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SBS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이 첫 신호탄을 울렸다. 60분이 1분 같은 속사포 전개, 명연기, 수려한 영상미 등이 어우러진 신고식은 성공적이었다.
9일 오후 방송된 ‘리멤버’ 첫회에서는 진우(유승호 분)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아버지 재혁(전광렬 분)이 서촌여대생살인사건 범인으로 지목된 절망과 의문을 동시에 품는 과정이 그려졌다. 동시에 인간이길 포기한 재벌3세 규만(남궁민 분)의 파렴치한 행각이 전파를 타 보는 이를 분노하게 했다.
이날 방송은 등장인물의 소개와 관계 설정 등에 초점을 둔 첫회임에도 시청자를 빨아들이는 놀라운 흡인력을 자랑했다.
↑ 사진=SBS |
엄청난 기억력을 자랑하는 천재 소년 진우가 법대생 인아(박민영 분)의 소매치기 범인으로 몰렸지만 능력을 발휘해 위기를 벗어났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같은 시각 규만은 나이 많은 임원진이 자신에게 제대로 인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거만하게 그를 훈계하거나, 한때 친구였던 비서를 막 대하는 등 안하무인의 모든 걸 보였다. 또한 그는 고위층 자제들의 부적절한 파티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축하 무대를 선 정아(한보배 분)를 희롱까지 해 보는 이를 경악케 했다.
문제는 다음 날 정아의 변사체가 한 숲에서 발견되면서부터 불거졌다. 아들의 망가진 휴대전화를 바꿔주겠다면 사라지는 기억을 부여잡고 떠돌아다니던 재혁이 이를 우연하게 발견했고, 검경의 무능을 덮기 위한 희생양으로 증거 없이 살해범으로 체포됐다.
유승호는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평소 따뜻한 성품의 아버지가 했을리도 만무했지만, 알츠하이머 병을 앓으며 친구 딸인 정아도 못 알아보는 상태에서 범죄를 저지를 리 없다는 의심이 가슴 깊숙이 고개를 든 것. 오로지 자신 하나만 아버지의 무죄를 믿는 상황에서 처절한 전쟁이 시작된 셈이다.
‘리멤버’는 이처럼 첫회부터 스피디하게 움직이며 범상치 않은 수작의 탄생을 알렸다. 유승호의 첫 지상파 복귀작이자, 영화 ‘변호인’의 윤현호 작가 차기작으로 방송 전부터 받은 관심에 충분히 응답하는 모양새였다.
이뿐 아니라 상반기 크게 히트쳤던 SBS ‘펀치’의 기운도 물씬 났다. 그만큼 촘촘하게 얽힌 웰메이드 드라마를 기대케 한 것. 인물은 저마다 사연이 모두 있었고, 현실에서 있을 법한 개연성도 지녔다. ‘대박’의 냄새가 첫회부터 솔솔 났다.
물론 유승호의 연기력도 탁월했다. 제대 이후 영화와 케이블 드라마를 거쳐 예열을 끝낸 그는 아역 배우의 느낌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단단한 성인 배우로 돌아왔다. 특히 교도소 문 너머로 아버지를 마주하는 신에서 전광렬과 함께 나누는 애틋한 감정신은 그의 성장을 한눈에 읽을 수 있을 만큼 빼어났다.
이제 아버지의 무죄 입증을 위해 진우의 파란만장한 스토리가 펼쳐질 ‘리멤버’. 작품이 갖춘 미덕으로 시청자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