주연 기자] 지상파에서 시즌 예능 제작환경이 케이블에 비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지상파에서도 케이블처럼 얼마간의 사전 제작의 기간을 거친 시즌예능 출범이 가능하긴 한 걸까. 지상파에서 다소 뚜렷한 시즌 예능의 구성을 띠고 있는 오디션 프로그램 PD에게 물었다.
↑ 사진=MBN스타DB |
3년 만에 시즌3를 재개한 KBS2 ‘톱밴드’의 한 관계자는 “밴드는 아무래도 다른 음악 프로그램에 비해 훨씬 많은 리소스가 투입된다. 일부 음악을 사랑하시는 분들 덕분에 시즌을 이어갈 수 있지만 사실 대중적인 인지도나, 시청률 적인 측면에서 리액션을 바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즌2 당시 심야로 시간대를 옮기면서 좋지 못한 시청률을 거두었던 것 또한 3년 간 제작이 힘들었던 요소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결국 가구 시청률에 좌지우지되기 때문에, 좋은 취지만으로는 지상파에서 시즌 예능을 할 수 없다는 게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지상파 예능 PD는 “지상파의 경우 시청률이 중요하다 보니까, 종편이나 케이블과는 달리 사전제작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결과치를 보고 내부적으로 논의가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실 사전 기획과 제작을 거칠 수 있는 제작 환경은 아니다. 해야 할 프로그램은 많고 제작 인력들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3~5달 여유를 갖고 시즌 프로그램을 만드는 건 꿈같은 제작환경이다”라며 “충분한 여유를 두고 시즌 예능을 만드는 것은 현재로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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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시즌5를 거치면서 안정적으로 시즌 예능의 틀을 구축해온 SBS ‘K팝스타’의 입장은 조금 달랐다. 박성훈 PD는 “1년을 텀으로 두자면, 5개월 반 정도가 기획, 6개월 반 정도가 준비 기간이다. 한 시즌이 끝나면 바로 시즌이 들어가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사실상 휴식기간이 없다”고 전했다.
동일한 포맷으로 시즌을 거듭해야 하는 것에 대해 박 PD는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타 프로그램은 동시간대 방송되는 같은 장르의 다른 프로와 경쟁하지만, 시즌 예능들은 전작과도 경쟁을 해야 한다. 비교를 당할 수밖에 없다. 전작과 너무 같아도 안 되고 너무 달라서 연속성이 없어도 안 되고 변화와 유지를 잘 해야 한다. 한 사이클을 다섯 번째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제작하는 입장에서, 시청자들의 예측 가능성이 커지는데 새로운 점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어렵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시청 패턴을 미루어 시즌 예능이 어느 정도 리듬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게 좋은 점이다. 지상파 방송사에서 이런 점을 깨닫기 시작해서 시청자들의 기호에 맞춰서 발맞춰가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박주연 기자 blindz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