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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재홍(3)은 평범했다. 드라마 속에서 시청자들을 웃음짓게 했기에, 그 기억이 남아있어 얼굴만 봐도 미소 짓게 하긴 했지만 평상시에는 '정봉이' 같지 않다. 다소 진중한 편이기까지 하다.
루게릭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친구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나선 절친한 친구들의 혈기왕성 코미디 영화 '위대한 소원'(21일 개봉 예정)의 갑덕이도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의 정봉이 캐릭터처럼 사고를 만들고 웃음을 주는 캐릭터다.
연달아 선보인 두 작품을 보면 실제 성격도 비슷할 것 같았는데 아니다. 안재홍은 "나는 재미있는 사람은 아니다"라며 "시나리오에 나온 대로 그냥 열심히 연기한 것뿐"이라고 했다. 학창 시절 때도 평범했다. "학생이라는 신분의 범주에 벗어나지 않게 적당히 평범하게 시간을 보냈다. 말썽을 일으킨 적도 없고, 가출해 본 경험도 없다"고 웃었다.
내향적인 그가 배우의 길을 꿈꾼 건 어렸을 때부터 영화 보는 걸 좋아했기 때문이다. 극장도 자주 갔고, 비디오 대여점 사장과는 두터운 친분이 생길 정도였다. 그는 "막연했지만 연극 영화과에 한번 가 보고 싶더라"고 회상했다. 이후 독립영화 등에서 열심히 차곡차곡 활동한 그는 지난해 '응팔'로 단박에 스타가 됐다.
"신기하고 부담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불편하지도 않고요. 기분 좋은 불편함이라고 할까요? 제가 어디 갈 곳을 못 가는 정도는 아니거든요.(웃음) 오디션 기회를 얻기 위해 친구들과 프로필 돌리다가 '언제쯤 사람들이 우리를 알아봐 줄까?'라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이렇게 되니 기분이 좋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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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소원' 촬영을 쉬는 날 서울에 가서 오디션을 봤어요. 정봉이 캐릭터에 대한 정보가 없었지만 하던 대로 연기했죠. 운이 좋게 맡게 된 것 같아요. 가끔 기사 댓글을 읽는데 드라마 방송 당시 '어릴 때 우리 동네에서 똑같은 형이 있었다'라는 글을 봤을 때 가장 좋았어요. 사람들의 추억까지 꺼내놓을 수 있었으니까 기분이 좋을 수밖에요."
"코믹한 영화를 좋아하고 사랑한다"는 그이지만 '응팔'의 캐릭터가 세서 그런지 비슷한 작품 출연 제의가 많이 들어오는 게 기분이 나쁘진 않을까. 안재홍은 "꼭 그런 작품 제의만 들어오는 건 아니다"며 차기작 '임금님의 사건 수첩'에 대해 언급했다. 조선의 임금과 그를 따르는 사관이 나라를 뒤흔드는 거대한 음모를 함께 파헤쳐 가는 이 영화에서 안재홍은 장원급제한 인물을 맡았다.
"비슷한 모습도 볼 수 있겠지만 비범함도 있어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은 바람은 다양한 작품에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고 싶은 거예요. 어떤 생각이나 계획을 할 시기나 단계는 아닌 것 같고요. 그냥 앞으로 잘 걸어가고 싶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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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igun@mk.co.kr/사진 강영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