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Mnet은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라는 힙합을 주제로 한 경연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수많은 랩퍼들을 발굴했다. 스윙스, 블랙넛, 소울다이브, 제시 등은 모두 이를 통해 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다. 2015년 역시 Mnet과 함께 힙합의 열기는 뜨거웠다. 그리고 그중 가장 뜨거운 인기를 받았던 사람은 예지였다.
예지는 걸그룹 피에스타의 멤버다. 섹시하고 도도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그는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색다른 매력을 마음껏 뽐냈다. 이제 예지는 피에스타의 멤버가 아닌 섹시한 퍼포먼스와 귀에 꽂히는 랩을 동시에 소화해낼 수 있는 당돌한 여성 랩퍼가 됐다.
“‘언프리티 랩스타’ 끝나고 저에게 주어진 시간은 3, 4일 정도였거든요. 그 동안 잠을 너무 못 자서 거의 먹고, 자고, 먹고, 자고만 하고 집밖을 아예 안 나갔어요. 3, 4일을 그렇게 보내고 그리고 나서는 ‘언프리티 랩스타’ 콘서트 준비랑 ‘MAMA’ 준비랑, 이렇게 쭉 연달아 이어졌어요. ‘언프리티 랩스타’ 예지의 모습을 많이 찾아주셨던 것 같아요.”
↑ 디자인=이주영 |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 이후로 우선 잠을 포기했죠.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시잖아요. ‘시간이 되게 촉박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외워요?’ 하는데 엄청난 방법이 있거나 비법이 있는 건 아니거든요. 세상에 그런 건 존재하지 않더라고요. 그냥 미친 듯이 입이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하고 그냥 비트가 나오면 입에서 나올 수 있게, 좀 어떻게 보면 무식하다 싶을 정도로 했던 것 같아요.”
“미팅은 7월에 봤는데 결과는 들어가기 2주전에 알았어요. 되게 얼떨떨했거든요. 그냥 미팅을 할 때도 ‘되면 너무 좋겠지만 안 돼도 어쩔 수 없겠다. 정말 된다면 내 솔직한 면을 많이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겠다’라는 생각이었거죠. 연락이 와서 ‘애매하고 하고 가지 말자’는 각오로 촬영에 임했습니다.”
“저를 어떻게 불려주셔도 저는 좋아요. 제 안에 이런 모습도 있고 저런 모습도 있고 여러 가지 모습이 있는데, 프로그램 특성상 한 부분만 부각이 됐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좋게 봐주셨다면 저는 좋아요. 그것도 제 모습이니까요. 무명기간도 길었고, 연습생 생활도 길었고, 댄서 생활도 길었죠. 그래서 뭐든지 한 단계만 올라가면 끝날 줄 알았어요. 댄서를 했을 때는 ‘연습생을 하면 되겠지’ 연습생 때는 ‘데뷔를 하면 모든 게 행복해 지겠지’라고 했는데 데뷔하니까 또 다시 시작이고.(웃음) 그런데 다시 시작 정도가 아니라 데뷔하고 나서는 ‘잘 되야 한다’는 게 기준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좀 막연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그냥 그런 관심들이 다 좋아요. 사람들이 ‘어 미친개다!’ 이래도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하고요.”
하지만 그가 ‘갓예지’로 불리기까지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방송에서는 출연진이 이야기하는 간단한 노래 구조를 이해하지 못했고 트루디와 배틀 이후 서로 감정싸움을 하는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예지는 자신이 소위 말하는 ‘악마의 편집’의 피해자라고 이야기하진 않았다.
“‘훅이 뭐에요’ 하는 장면이 나갔더라고요. 이건 저도 정말 웃긴 게 ‘훅의 뜻이 뭐에요’가 아니라 훅의 가사가 뭐냐고 물어본 거였어요. 가사가 네 개였거든요. 그래서 ‘훅을 넷 중에 뭐로 할 거에요’ 하고 물어본 거였어요. 제가 아이돌 생활만 4년을 했는데, 그걸 모르진 않아요. 방송을 다시 봤는데 ‘훅이 뭐에요?’가 훅을 모르는 애로 나오더라고요. 그냥 재밌게 봤어요. 전 되게 웃겼어요. 멤버들이도 ‘야 너 되게 멍청이 같아’ 그러고.(웃음)”
예지는 ‘언프리티 랩스타2’ 당시 가장 큰 임펙트를 줬던 노래인 ‘미친개’를 산이의 피처링과 함께 최근 디지털 싱글로 발매했다. 방송에서 보여줬던 랩핑보다 훨씬 더 짜임새 있고, 훨씬 더 다듬어진 모습이었다. 음원사이트 상위권을 오르내리며 팬들의 귀에 울려 퍼지고 있다.
예지는 솔로 활동 이후 다시 한 번 피에스타 멤버들과 함께 새 앨범을 낼 예정이다. 최근 같은 팀 멤버인 차오루가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큰 큰 웃음을 줬고 이는 예지의 활약에 이어 피에스타의 활동에 더 큰 순풍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걸 그룹이자 가장 핫한 여성 랩퍼가 된 예지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