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남우정 기자] 데뷔 때부터 빵 터졌다. ‘외톨이야’로 데뷔를 한 씨엔블루는 데뷔곡으로 음악방송 1위를 하기까지 단 15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만큼 탄탄대로였다.
하지만 ‘외톨이야’는 씨엔블루에게 넘어야 할 벽이 됐다. 데뷔곡이 워낙 잘 됐기 때문에 이후에 발표하는 곡들도 1위를 하고 앨범을 정용화의 자작곡으로 채울 만큼 성장했지만 ‘외톨이야’와 비교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정용화는 솔직하게 ‘외톨이야’를 뛰어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에게 큰 슬럼프는 없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잘 되었고 뭘 해도 이슈가 되던 그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매번 잘 될 순 없는데 그랬다면 전 지금 빌보드 스타가 됐을 거다. 올해 들어서 7년차 밴드로서 큰 기복 없이 지금까지 왔다는 게 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한 번 더 뛰어 넘어야겠다는 생각은 한다.”(정용화)
매번 앨범을 발매하면서 씨엔블루는 정용화의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정용화 뿐만 아니라 이종현, 이정신도 자작곡을 실으며 음악적으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정용화는 자작곡을 부르는 게 진짜 씨엔블루라고 강조했다.
“자작곡은 어떻게 보면 결과가 나왔을 때 저의 독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도 오기가 생긴다. ‘외톨이야’를 뛰어 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래서 지금 자작곡을 하고 있는 씨엔블루가 진짜 씨엔블루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저희가 만든 앨범으로 초반에 받았던 관심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하면 계속 시도할 수밖에 없다. 그게 저희의 색이다.”(정용화)
이번 앨범 ‘블루밍’ 역시 씨엔블루의 자작곡으로 채워진 앨범이다. 타이틀곡인 ‘이렇게 예뻤나’는 정용화의 자작곡이고 이종혁 역시 자작곡 1곡을 실었다. 이정신은 첫 자작곡을 수록했다. 공을 들였지만 앨범에선 힘을 빼고 내려놨다.
“그 동안 어깨에 힘을 실었다면 이번엔 뺐다. 멤버 모두가 20대 후반으로 들어서고 7년차가 되고 했기 때문에 힘 좀 빼고 여유롭게 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다.”(이종현)
타이틀곡인 ‘이렇게 예뻤나’는 봄날에 듣기 딱 좋은 달달한 고백송이다. 정용화는 진짜 자신의 연애 스타일을 담았다고 했다. 기존엔 타이틀곡만 따로 썼다면 이번엔 써놨던 곡들 중에서 멤버들과 회사의 반응이 좋았던 곡이었던 ‘이렇게 예뻤나’를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
“‘이렇게 예뻤나’라는 말을 어떤 기사에서 보고 나서 가사를 썼다. 제 연애 스타일이 담겼다. 사실 전 이성에게 능글맞은 스타일이라서 이런 말을 해도 어렵지 않고 잘 소화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이 많이 담긴 곡이다. 느끼한 말이지만 그래도 들으면 기분 좋지 않나?(웃음) 들었을 때 기분 좋아질 것 같은 가사들로만, 여성 취향에 맞춰서 썼다.”(정용화)
↑ 사진=FNC제공 |
수록곡 중 하나인 ‘영 포에버’는 자전적인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곡이다. 7년간 달려온 씨엔블루를 되돌아보고 쓴 가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다. 노래를 만든 정용화도 가장 좋아하는 곡이고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제가 불면증이 있어서 밤에 잠이 오지 않을 때 썼던 곡이었다. 처음 데뷔할 때의 빵 터지는 기분과 체감이 오지 않으면 성공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고 그 시간이 길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계속해서 꾸준히 올라온 건데 힘들었었다. 이제 나도 어른인데 본보기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많았다. 그런 생각하면서 썼다. 그런 생각이 아예 없어지진 않았지만 가사를 쓰고 표현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예전에 비해서 제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음악으로 담아낼 수 있다는 걸 ‘영포에버’를 통해서 느꼈다.”(정용화)
“‘영 포에버’를 들려줬을 때부터 제 스타일이었고 타이틀곡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예전부터 정용화, 이종현이 노래를 쓰면서 팀을 이끌어 가는 부분이 있는데 부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씨엔블루의 음악을 책임지니까. 이번 앨범에서 이 노래를 듣고 저와 멤버들에게 도움이 됐다. 저희에게 메시지가 전해지는 곡이라 의미가 큰 곡인 것 같다.”(강민혁)
밴드로 7년차를 맞으면서 그 안에서 성장하고 고충을 겪기도 했지만 씨엔블루만큼 기복이 없는 팀도 드물다. 밴드를 하는 건 연애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럼에도 팀 문제도 없고 멤버 개개인도 사고 없이 잘 달려왔다. 이는 멤버간의 믿음과 올바른 신념이 자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였다.
“앨범을 내면서 이슈나 사고를 낸 멤버가 없었지만 분명 각 멤버마다 한 명씩 안 좋은 일들이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면서 좋은 일을 같이 기뻐하며 보냈다. 그것 자체로 저희가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이정신)
“멤버들과 만난 지 10년이 됐는데 부딪칠 수 있는 부분은 이미 어릴 때 다 정리가 됐다. 서로 이해하게 되고 더 좋아졌다. 밖에서 들었을 때 가장 듣기 좋은 이야기가 ‘어떻게 너희 4명이 모였니?’라는 말이다. 저희끼리 정말 잘 맞는다.”(이종현)
“학창시절엔 가족들이 절 키워줬다면 20대 초반부턴 멤버들과 함께 가면서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씨엔블루라는 의미가 엄청 크다. 항상 돌아보면 가족과 또 하나의 삶과 친구가 멤버들이라 엄청 든든한 나무가 있는 것 같다. 평생 함께 하고 싶고 씨엔블루는 제 마음속에 크게 자리를 잡고 있다.”(강민혁)
“지금은 다 따로 살고 있고 각자 여가를 보내는데 그래서 더 반갑고 가까워지는 것 같다. 이 일이 저에겐 천직이라고 생각한다. 아티스트를 안했다면 뭘 했을까 요즘 많이 생각한다. 일단 제 주변 친구들을 봐도 취업을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더라. 그런 걸 보면서 난 행복하게 살고 있구나 생각한다. 그 친구들이 어디 가서 ‘내 친구가 정용화야’라고 하는 게 정말 행복하다. 친구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다.”(정용화)
하나씩 마음속을 누르고 있던 무게를 내려놓으면서 씨엔블루는 한결 여유로워 졌다. 본인들은 ‘외톨이야’를 어떻게든 넘고 싶다고 했지만 자작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웠을 때부터 이미 밴드로서 그 단계는 넘어선 것이나 마찬가지다. 성장형 밴드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 씨엔블루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