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이 또다시 1000만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 박무택(정우)의 시신을 찾기 위한 기록도, 명예도, 보상도 없는 여정을 떠나는 엄홍길 대장(황정민) 원정대의 도전을 담은 영화 '히말라야'(감독 이석훈)가 16일 개봉한다.
앞서 '국제시장'과 '베테랑'을 통해 '쌍천만 배우'가 된 그는 이번에도 관객의 눈물샘을 폭발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관객의 피로감 호소가 눈에 띈다. '믿고 보는 황정민이지만 너무 자주 스크린에 나온다'는 불만 아닌 불만이다. 와중에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와 윤종빈 감독의 '공작' 출연 물망 소식도 알려졌다. 비슷한 소재와 캐릭터도 아니건만 관객의 피로도 호소는 나올 수 있는 의견이다. 특히 '히말라야'는 '국제시장'과 비슷한 눈물을 끌어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히말라야' 속 황정민의 연기는 관객에게 전혀 다른 감동을 주는 데 큰 몫을 한다. 가짜인 걸 뻔히 알면서도 그의 쉰 목소리와 열정 가득한 눈동자를 통해 보이는 리더의 외로움과 고뇌에 결국 눈물 흘리는 이가 많을 것 같다.
'국제시장'의 오달수나 김윤진 등과는 또 다른 맛을 내는 배우들도 많다. 정우와 김원해, 김인권, 라미란, 정유미 등이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추운 겨울 날씨인데 히말라야 설산의 한기를 느끼게 하는 게 이 영화의 단점이라고 하는 이도 있지만, 죽음을 불사하고 등반하는 산악인들의 열정과 그 뒤로 비치는 웅장함에 탄복하는 이도 있을 게 분명한다.
물론 산을 모르는 관객이라면 "산을 정복한다"거나 "산이 허락해줘서 잠시 머물다 간다"는 산악인들의 말을 이해하기 힘들다. 그렇다면 황정민과 정우 등 배우들의 연기와 우정 코드에 기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미 결말을 알고 있다. 죽은 이를 구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괜찮은 영화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눈물이 나진 않았지만, 황정민의 진정성 어린 연기에 또 울컥했다. 옆 좌석의 훌쩍임도 이해됐다. 빤하고 지루한 전개도 잊게 했다.
연기 잘하는 또 한 명의 배우 최민식 주연의 '대호'(감독 박훈정)가 같은 날 개봉하기에 '
물론 황정민은 흥행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당연히 사람인지라 잘 되면 좋겠지만, 그래도 그는 "흥행만 신경 쓰면 (연기가) 재미없다"고 했다. 예전에도 그는 똑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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