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미리보기] ‘MBC 연기대상’ 기억해, 우리가 ‘갓지성’에 빠진 시간

[MBN스타 유지혜 기자] ‘2015 MBC 연기대상’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성의 활약이 재조명되고 있다.

30일 진행되는 ‘2015 MBC 연기대상’의 ‘올해의 작품상’ 후보로는 ‘그녀는 예뻤다’ ‘내 딸, 금사월’ ‘여자를 울려’ ‘전설의 마녀’ ‘킬미, 힐미’가 올랐다. 현재 대상 후보로는 ‘그녀는 예뻤다’의 황정음, ‘킬미, 힐미’의 지성, ‘내 딸 금사월’의 전인화, ‘여자를 울려’ 김정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MBC의 ‘연기대상’은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 황정음은 ‘킬미, 힐미’와 ‘그녀는 예뻤다’라는 MBC의 히트작을 이끈 여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전인화는 ‘전설의 마녀’ ‘내딸 금사월’의 히로인이자 강렬한 1인2역 등 시청률 상승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해 강력한 대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 사진=킬미힐미 방송 캡처

이 와중에 꾸준히 나오는 이름은 역시 지성. 지성은 올해 초 ‘킬미, 힐미’라는 작품에서 전에 없는 7인격의 캐릭터 차도현을 완벽하게 연기해 시청자 사이에서 ‘반드시 대상을 받아야 하는 인물’로 꼽히고 있다.

‘킬미, 힐미’는 주인공 차도현이 온전히 끌고 가는 작품이었다. 한 몸에 담겼지만 7개의 인격을 가진 차도현은 7개의 캐릭터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차도현은 눈빛만 봐도 차도현인지, 신세기인지를 알게 하며 이를 정확하게 구분 지었다. 차도현이라는 주인공이 드라마의 중심을 탄탄하게 하니 자칫 복잡할 수 있는 극중 관계도가 정리됐다.

이런 지성의 활약은 시청자와 ‘킬미, 힐미’의 거리를 좁힌 일등공신이었다. 사실 ‘킬미, 힐미’는 시작 전엔 말이 많았던 작품. SBS에 다중인격이라는 소재를 이용한 드라마 ‘하이드 지킬 나’와 같은 시간대에 들어가고, 남자 주인공에 다양한 배우들이 언급됐으나 출연 불발되는 등 드라마의 시작 자체가 불안했다.

하지만 지성은 첫 회에서 이런 불안감을 불식시키면서 단연 ‘킬미, 힐미’를 인기작 반열에 올랐다. 평소 강한 캐릭터로 눈길을 사로잡는 황정음마저도 “‘킬미, 힐미’는 지성 오빠를 위한 드라마다. 난 이번엔 완벽하게 받쳐주기로 했다”며 지성의 ‘원톱’에 힘을 실었다. 드라마 ‘비밀’ 등으로 이미 연기 호흡이 자연스러웠던 황정음이 지성을 받쳐주면서 그의 연기는 더욱 빛날 수 있었다.

‘킬미, 힐미’라는 드라마도 아동 폭력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참신하게 녹여내며 의미 깊은 작품으로 남았지만 지성의 열연이 없었다면 지금의 ‘킬미, 힐미’의 인기는 없었다. ‘킬미, 힐미’의 7인격이라는 까다로운 캐릭터로 지성 또한 시청자 사이에서 ‘갓지성’이라는 별칭을 얻었으니 상부상조한 셈.

하지만 ‘킬미, 힐미’는 올해 초 방송돼 연말에 진행되는 ‘연기대상’에는 다소 불리하다. 그 사이에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가 미니시리즈 방면에서 ‘킬미, 힐미’를 앞질렀고, MBC에서 두 작품이나 한 황정음이나 전인화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는 중이다. 아직 대상 수상자 선정 방식이 공표되지 않았으나 2014년과 같이 문자 투표제가 도입된다면 ‘그녀는 예뻤다’의 독특한 캐릭터로 팬덤을 구축한 황정음이나 주말극으로 넓은 연령층에 사랑 받은 전인화에 밀릴 수 있다.

그럼에도 3월에 종영한 드라마가 8개월이나 지난 연말까지 회자되고 있다는 점, 연기력으로 승부해 시청자의 지지를 얻어낸 지성의 행보는 분명 2015년 지성이 일궈낸 큰 성과다. 유난히 상복이 없었던 지성, MBC는 지성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가 지성에 빠진 시간’을 말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