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사극왕’ 송일국과 KBS가 다시 만났다.
내년 1월부터 전파를 타는 KBS 1TV 대하사극 ‘장영실’(극본 이명희 마창준/연출 김영조)은 노비였던 장영실이 성군 세종대왕을 만나 15세기 조선의 과학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키기까지의 과정을 담는다.
‘주몽’과 ‘바람의 나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송일국의 모처럼만의 사극 컴백작이라는 점 그리고 국내 사극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과학 사극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방송에 앞서 28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김영조 PD는 “처음 ‘장영실’을 해보지 않겠느냐 제안 받았을 때 느낌이 좋았다. 어려울 것 같은데 하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PD는 “공부를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종 시절 우리의 과학 수준이 많이 발달했는데, 이후 단절된 점을 추적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PD는 “장영실은 노비에서 종3품에 이르는, 세종대왕과 태종이 굉장히 아낀 인물이고 나중에 결국 퇴출되게 되는데, 올라가는 과정에서 많은 좌절을 겪었을 것이도 떨어질 때도 아팠을 것”이라며 “장영실이 힘든 여정을 극복하면서도 세상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각박한 세상에서 우리 시청자들 특히 어린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타이틀롤 장영실 역에 송일국을 캐스팅한 데 대해서는 “송일국 씨의 얼굴에 신뢰감이 들었다. 인생의 굴곡을 표현하는 인물로서 송일국만한 사람임 없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2007년 방송된 ‘대왕세종’의 주역인 김상경(세종 역)과 김영철(태종 역)이 다시 같은 캐스팅으로 돌아온 점도 눈길을 끈다. 김PD는 “세종대왕 역은 아무나 캐스팅할 수 없었다. 장영실을 도와 과학 발전을 일군 조력자인 만큼 캐스팅에 심사숙고했다”면서 “김상경 씨에게 부탁했는데 흔쾌히 하겠다 하더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태종 역시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장영실을 픽업하는 등 영민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인간적인 면모가 필요한 인물이었다”고 김영철을 캐스팅하게 된 배경을 밝히며 “그렇다 보니 ‘대왕세종’의 태종과 세종이 일치하게 됐는데 KBS의 전통을 지키는 일도 됐고, 사실감이 넘칠 것 같더라”고 설명했다.
송일국의 각오도 남달랐다. “오랜만의 사극이라 긴장되고, 신인으로 돌아간 마음”이라는 그는 “사실 사극이 너무 힘들어서 그리고 고착화된 이미지 때문에 한동안 안 했었는데 내가 가장 (사극이) 하고 싶을 때, 제일 잘 할 수 있을 때 하게 된 것 같다”고 벅찬 기분을 표했다.
“감독님과 첫 만남에서 ‘어떻게 저를 캐스팅할 생각을 했느냐’ 물었다” 할 정도로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갖게 된 점이 캐스팅에 주효했을 것이란 게 송일국의 분석이다. 그는 “삼둥이 아빠 이미지에 대한 부담보다, 오히려 그 이미지 더분에 장영실을 맡게 됐다 생각하니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장영실’이 단순히 역사나 고대과학에 대해 알리는 게 아니라, 장영실이 노비에서 신분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과학 기술을 알렸듯이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과학기술로 세계 정상에 설 수 있다는 메시지 전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학사극으로서의 기존 사극과의 차별점에 대해 김PD는 “장영실의 인생을 따라 드라마가 흘러가지만 과학 이야기가 많이 들어가 있다”며 “시청자들이 어려워하실까봐 걱정도 되는데 최대한 쉽게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조인석 TV본부장은 “장영실은 2016년 새해를 여는 야심찬 대기획이다. 최초로 시도되는 대하 과학 사극이다 보니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공들여 준비했다”며 “대하사극은 KBS만이 할 수 있는, KBS만의 자존심이다. 정도전과 징비록의 뒤를 이어 제작되는 만큼 기대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송일국이 최근 ‘슈퍼맨이 돌아왔다’ 하차를 선언한 배경에는 바로 이 ‘장영실’이 있다. 송일국이라는 빅 카드를 잡은 ‘장영실’이 과연 KBS 대하사극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장영실’은 송일국, 김상경, 김영철, 박선영, 정한용, 손병호, 이지훈 등이 출연한다. 내년 1월 2일 첫 방송.
psyo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