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빅프렌드’가 새로운 포맷을 선보인 가운데 좋은 시도와 의미가 시청자들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2일 ‘빅프렌드’에서는 ‘얼.미.남’(얼굴이 미안한 남자) 사연의 주인공이 된 ‘짱구님’의 변화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모습이 그려졌다.
‘빅프렌드’는 빅프렌드 위원회에 사연을 접수한 주인공을 위해 500명의 시청자 집단이 모여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으로, 백지연과 장동민이 MC로 나섰다.
↑ 사진=빅프렌드 방송 캡처 |
이들은 ‘얼.미.남’ 오디션에 참가한 100명 중 단 1명을 뽑기 위해 호보 8인을 무대로 불러 오디션을 치렀다. 심사위원으로는 개그우먼 박나래와 배우 우정국 등이 참가했다. 500명의 시청자 집단은 온라인 채팅을 통해 실시간으로 오디션을 지켜봤다.
8인 중 유독 눈에 띄었던 ‘짱구님’은 사연의 주인공으로 당선돼 500인 시청자들과의 채팅을 통해 변화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시청자들의 의견에 따라 박나래는 그의 1일 데이트 상대가 돼 각종 연애 팁을 전수했고, 함께 쇼핑을 하며 스타일 변신을 꾀했다.
무엇보다 ‘짱구님’의 문제점은 자신감이 없다는 거였다. 많은 사람들이 작고 힘없는 그의 말투와 목소리를 지적하며 다 함께 소리 크게 내기 연습을 하자고 제안했다. ‘짱구님’ 또한 500인의 진심 어린 조언을 받아들이며 매일 소리 내기 연습을 하고 자신감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다.
‘짱구님’의 자신감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옛 여자친구와 결혼을 하려 했으나 집안 반대로 이루지 못했던 것. 그는 스스로도 “제가 정말 자신감이 없었을 때였다. 저라도 딸을 주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에 배우 우정국은 그를 극단으로 불러 당시 상황을 재연해 상황극을 했고, 그 때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도록 도왔다.
또한 그는 포토그래퍼와의 작업을 통해 다양한 표정을 이끌어내고 사진을 찍는 과정에서 자신감을 높였다. ‘짱구님’은 500인의 의견에 따라 자신이 트레이드 마크라고 생각하고 절대 바꾸지 않았던 눈썹까지도 정리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다양한 노력들을 통해 ‘짱구님’은 마침내 한결 밝아진 표정을 되찾을 수 있었고, 심지어 마지막 촬영 날에는 “좋은 만남을 가지고 있는 여성분이 있다”고 고백했다. 500인은 그의 발전에 크게 기뻐하며 이들의 사랑을 축복했다.
↑ 사진=빅프렌드 방송 캡처 |
‘빅프렌드’는 온라인 채팅을 적극 활용한 새로운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이다. 포맷의 도전도 새롭지만 대표 여성 아나운서로 꼽히는 백지연의 첫 예능 도전이라는 것도 많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좋은 편이다. 물론 사연 주인공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8인의 오디션이 진행된 것이 지나치게 길었고, 500명과의 온라인 실시간 채팅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 새로운 포맷 때문에 MC들마저도 우왕좌왕하는 모습으로 초반에는 흔들렸던 분위기는 개선돼야 할 점이었다.
그럼에도 반응이 좋은 이유는 일단 기획 의도 자체가 시청자들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기 때문. 백지연의 말대로 “나쁜 마음으로 모인다면 온라인은 악플의 무대가 될 수 있지만, 좋은 마음으로 모인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면 그만큼 큰 결과를 낳을 수 있는 것도 바로 온라인”이다. 온라인 채팅의 선기능을 부각시켜 한 사람의 고민을 변화시키는 과정은 그야말로 신선한 ‘착한 예능’이었다.
아직 다듬어야 할 부분들이 많지만 ‘빅프렌드’의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일반 시청자들이 주인공이 되는 프로그램들이 대세인 요즘, 500인 시청자들과 사연 주인공의 소통과 변화들은 분명 의미 있는 시도다. 2회로 끝나기엔 아까운 ‘빅프렌드’가 과연 정규 행을 확정 지을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