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청정예능의 탄생이다. ‘공간이 바뀌면 가족이 변한다’는 기획의도 아래 탄생한 tvN 예능프로그램 ‘렛미홈’은 과거 예능프로그램 ‘러브하우스’가 전해주었던 공익성과 편안한 웃음을 전해주며 색다른 집방(집+방송)의 등장을 알렸다.
문제가 많은 ‘내 집’을 고치고자 하는 간절함으로 많은 이들이 ‘렛미홈’의 문을 두드린 가운데, 24일 첫 방송된 ‘렛미홈’의 첫 문을 연 주인공은 시할머니와 시아버지, 남편과 6개월 된 아들까지 4대가 함께 사는 며느리였다. ‘결혼 6년차 주부’로 자신을 소개한 신청자는 남편과 함께 6개월 된 아들을 놓고 바로 생활전선에 뛰어들었으며, 시아버지와 시할머니가 며느리 대신해 육아를 책임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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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문제는 위생과 안전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내려앉는 천장과 꼼짝도 하지 않는 창문은 가정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었으며, 환기를 못해 습한 집안 곳곳에는 곰팡이가 피고, 천장의 빈 공간에 애벌레가 서식하는 등 위생문제도 심각했다. 심지어 윗집 누수로 인해 천장자재가 물을 먹으면서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는’ 시한폭탄까지 안고 살고 있는 상황이었다.
4대 가족을 위해 8명의 홈 마스터즈가 뭉쳤고, 5인의 홈 마스터즈는 이들을 돕기 위해 짖겁 움직이기까지 했다. 먼저 MC 이태란과 인테리어 전문가 박태원 디자이너는 직접 주인공의 집을 찾아가 정밀점검에 들어갔으며, 가족들의 동의를 받고 대대적인 변신에 돌입했다.
약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진행됐던 공사가 끝난 후 4대 가족의 집은 ‘기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크게 달라져 있었다. 문제로 지적됐던 천장은 친환경 시멘트를 사용해 더 튼튼해졌으며, 화장실 세면대와 벽 곳곳에 피었던 곰팡이들은 깔끔하게 제거돼 있었다. 오래된 가구들은 철거되는 대신 공간은 최대한 절약하면서도 수납공간은 최대로 만들면서 많은 물건들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180도로 달라진 집의 풍경에 4대 가족은 “너무 좋아서 말이 안 나온다. 기대 이상”이라며 감격의 눈물을 보였고, 이들의 감동은 스튜디오를 가득 채우며 MC들과 박태원 디자이너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이날 ‘렛미홈’이 전해준 감동은 단순히 집이 아름답게 변해서가 아니었다. 죽은 아내를 그리워하는 시아버지를 위해 시어머니의 유품인 가구를 불만 없이 쓸 정도로 4대 가족 며느리의 고운 심성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출연진 뿐 아니라 제작진 또한 ‘자극’을 최대한 배제하고 가족에 포커스를 맞춰 사연의 주인공에게 가장 적합한 방식으로 집을 고치면서 ‘착한예능’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주었다.
‘렛미홈’의 또 다른 볼거리는 MC들의 케미였다. 불법 도박논란 이후 자숙의 시간을 보냈던 김용만은 오랜만에 MC로 나섰음에도 변함없는 진행 실력을 보여주었다. 자신의 최대 장기인 ‘착한예능’으로 돌아온 김용만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프로그램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며 ‘역시 김용만’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끔 했다. 처음으로 예능에 도전하게 된 걸그룹 걸스데이의 멤버 소진과 예능에서 보기 힘든 얼굴로 꼽히는 이태란의 진행 실력 역시 기대 이상이었다.
아쉬움도 있었다. 지나치게 착하다보니 예능프로그램임에도 예능적인 재미를 크게 살리지는 못했던 것이었다. ‘집방’의 원조라고 불리는 ‘러브하우스’의 경우 높은 공익성과 더불어 예능적인 재미를 극대화 시킨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오래도록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프로그램 안에서 예능적인 재미를 찾는 것이 ‘렛미홈’이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은 ‘렛미홈’이 제2의 ‘러브하우스’로 또 다른 집방트랜드를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