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저에게는 소피와 같은 또래 딸 아이가 있습니다. 처음 ‘맘마미아’를 할 땐 초등학생이었어요. 저는 바쁜 일정들로 책 한권 읽어주기도 어려운 엄마였죠. 미안하고 고맙고, 뭐 그런 감정들로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언젠가 제 딸도 제 품을 떠나겠죠. 언젠가는 지금의 제 나이가 돼 다시 엄마가 필요할거에요. 그렇게 ‘맘마미아’는 엄마인 제게 큰 의미를 가져다 준 작품입니다. -도나 역, 최정원”
“평소 ‘행복’을 주는 작품을 좋아하는데 ‘맘마미아’가 딱, 그런 작품이에요. 모든 것이 담겨있지만 무겁지 않고 객석 문 밖으로 나가는 순간까지도 가슴 따듯함이 이어지는 작품이죠. -도나 역, 신영숙”
한국에서는 어땠을까. 역시나 완벽하게 통했다. ‘맘마이아!’는 2004년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자마자, 가히 한국 뮤지컬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성과를 냈다.
초연 당시 114회 공연 기간 85%의 객석 점유율, 최단기간 동안 2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총 14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대중성과 완성도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빠른 속도로 입지를 굳혀 ‘국민 뮤지컬’ 반열에 올라 11년이 흐른 지금까지 그 명성을 유지해오고 있다.
무대는 그리스 지중해의 외딴 섬. 젊은 날 한때 꿈 많던 아마추어 그룹 리드싱어였으나 지금은 작은 모텔의 여주인이 된 도나(DONNA)와 그녀의 스무 살 난 딸 소피(SOPHIE)가 주인공이다.
도나의 보살핌 아래 홀로 성장해온 소피는 약혼자 스카이(SKY)와의 결혼을 앞두고 아빠를 찾고자 엄마의 처녀시절 일기장을 몰래 훔쳐본다. 그 안에서 찾은, 자신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있는 세 명의 남자에게 도나의 이름을 초청장을 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맘마미아!’는 이처럼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살면서 겪는 다양한 감정들을 담고 있다. 딸이자, 엄마의 이야기고 ‘사랑’을 하는, 혹은 ‘사랑’을 했던 모든 이의 인생담이다.
‘가족’ ‘사랑’ ‘우정’ 이라는 가장 보편적인 가치들을 통해 ‘인생’의 가장 빛나는 순간들을 노래한다. 아바의 낯익은 음악은 이 복잡 미묘한 감정들을 하나로 감싸 안는다. 이 과정에서 겪는 상처조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한다. 전 세대의 감성을 관통하고 시간이 지나도 지루하지 않는 힘은 여기에 있다. 나이가 들고, 위치가 변함에 따라 다시 보면 더욱 새로운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진 무대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인다. 대형 축을 이용해 전환되는 무대는 다양한 각도로의 전환을 용이케 해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효과적이다. 빠른 템포에 어울리는 속도감 있는 전환으로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다.
또한 작품에 사용된 총 22곡 중 단 한단어만 빼고 모두 원래의 가사 그대로 사용해 원곡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뜻도 모른 채 흥얼거렸던 가사들에 친절하게 의미까지 더해지니 흥겨운 노래 속에서 자연스럽게 웃음과 눈물이 흘러나오게 한다.
그때의 너와 나, 오늘의 우리와 내일의 우리를 동시에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아련한 듯 설레는 복합한 감정을 느끼게 하지만, 결국 미소를 짓고 문을 나서게 하는 따뜻함이 가득한 공연이다.
한편, 올해에는 ‘국민 뮤지컬’의 명성답게 더
뮤지컬 ‘맘마미아!’는 오는 6월 4일까지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