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눈에 띄는 새 얼굴이 궁금하지 않으셨나요? ‘新 스타발견’에서는 눈에 띄는 신선한 배우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파헤쳐봅니다.<편집자 주>
[MBN스타 최윤나 기자] 박석영 감독의 ‘꽃 3부작’인 영화 ‘들꽃’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배우가 있다. ‘들꽃’에 이어 ‘스틸 플라워’로 2년 연속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초청을 받은 신인 여배우 정하담이다. ‘들꽃’이 데뷔작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라운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실제로 만났을 때 영화 속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그런 ‘꽃’ 같은 소녀였다.
↑ 디자인=이주영 |
1. 배우가 된 계기
고등학교 1학년 때 연극반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연극반이라고 해서 체계적으로 연극을 하는 곳이 아니라, 연극 놀이 같은 것을 하는 곳이었죠. 사실 전 연극반뿐만 아니라 제가 관심 있는 다른 분야의 부에도 가입을 했었어요. 그렇게 연극반에서 활동하다가 축제 기간에 경연대회에 나가서 2주 정도 준비한 무대를 선보였어요. 그 무대가 끝나고 반응이 좋기도 하고 제가 느끼기에 재미있어서 그때 배우라는 것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2. 연기란?
연기는 제가 진심이라고 믿는 것, 제 진심인 것 같아요. ‘들꽃’을 찍을 때 진실 된 마음 한 가지만 가지고 했거든요. 그거 말고는 아직까지 얘기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이라도,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을 진심으로 베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찌르면 연기가 다 통할 것 같은 느낌이 있어요.
3. 무쌍
사람들이 제 얼굴을 보고 독특하다고 얘기를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어요. 연기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그런 말을 들어본 적이 없거든요. 친구들도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친구가 없었고요(웃음). 저는 쌍꺼풀이 없는데, 만약 생긴다고 하면 싫을 것 같아요. 배우를 하기 힘들어질 것 같고요. 어렸을 때부터 전 제 눈이 제일 좋았어요. 그래서 가끔 피곤할 때 쌍꺼풀이 생기면 무서워요. 알아봤는데 쌍꺼풀을 없애는 수술은 없더라고요(웃음).
4. 좋아하는 영화
‘들꽇’이랑 ‘스틸 플라워’예요. 그것 말고는 충격적이었다 말할 수 있는 건 ‘베티 블루’ (Betty Blue, 1986)요. 제일 충격적이었어요, 너무 부럽기도 하고. 여자가 원탑으로 등장하는 영화의 에너지가 정말 좋았고, 이 배우가 이 영화를 찍고 잘 지내지 못해서 그게 아쉽기는 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사실 어떤 영화가 좋다고 지금 바로 말은 못하겠어요. 지금은 제가 (영화를) 찾아가고 공부하고 있는 중 이라서요(웃음).
5. 나의 미래
연기를 잘 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면, 그 사람의 삶도 실제로 조금 괜찮은 사람일 것 같은 생각이 있어요. 감독님들도 영화가 좋으면 실제 모습은 모르지만, 배울 점이 많은 사람이어여 작품을 할 있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제가 그런 휼륭한 사람이 되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돼야하는 것 같고요. 연기를 계속 공부할 생각도 있어요. 항상 배우고 싶고, 연기를 잘 하고 싶고 이런 게 있으니까요.
6. 롤모델
‘퐁네프의 연인들’(1991)에 출연했던 줄리엣 비노쉬에요. 잘 늙고, 품위 있고, 연기도 정말 훌륭하고, 섬세한 것 같아요. 잘 늙어서 저렇게 할 수 있는 느낌? 그래서 최근엔 ‘나도 잘 늙어야 할텐데’라는 생각을 했어요. 김혜자 선생님도 같은 이유로 존경하고 정말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나이 드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어서 그런지, 그런 분들을 봤을 때 존경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늙는 게 가장 큰 꿈이기도 하거든요(웃음).
7. 부산국제영화제
저에게 좋은 추억이에요. 이번에는 열흘 다 있었는데, 영화를 많이 봤다기 보단 친구들이나 엄마랑 많이 놀았어요. 사실 ‘들꽃’으로 부산을 방문했을 땐 잘 모르고 간 거여서 잘 못 놀고 왔거든요. 영화제라는 게 어떤 건지 잘 몰라서요. 근데 이번엔 원 없이 준비하고 잘 놀다왔어요. 두 번째라서 더 뜻 깊기도 했고요. ‘스틸 플라워’로 부산을 방문했을 땐 정말 감사했어요. 영화 오디션을 보고 하면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얼마나 큰 영화제인지 깨달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8. 음악
장르로는 락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완전 신나는 것도 좋고, 약간 컨츄리같은 것도 좋고요. 음악을 매일 틀어 놓은데, 뭘 트는지 모르고 틀어요. 하지만 항상 음악 키워드는 락이에요. 사실 고등학교 때 기타부에 들어서 칠 줄은 알거든요. 잘 못 치는데, 아예 기타를 하나도 못 치는 사람이면, 잘 쳐 보일 수 있을 그 정도에요. 사실 전 노래를 듣는 것보다 제가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는 걸 좋아해요.
↑ 디자인=이주영 |
‘들꽃’에 어떻게 캐스팅이 됐나
오디션을 보러 다니려고, 프로필도 찍고 해서 나름대로 프로필을 만들었었어요. (연기) 경력도 없고, 학교도 없어서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가 어려웠죠. 불러주질 않으니까요. ‘들꽃’ 오디션 공고를 봤는데 요구사항이 상세하게 적혀있었어요. 신인배우도 되고, 경력이 하나도 없으면 5분 정도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을 준비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지원하면서 오디션 영상을 신나서 열심히 찍었어요. 그 모습을 (감독님이) 성의 있게 생각해서 불러주신 게 제 첫 오디션이었죠.
‘들꽃’ 촬영을 위해 실제로 캐릭터의 옷을 입고 지냈다고 하는데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이 되고 나서 감독님이 대본을 수정하시는 기간이 있었어요. 그래서 한 달 동안 ‘들꽃’ 캐릭터 옷을 입고 모자를 쓰고, 가방에 속옷도 넣고 제가 나름대로 생각한 생필품을 다 해서 싸고 다니기 시작했죠.
영화를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영화를 찍을 때 준비기간이 길었어요. 감독님과 대본 이야기를 하고, 따로 준비도 하고 기다리는 시간도 있었거든요. 준비 기간이 워낙 길고 제 스스로가 많이 불안하니까 계속해서 준비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랬더니 촬영 땐 오히려 더 편했어요. 그래서 오히려 연기할 때는 열심히 하고, 그 순간에 집중하면 그렇게까지 힘들다는 느낌을 못 받은 것 같고요. 그전에 (힘들 것 같다는) 상상을 너무 심하게 했거든요(웃음).
다른 배우들과 호흡은 어땠나
‘들꽃’ 영화와 비슷했어요. 저는 모두가 처음 보는 세상에 들어온 친구였죠. 제가 촬영장에서 제일 어려서 다들 잘 해주셨어요. 정말 ‘들꽃’의 상황과 비슷했던 것 같아요. 나중에 친해지거나 한 부분도 비슷하고요. 그 당시에 현장에 있던 배우들이 저에겐 큰 존재였어요. 제가 폐가 될까봐, 그런 걸 신경 쓰는 게 죄라는 느낌까지 들어서 열심히 하려하고 흙투성이가 되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했죠.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