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기적의 영화 ‘귀향’에 또다시 기적이 일어났다. 한 교사가 자비로 상영관을 통째로 빌려 관객들과 ‘귀향’ 함께 관람하기 이벤트를 진행한 것이다. 이벤트 당일엔 많은 관객이 몰렸고, 의미 있는 작품을 다같이 관람하며 우리의 아픈 역사를 되새김했다.
대광고등학교 최태성 교사는 지난달 23일 자신의 트위터에 “영화 ‘귀향’ 우리 함께 봐요. 제가 모십니다. 26일 금요일 저녁 6시45분 강남역 메가박스 8층”이라는 글을 올리며 작은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후 이벤트 당일에는 그의 작은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많은 관객이 몰렸고, 상영관 5곳에서 430명의 관객과 ‘귀향’을 함께 관람했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역사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최 교사는 상영관 확보가 되지 않고 상영 시간대도 좋지 않은 ‘귀향’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됐고, ‘귀향’이라는 영화에 대해 조금 더 깊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이벤트가 출발하게 됐다.
↑ 사진=최태성 교사 트위터 |
그는 “도저히 영화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더라.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찾아보니 14년 전부터 준비를 한 영화였다. 또 크라우드 펀딩으로 영화가 만들어졌다고 하더라. 그걸 보니 한 편으론 부끄러웠다. 그 부끄러움에서 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최 교사는 부끄러운 감정을 느끼는 데에 그치지 않았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고, 고민 또 고민했다. 그러던 중 나온 해답은 바로 ‘조금이라도 영화를 알리는 역할을 하자’였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많은 관심을 가져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 깜짝 놀랐다. 사실 그 주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잤다. 입이 바싹바싹 탔고, 진행이 잘 될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다. (영화가) 어려운 상황이었으니까 내가 조금이라도 알리는 역할을 한다면 사람들이 (영화에 대해) 조금 더 많이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렇게 기획하게 된 거였다.”
‘귀향’을 보기 전부터도 ‘너무 아플 것 같다’고 생각했던 그의 예상은 그대로였다. 보는 내내 복합적인 생각이 들었고, 가슴이 많이 아프고 저렸다.
“일제가 전쟁 규모를 키우는 과정 속에서 가지게 될 사회적 약자, 특히 여성 그들이 갖게 되는 인권 침해라고 하는 것들이 극에 달하는 시점에서 영화가 출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다. 거기 나오는 16살 소녀들은 내가 가르치는 학생 나이일 수 있지 않나. 또 나는 딸을 가진 아빠이기도 하다. 내가 저 시대에 태어났더라면 도대체 저 모습을 어떻게 바라만 보고 있었을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 전쟁과 인권이라고 하는 거시적 측면에서 바라보게 되고, 아버지와 딸, 선생님과 제자라는 또 작은 의미에서도 바라보게 되더라. 많은 부분에서 복합적으로 생각하게 되면서 가슴을 저리게 했던 그런 영화가 아니었나 한다.”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