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우리는 공연을 관람하고, 영화들 보며, 드라마를 시청한다. 그 안에는 배우들이 모여 있고, 그 배우들이 관객 그리고 시청자들 앞에서 연기를 한다. 그들이 그렇게 무대, 스크린, 브라운관에 등장하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았을 터.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 과정을 알 수가 없다.
우리는 배우 오달수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갖는다. 영화에서 감초역할을 소화해내고, 천만배우라는 타이틀을 얻기까지 그가 어떤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을지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그들이 그렇게 사람들의 앞에 서기 위해선 치열한 과정을 거쳐야하는 ‘그들이 사는 세상’이 있다.
영화 ‘대배우’에서 장성필(오달수 분)은 현실의 오달수와는 전혀 다르다. 대사 한 마디 없이 ‘개’ 역할로 연극 무대에 서며, 관객들의 발길도 끊긴 무대에 서는 배우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금전적인 사정이 결코 좋을 리 없다. 아내와 아들을 부양하며 살아가야하는 장성필에게, 배우란 직업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에게도 꿈은 있다. 같은 극단에서 연기했던 설강식(윤제문 분)이 극단을 통해 배우로써 큰 인지도를 얻으며 인기를 얻었기 때문. 큰 인기를 위해서라기보단 가족을 위해, 또 자신을 위해 ‘대배우’가 되고 싶었던 장성필은 깐느 박(이경영 분)의 영화에 출연해 스타덤에 오르고자 노력한다.
그 과정에서 장성필이 보여주는 필사적인 노력들은 너무나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절름발이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위해 자신의 다리를 실제로 부러뜨리고, 배역을 따내기 위해선 어떤 일도 불사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런 간절함이 늘 성공으로 연결되진 못한다. 과연 오달수가 아닌 장성필은 ‘대배우’가 될 수 있을까.
‘대배우’는 박찬욱 감독 사단 출신의 석민우 감독의 첫 연출작품이다. 하지만 ‘대배우’ 안에 박찬욱 감독의 색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박찬욱 감독 사단이라는 점을 이용해 곳곳에 재미있는 장치를 마련했다. 이경영이 연기한 깐느 박은 등장과 동시에 폭소를 자아내고, 영화 ‘박쥐’가 영화 속의 영화와 비슷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대배우’에서 장성필은 제목처럼 큰 배우가 되진 못한다. 석민우 감독이 ‘대배우’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건, 결코 한 배우의 성공이 아니었다. 실패를 경험하고, 아무리 간절히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결코 무의미하진 않으며 값지다는 말을 전한다. 오는 30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