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집밥 백선생2’의 스승 백종원과 고민구 PD를 비롯한 출연진의 간절한 외침, 요리 잘하는 분들은 보지 말라는 말. 요리 프로가 외치기엔 ‘어불성설’인 것 같지만 그 속뜻을 알고 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22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타임스퀘어에서는 tvN ‘집밥 백선생2’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백종원, 김국진, 이종혁, 장동민, 고민구PD가 참석했다.(정준영은 스케줄차 불참)
‘집밥 백선생2’는 요리 선생님 백종원으로부터 제자들이 요리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새로운 인물들과 더욱 아기자기해진 세트장으로 달라진 시즌2의 출발을 알렸다. 베테랑 예능인 김국진, 장동민부터 ‘4차월 로커’ 정준영, ‘준수아빠’ 이종혁까지 꽉 찬 라인업으로 다시 돌아온 것.
↑ 사진=정일구 기자 |
시즌1에 이어 시즌2의 연출을 맡게 된 고민구 PD는 시즌의 차이점을 말하기에 앞서 ‘초심’을 밝혔다. 그는 “시즌1 시작할 때 이 자리에서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 요리를 잘 하는 사람들이 나온다고 말한 적이 있다. 다른 요리 프로를 보면서 ‘생활과 밀착되지 못한다’는 느낌을 받아 이와 다른 프로를 만들고 싶었고, 한 번 보고도 머리에 남는 속도로 진행되는 요리 프로를 만들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는 오로지 ‘요리 초보자’들을 위한 ‘맞춤 요리 프로그램’이 되겠다는 각오 아래 설정된 기획 의도였다. 하지만 조금씩 시즌1이 진행되면서 빨라지는 템포는 어쩌지 못했다. 고 PD는 “시즌1을 제작하면서 사랑을 정말 많이 받았는데, 속도가 조금씩 빠르게 되는 게 느껴지더라.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천천히 템포로 맞춰서 가는 것, 빨라진 걸 덜어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 목표다. 재료손질부터 천천히 보여주고 싶다”고 다시금 ‘요리 초보자’가 주인공이라는 점을 되새기겠다고 설명했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요리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에 요리를 시작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똘똘 뭉쳤다. 그 선봉장에는 백종원이 있었다. 백종원은 “요리 잘하시는 분은 ‘집밥 백선생2’는 안 봤으면 좋겠다”고 깜짝 발표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하지만 백종원은 진지했다.
그는 “시즌1 때에도 말씀드렸지만 ‘집밥 백선생’은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이 아니라, 밖에서 밥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 집에서 한 번 음식을 해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그런데 집에서 ‘집밥’ 느낌의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걸로 생각한 분들이 욕을 많이 했다”며 “요리 입문을 위한 가이드라인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프로그램을 설명했다.
↑ 사진=정일구 기자 |
백종원은 또한 그 ‘초심’을 지키기 위해 ‘방송’이라는 점을 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백종원은 시즌1 당시 화제가 됐던 레시피에 대해 “만능간장처럼 집에서 늘 하던 레시피를 보였는데 반응이 좋았다. 시즌1 때에는 그래서 ‘내일 뭐하지’라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이슈가 뭐가 될까 찾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번엔 그런 생각을 다 배제할 거다. 주제만 하나 정해놓고 촬영장에서 즉석으로 레시피를 잡아서 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 정도로 촬영장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시즌1에 비해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레시피들이 많이 등장할 거다. 요리초보자들이 누구나 겪는 일들이 더욱 많이 보여질 것이다”고 말하며 철저하게 ‘요리 초보’의 요리 입문서로서의 기능을 확실하게 해낼 것을 다짐했다.
이런 백종원의 뜻을 가능하게 해주는 게 바로 네 명의 새로운 제자들. 특히 김국진은 스스로를 향해 “요리불능자”라고 표현할 정도로 요리와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고. 하지만 백종원의 ‘요리 초보를 위한 특강’을 들은 네 명은 조금씩 발전하는 중이다. 장동민은 “네 명의 요리 실력이 점점 평준화되고 있는 걸 느꼈다. 김국진 선배님은 요리 실력이 많이 떨어지지 않나 했는데 백지 상태가 더 낫지 않나 싶기도 할 정도로 자신의 맛을 잘 살리고 있다”고 이를 설명했다.
백종원과 출연진, 제작진이 수없이 강조한 일은 바로 ‘집밥 백선생2’가 ‘요리 초보를 위한, 요리 초보에 의한’ 프로그램이라는 것. 요리를 전혀 해보지 않은 사람이 주방과 친해질 수 있고, ‘집밥 백선생2’을 보면서 요리를 매개로 가족들이 서로 대화를 하게 되고, 요리를 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집밥 백선생2’의 진정한 취지다.
그런 취지를 이해하고 나면 왜 백종원이 “요리 잘하는 분들은 보지 말아달라”고 말했던 것이 마음에 와 닿는다. 요리의 노하우를 가르쳐주기보다 요리와 친해지고, 요리를 통해 대화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따뜻함’을 전해주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친 ‘집밥 백선생2’는 과연 시즌1만큼 시청자들에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22일 오후 9시40분 첫 방송.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