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맹기용 셰프. 훤칠한 키에, 훈훈한 외모를 겸비한 레스토랑 셰프. 좋은 ‘이름’들을 가졌지만, 그는 정작 그런 게 뭐가 중요하냐고 되묻는다. “제가 어떻게 ‘셰프’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겠어요. 전 그냥 요리하는 사람,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일 뿐이에요.”
맹기용은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서 ‘훈남 셰프’로 조명을 받으면서 유명세를 얻었지만, 지난해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서 꽁치를 이용한 ‘맹모닝’을 내놨다가 ‘맹꽁치’란 별명을 얻고 자질 논란까지 빚었다. 그 기저에는 ‘어떻게 저렇게 어린데 셰프가 될 수 있느냐’는 의문에 스며있었다. 맹기용 스스로도 ‘셰프’라는 이름을 버거워했다.
↑ 사진=천정환 기자 |
“제 스스로 ‘셰프’라고 말한 적은 없다. 외국 단어니 우리나라에서는 쓰임새가 달라졌지만 저는 그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안다. 또 제 커리어가 결코 길지 않다. 운이 좋아서 여러 일들을 했고, 결과가 생각보다 좋았을 뿐이다. 운도 좋고, 절 좋게 봐주신 분들이 있어 다행히 쉰 적 없이 일을 해왔다. 제가 ‘냉장고’의 다른 분들께도 말씀드렸지만 전 그 분들과 비할 수도 없게 경력이 한참 모자라다.”
맹기용은 먹는 걸 좋아해서 요리를 시작했을 뿐이라고 말하며 그렇기 때문에 ‘셰프 자질논란’이란 단어에도 큰 상처를 받지 않았단다. 하지만 단지 식당 식구들에게 너무나 미안했다고 회상했다. 동시에 자신이 ‘금수저 논란’에 휩싸여 본의 아니게 마음고생을 한 부모님께도 많이 미안했다고 조심스레 이야기했다.
↑ 사진=천정환 기자 |
“가족 이야기를 처음 한 게 MBC ‘라디오스타’였다. 전 가족들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확실히 주의를 했어야 했다. 사실 부모님께서 요리를 처음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걱정이 많으시고 내심 학교로 돌아가시길 바란다. 그래서 부모님께서 원하시지는 걸 벗어난 길이라도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부모님의 그런 걱정이 제겐 부담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약간 자랑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해석됐다.”
맹기용은 지금 다니는 학과에 가고 싶어서 간 게 아니라는 등의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해 “내 기준으로 모든 걸 생각했기 때문에 듣는 분들이 상처를 입을 수도 있겠단 생각을 하지 못했다. 후에는 반성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핫한 예능 프로그램들을 누비며 활동했던 걸 접어야 했을 때 아쉽진 않았을까. 그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 사진=천정환 기자 |
“그야말로 ‘호되게 맞았다’.(웃음) 방송에 욕심이 있어 ‘다 접어야 하다니’ 이런 건 없었다. 단지 겁났던 건 ‘내가 식당 일에서 빠져야 하는 건 아닌가’ 했던 거다. 식당을 여는 게 꿈이라 정말 열심히 했지만, 식당 식구들은 거기가 ‘삶의 터전’이니까. 당시엔 ‘욕심 부릴 걸 부리자’는 마음이 컸다. 제 경력이 고작 6년 남짓인데 저보다 훨씬 프라이드나 경력도 높은 동업자 선배들이 한꺼번에 힘들어지니 미안했다.”
‘꽁치 사건’이 일어났을 때 맹기용을 옹호했다가 함께 질타를 받았던 ‘냉장고’ 식구들에게도 맹기용은 “정말 고맙고 미안하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냥 전 그 때 ‘동네 민폐’였던 것 같다”고도 말했다. 자신보다 더 신경 쓰고, 마음고생을 하는 주변 사람들이 아직도 많이 눈에 밟히는 듯 했다.
“그 때 ‘냉장고’ 출연자 형님들께도 정말 죄송했다. 형님들께서도 ‘소주 한 잔 하자’며 다독여주시는데 정말 그런 작은 문자 하나들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 때 많은 분들이 ‘고민하다 연락했따’ ‘힘내라’ 이런 말들을 해주셨는데 하나하나 감사드리고, 그런 분들 덕분에 마음 다잡고 다시 웃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맹기용은 몸으로 부딪혀 많은 걸 깨달았고, 좀 더 성숙해졌다. 논란으로 마음 고생했던 것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털어버리고 다시 웃을 수 있게 됐다. 한 뼘 성장한 맹기용, 그렇게 그는 어른이 됐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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