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tvN 드라마 ‘시그널’을 통해 연기논란도 연기력으로 극복하며 큰 사랑을 받았던 이제훈이, 다시 한 번 수사물로 돌아왔다. 영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하 ‘탐정 홍길동’)서는 ‘시그널’과 다른 캐릭터, 잔인하면서도 사이코패스 같은 탐정으로 변한 것. 비슷한 느낌을 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이제훈의 연기는 드라마와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스스로 두려울 수도 있겠지만 도전하려고 했어요. ‘시그널’은 현실에서 나오는 이야기이면서 과거와 현재를 잇는 판타지이죠. 사람들이 믿어줄까에 대한 부분이 있었지만 작가님이 쓰신 다른 작품을 보면서 ‘이 작가님은 장르물로써 좋은 이야기를 만들 수 있지를 감탄했고 출연하고 싶다고 했어요. 작가님의 네임 밸류를 떠나서 작품이 정말 훌륭했고요.”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전적으로 감독님이라서 가능하지 않았나 싶어요. 전작 ‘늑대소년’도 마찬가지지만, ‘남매의 집’ ‘짐승의 끝’을 보면서 어둡고 우울한 세계를 그렸던 조성희 감독님이 펼치는 한국적인 히어로가 호기심을 굉장히 자극했죠. 그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연기적인 재미도 있겠다 싶었어요. 싸움도 못하고 총질이나 거짓말만 잘 하는데 어떻게 사건을 해결하는 지, 또 거짓말로 사람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게 재밌었던 것 같아요”
사건을 해결하고, 누군가를 쫓는다는 설정은 ‘시그널’과 상당히 비슷하지만 이제훈이 연기한 홍길동은 박해영과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시그널’보다 먼저 촬영을 마쳤던 ‘탐정 홍길동’이었기에 이제훈에게도 의미가 특별했을 것.
“이런 설정을 가진 캐릭터를 쉽게 볼 수 없어요. 보통 정의감을 가지고 굉장히 싸움도 잘하고, 나쁜 놈들을 무찌르겠다는 열정이 넘쳐서 이 세상을 수호하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을 할 텐데, 그렇지 않으면서 신념도 없고 하고 싶고 하기 싫은 게 명확하죠. 사건이 있으면 해결을 하는데 무서울 정도로 집요한 인물이지만 그 이면에는 20년 동안 찾지 못한 원수를 찾겠다는 복수심을 가지고, 그 복수의 대상이 납치되면서 손녀 2명을 데리고 다닌다는 게 무섭더라고요(웃음).”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그런 복수심과 사악한 면을 가지고 행동하는 인물이 어떻게 영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지가 아이러니 했어요. 주인공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야하는 캐릭터인데, 이게 잘 표현이 될까, 또 그런 설정이 독특하고 흥미로우면서도 어떻게 감독님의 스타일로 구현될까 관객 입장으로 궁금하기도 했어요.”
이제훈은 ‘시그널’의 대사량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었다. 프로파일러라는 설정의 캐릭터가 내뱉는 대사의 양은 A4용지 한 장을 가득 메우고도 남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영화에서의 대사량도 ‘시그널’ 못지않았다. 이에 이제훈에게 평소 기억력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순간 기억력은 좋아요. 이번도 그렇고 ‘시그널’도 그렇고, 대사를 할 때 ‘이렇구나’라고 인지했는데 연결해서 보니 상당히 많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다시 대사를 읊어볼 수 있냐고 하면 못할 것 같아요(웃음). 옛날 기억들, 학창 시절 얘기를 친구들과 나누면 거의 기억을 못해요.”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탐정 홍길동’은 ‘사라진 마을’이라는 부제와 함께, 내용에서도 2편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이제훈이 연기하는 차가우면서도 따뜻한 캐릭터의 매력에, 다시 한 번 그 모습을 보고 싶다는 관객들의 반응도 많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후속작이 나오는다는 전제는, 많은 관객들이 진짜 사랑을 주셨다는 거잖아요. 그게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부분에 가장 큰 요소인 것 같아요. 이런 세계를 만들고 캐릭터를 창조했다는 게, 이번 작품으로만 마무리 짓기엔 스스로 아쉽고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이 길동이 비긴즈 같은 느낌이고, 다음 작품에는 세상을 구하려고 세상을 지배하려는 세력에 도전하고 물리치려는 길동의 이야기로서 펼쳐지길 바랄 것 같아요.”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