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겸 프로듀서 용감한형제의 수줍은 고백에 ‘대가수’ 이승철은 ‘완벽’으로 응답했다. “자랑하고 싶어서”라는 ‘사람 냄새’ 나는 부연과 함께.
이승철은 7일 0시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신곡 ‘일기장’을 공개했다. ‘일기장’은 용감한형제가 작사, 작곡하고 이승철이 편곡과 가창에 참여한 곡이다.
이승철과 용감한형제. 언뜻 교집합이 떠오르지 않는 두 사람의 랑데부는 드라마틱했다.
다수 아이돌 그룹과의 작업을 성공시키며 가요계 ‘히트곡 제조기’로 통하는 용감한형제는 2년 전, 이례적으로 발라드곡 ‘일기장’을 써내려가며 오직 한 사람, 이승철만을 떠올렸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용감한형제는 마음속으로만 오매불망 “이승철”을 외치다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우연히 이 곡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냈다. “이승철 선배만을 위해 쓴 곡”이라는 소식을 접한 이승철은 방송을 통해 짧게나마 접한 이 곡에 “소름이 끼쳤다”고 반응했다.
따끈따끈한 음원 발매 당일, 이승철과 용감한형제는 간담회를 열고 ‘일기장’의 탄생 비화를 상세히 소개함과 동시에 음악으로 맺어진 끈끈한 형제애를 드러냈다.
이승철은 “좋은 노래가 나오면 여러 가수들에게 불러보게 하고 싶은 게 작곡가의 마음일텐데, 이승철 딱 한 사람을 지정해 쓰고 이 사람 아니면 주지 않겠다는 용감한형제의 감동적인 소감 덕분에 기쁜 마음으로 멜로디 하나하나 신경썼다”고 어느 때보다 특별했던 작업 배경을 소개했다.
특히 그는 “용감한형제가 ‘일기장’이라는 좋은 선물을 줘서 나도 노래를 받고 편곡 하면서 한 번도 안 들려줬다”고 말했다. 이어 “완벽한 걸 보여주고 싶었다. 용감한형제에게 자랑하고 싶어서 내가 가진 노래의 모든 테크닉을 다 쏟아 넣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녹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대체로 녹음할 때 서너 번 이상 부르지 않는다던 이승철이 무려 13시간이라는 공력을 들였다고.
‘일기장’에 대해 “‘말리꽃’을 뛰어넘는 기교가 들어간, 어려운 곡”이라면서도 “결론적으로 이승철표 감성과 용형의 세련미, 감각이 어우러져서 새로운 장르의 발라드가 탄생한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용감한형제로선 그토록 바래왔던 이승철과의 작업은 어느 때보다도 떨리는 순간이었다. “이승철 형님은 내겐 그냥 연예인”이라던 그는 “아이돌들과 함께 할 땐 내가 늘 선생님이었는데 이번엔 반대였다”며 “어느 그룹과 작업할 때보다 떨리는 하루하루였다”고 말했다.
이승철이 자신이 쓴 곡을 불러 ‘일기장’이 완성되는 과정 자체가 “너무나 신기했다”는 그는 “음원 성적을 떠나 이 노래가 형님과 내게 좋은 추억이 됐으면 좋겠고, 잠깐 순위에 올랐다 떨어지는 게 아닌 오래오래 사랑받는 곡이 되면 좋겠다”는 포부도 전했다.
두 사람의 조합이 방송 프로그램 노출을 통한 이슈를 노렸다거나, 단발성 프로젝트로 끝나지 않을 것임도 강조했다. 이승철은 “이 친구가 거짓말로 한 게 아니구나 싶었던 게, 뒷부분 ‘나나나’ 하는 부분이 ‘마지막 콘서트’를 연상하게 하더라”며 “술자리서 물어보니 맞다 하더라. 진심이 느껴졌다”고 드러냈다.
이승철은 또 “놀라운 만남이었다. 곡을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는데, 그의 마음이 느껴지더라”며 “편안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용감한형제가) 좋은 제작자를 넘어 음악을 아는 선한 제작자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덕담도 아끼지 않았다.
용감한형제는 “앞으로도 계속 형님과 작업하고 싶다. 한 번 시작된
이날 오후 1시 현재 ‘일기장’은 각종 음원차트에서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이승철과 용감한형제는 라디오 프로그램 등을 통해 ‘일기장’ 홍보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psyon@mk.co.kr / 사진 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