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행사의 목적은 다양하다. 집단의 친목 도모, 신제품 설명, 영화-드라마-음반의 첫 공개, 기업 체육대회 등 저마다의 목적을 가지고 사람들이 모이고 이에 귀 기울인다.
현장MC는 이런 행사의 목적 달성시키는 것을 더욱 극대화시키는 직업이다. 모여 있는 사람들이 가진 즐거움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분위기를 환기시켜 행사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시키도록 돕는다. 유머와 토크를 섞어 사람들의 호응을 이끄는 것은 물론 돌발 상황을 재치 있게 넘기는 순발력이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꼽힌다.
현장MC는 다양한 방법으로 첫무대에 선다. 개그맨을 비롯해 많은 방송인들은 인지도를 쌓은 후 이를 토대로 행사를 맡는다. 최근에는 아카데미와 같은 전문 MC를 양성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는 추세다. 이런 아카데미에서는 공채 개그맨과 아나운서들로부터 직접 강의를 해주며 현장MC를 양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이런 아카데미에서는 현장MC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트레이닝보다는 방송과 관련된 강의가 대부분이라는 것. 때문에 이미 일을 하고 있는 현장MC들은 직접 도움을 청해 함께 일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렇게 하면 나름의 인프라 구축과 더불어 간접적인 무대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개그맨 분들은 그냥 오셔서 즉석해서 하는 경우가 많아요. K자동차 회사에서 ‘A자동자 여러분 환영합니다’하는 식으로요. 워낙 자신 있는 분들이니까요. 경험과 준비 없이 행사 오면 다 무너져요. 연예인이라고 방송한다고 현장에서도 잘하는 게 아니에요. 철저한 준비가 가장 중요해요.”(현장MC B씨)
그리고 행사 관계자들은 나름의 인맥을 통해 MC를 섭외하고 있다. 때문에 일을 구하는 것 역시 경력자와 함께 일을 시작하는 게 다소 접근성에 용이하다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다수의 현장MC들은 나름의 인프라를 구축해두고 그 안에서 서로를 돕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현장MC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순발력이다. 안전사고, 출연자가 무대에 서는 것이 늦어지는 경우, 작은 음향사고까지 오롯이 현장MC들의 몫이다. 이런 순간마다 그들은 나름의 재치와 공연기획자와의 협의로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MC는 흥에 젖으면 안돼요. MC는 음향도 보고 있어야해요. 노래가 안 나오면 몇 분 동안 이렇게 되어야 하는지 물어보고, 너무 분위기가 업 되면 안전 문제 때문에 진정시키기도 해야 해요.”(현장MC A씨)
현장 MC의 임금은 경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능력에 경력이 받혀준다면 이름 있는 방송인보다 많은 돈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엔 고정적인 수입원을 가지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세월호 사건으로 수많은 공연이 최소 됐을 때, 메르스에 대한 공포가 확산됐을 당시, 현장MC들은 직업에 대한 위기감을 온몸으로 체험했다.
현장MC도 결국 방송 프로그램 속 MC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은 더욱 많은 사람들 앞에 서길 원하고 큰 무대를 갈망한다. 지금은 브라운관에서 쉽게 만날 수는 없지만 그들의 꿈은 한 곳을 바라보고 있다.
“‘MC 딩동씨는 언제까지 사전 MC만 할꺼에요? 거기까지에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제 꿈은 진행형인데 왜 마침표를 찍는지, 농담이었겠지만 비수에 꽂혔어요.”(MC딩동, KBS 쿨FM ‘박명수의 라디오쇼’ 중)
“요즘 여러 가지 방송을 출연하고 있어요. 현장 MC도 같이 하고 있고요. 저도 언젠가 있을, 유재석 형님처럼 ‘국민MC’라고 불리는 순간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방송인 허준)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