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윤아 기자] 데뷔 27년차 배우 박신양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연기자가 아닌 ‘연기 선생님’으로 변신한 것은 물론,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볼 수 있었던 박신양을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tvN 예능프로그램 ‘배우학교’는 박신양이 ‘연기 선생님’으로 등장해 연기를 배우고 싶은 ‘연기 학생’ 7인 이원종, 장수원, 유병재, 남태현, 이진호, 박두식, 심희섭에게 직접 연기 교육에 나서는 예능프로그램이다. 때문에 ‘배우학교’는 박신양의 예능 도전기 정도로만 기대를 모았다.
↑ 사진=MBN스타DB |
하지만 지난 4일 베일을 벗은 ‘배우학교’는 박신양이 예능감을 뽐내며 단지 웃음만 자아내는 예능프로그램이 아니었다. 학생들이 스스로 연기인생을 되돌아보며 수업에 임했고, 진정성까지 엿보였다. 시청자들 역시 박신양의 질문에 함께 답하며 모두 ‘배우학교’의 학생이 돼 있었다. 여기에는 박신양의 진정성이 크게 작용했다.
이날 박신양은 학생들을 카리스마로 휘어잡았다. 교단에서서 “정말 힘들 것 같다. 연기를 배우는 일은 매우 어렵다”며 “물론 각오를 하고 왔겠지만 그것보다 더 힘들 것 같아서 미리 이야기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3분 동안 잘 생각하길 바란다. 나는 연기를 왜 배우려고 하며 연기는 무엇이며 연기를 왜 배우려고 하는가, 그리고 나는 누구인지 이 세 가지를 생각하고 이야기를 하던지 집으로 가던지 선택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후 남태현이 ‘왜 연기를 배우려고 하는가’에 대해 발표하던 중 끊임없이 이어지는 박신양의 날카로운 질문에 당황했다.
박신양은 “연기가 절실하지 않은 것 같다”며 “남태현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 지 듣고 싶다. 나는 목표가 있다. 가르치는 척 폼 잡는 게 아니라 진짜로 원하는 만큼 발전시킬 수 있도록 내가 도와줘야 한다. 지금 이 수업은 얼마나 절실하냐”고 묻기도 했다.
남태현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전부 전달하지 못해 답답한 기색을 내비치더니, 자신의 속내를 읽고 있는 듯 한 박신양의 질문에 솔직하게 모든 것을 털어놨다. 그리고 끝내 눈물을 흘렸다. 이처럼 박신양은 학생이 최대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질 수 있도록 도왔다. 그저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인 것처럼 보였으나, 그 안에서도 박신양 선생님의 연기 수업은 진행됐고, 학생들은 자기도 모르게 습득해나가는 것들이 있었다.
이 외에도 박신양은 자신만의 스승론을 펼치며 학생들을 뜨끔하게 만들었다. 특히 유병재는 예능인으로서 ‘웃겨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박신양이 내 선생님으로 합격했다”며 농담을 남발하다가 혼쭐나고 말았다.
↑ 사진=배우학교 캡처 |
박신양은 “나는 대학 때 정말 좋은 선생에게 배웠다. 내 인생을 바꿀 좋은 선생을 만났다. 뒤돌아보니 내가 너무 하잘 것 없고 아무 것도 없고 아는 것도 없었다. 너무나 심각한 사람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는 “이런 선생님을 한 명 더 찾고 싶었다. 그래서 러시아를 가서 선생님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또 한 명의 선생님을 결국에 찾았다”며 “내게 선생님을 찾는다는 것은 이런 의미다.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으로서 내가 합격했다’는 유병재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에 유병재는 웃기려고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고 박신양이 “촬영 하는 거 모르는 사람 없지 않나. 이건 연기 수업이다. 연기 수업쇼가 아니다”고 일침을 날렸다.
당황한 유병재가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바람에 수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박신양은 유병재 손을 잡고 숙소로 갔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줬다. 또한 “학교는 실수하는 곳이다. 긴장할 수 있다. 괜찮다. 편안하게 하라”며 긴장을 풀어줬다.
수업 시작에 앞서 박신양은 “그 순간에 살아있지 못하면 그건 연기가 아니다. 배우는 천진난만해야 한다. 자기 안의 열정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며 “‘배우학교’는 힘들겠지만 멋진 일이 될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말했다. 학생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돕겠다는 각오를 밝혔고, 박신양의 어깨에는 7명의 꿈이 짊어져 있었다. 선생님이라는 직함이 붙은 순간부터 그 부담감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그래서 박신양은 더없이 학생들에게 엄격하고 혹독했다. 하지만 그의 진정성은 결국 학생들과 시청자들에게 까지 닿았다.
프로그램의 말미에는 박신양의 전문적인 연기 수업이 예고 됐다. 제작진에 따르면 연기 수업은 실제 학교 수업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연기 수업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연기선생님 박신양의 뜨거운 열정에 걸맞게 야외와 실내를 오가는 빽빽한 일정으로 진행된다.
혹독한 연기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변해가는 모습과 서로를 향해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성장 드라마가 감동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방송.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