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S(사진=유용석 기자) |
우여곡절이 많았다. 리더 박지헌이 2011년 팀을 이탈하면서 이들 영광은 옛일이 됐다. 군 복무를 마친 김경록과 최현준이 지난해 듀엣으로 뭉쳤지만 결과론적으로 어쩔 수 없는 허전함만 확인했다.
김경록과 최현준은 듀엣 활동 당시 박지헌과 재결합 가능성에 대해 "솔직히 감정의 골이 상처로 남아있다. 전성기를 되찾기 위해 뭉치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13일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취재진과 만난 박지헌은 "오랜 시간 떨어져 있으면서 서로의 마음을 전달하기에 불편한 상황까지 갔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속마음 같았다. 감정의 골이 깊었다기 보다 멀리 떨어져 지낸 시간이 어느새 익숙해졌을 뿐이었다.
박지헌은 "소속사 대표의 주선으로 커피숍에서 한 번 딱 만나니 알겠더라. '눈을 보고 말해요'(V.O.S 과거 히트곡)였다. 우리가 함께 노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충분히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았다"고 말했다.
최현준은 "사실 겁도 많이 났다. 그런데 (박지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아무 것도 아닌 고민을 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오해 속 긴 세월을 보내다 보면 그것이 마치 사실처럼 자신 스스로를 옭아매곤 한다. 이들이 만나는 순간, 그 모든 오해와 어색함은 눈녹듯 사라졌다.
김경록은 "가슴 속 한 켠 늘 그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 생각보다 그 자리가 채워진 시기가 빨리와서 기쁘다"며 웃었다.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뭉친 게 아니다. 음악은 표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어도 연기할 수 없다. 세 사람은 "노래를 연기로 하면 바로 티가 난다. 이렇게 즐겁게 녹음했던 적이 없다. 비즈니스 파트너가 아닌 실제 가족 같은 진심을 담아, 있는 그대로 노래했다”고 입을 모았다.
↑ V.O.S(사진=유용석 기자) |
'소란스럽게 살아오다가 문득 그날이 그리워지니 그때가 좋더라 그때가 좋더라/ (중략) / 모질었던 그 날들이 아련히 남아있는데 시간은 흐리기만 해 아쉬운 일들만 자꾸 날 괴롭히는데 미처 몰랐던 그때의 내가 미워서 자꾸만 날 꾸짖고 날 탓하면 다시 내게 돌아올까 그날처럼'('그날' 노랫물 中)
V.O.S는 답을 찾았다.
'기댈 곳도 없이 삶이 무게에 지쳐갈 때/ 늘 푸르던 하늘이 낯설게만 느껴질 때/ 내 눈은 멈추었고 그곳엔 네가 있었어/
이날 V.O.S가 들려준 화음과 가창력은 두 말 하면 잔소리다. 그들이 재회(Re:union)했고, 이제 진짜(The real)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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