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배우 김민희가 돌아왔다. 이번엔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를 통해 매혹적인 자태를 드러낸다. 그만의 확실한 색깔을 스크린에 펼쳐놓으며 만개한 연기력을 보여준다.
영화 ‘아가씨’(감독 박찬욱)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 받은 하녀와 아가씨의 후견인까지,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된 ‘아가씨’는 박찬욱 감독의 세 번째 경쟁부문 진출작이기도 하다.
↑ 사진=정일구 기자 |
“시나리오를 받아 영화를 상상하면서 읽었는데, 영화적으로 특색 있고 재밌다고 생각했다. 박찬욱 감독님 스타일도 있으니 그걸 상상하며 읽었다. 그려질 그림들이 기대가 됐다. 배우로서 다채로운 감정들을 한 작품 안에서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게 흥미로웠고 즐겁게 촬영했다.”
김민희는 ‘아가씨’에서 우아하고 기품 있는 귀족의 모습은 물론, 순진하고 가녀린 듯한 모습 이면에 날카로운 표정과 눈빛을 담아낸다. 특히 이번 작품은 다양한 감정 연기를 표현해내는 것뿐만 아니라, 일본어 연기부터 베드신까지 그에게 처음이자 도전해야할 부분이 많았다.
“일본어 연기를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준비를 굉장히 많이 했었다. 촬영 전 3개월 정도 일본어 수업을 받았고, 일본어를 소화하는 촬영 현장에는 일본어 선생님이 있었다. 후시 녹음 때에도 완벽한 발음을 위해 끝까지 노력했다. 일본어가 되게 빠른 편인데, 따라하느라 힘든 부분도 있었다.”
그의 값진 노력은 낭독회를 여는 장면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길고 빠른 일본어 대사는 물론, 여유롭게 강약을 조절하며 감정까지 넣어 소화하는 모습에선 김민희의 폭 넓은 연기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낭독회를 하는 장면에서 히데코는 배우가 된다. 남자 흉내를 내기도 하고, 때론 여성의 목소리를 극대화 시키면서 1인 다역을 소화한다. 다양한 변화가 스스로 어렵기 보다는 재밌게 느껴졌다. 일본어로 소화해야 했기 때문에 많이 준비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숨을 쉬는 타이밍은 그냥 내 감정에 맡겼었다. 맛깔나게 표현해야 하는 것들은 선생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 사진=정일구 기자 |
“‘아가씨’를 봤을 때 내 연기는 관객 입장에서 보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다른 부분을 즐기면서 봤던 것 같다. 김태리의 연기도 너무 좋았다. 아마 다음 작품도 굉장히 좋을 것 같고, 좋은 배우로 성장할 것 같은 느낌이 있다. 김태리가 연기한 장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하정우와 소매치기 아지트에서 대면하는 장면이다. 그 외에도 다 좋았다.(웃음)”
김민희는 ‘아가씨’로 또 한 번 만개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훨씬 단단하고 성숙해진 모습으로 적극적으로 스크린을 활개 치고 있는 그는 연기 자체를 즐기며 다양한 캐릭터와 작품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일하는 것 자체를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걸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힘들 수 있지만 그냥 즐기고 싶다. 그렇게 즐기고 어떤 놀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일하면서도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연기할 때는 그때 그 감정에 충실한다. 또 내가 하는 것에 대한 믿음이나 확신을 가지고 연기한다. 어떤 인물을 연기하는 사람은 나이고, 내 몸을 통해서 나오는 것들이기 때문에 감정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해서 연기하는 게 틀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꾸준히 영화로 대중을 만나고 있는 김민희는 현재로선 영화에 주력하고 싶다고 했다. 영화 자체가 좋고, 그 작업이 즐겁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작품을 고를 때 어떤 변화를 생각한다거나, 무언가를 의도해서 작품을 고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금 변화를 주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고르는 건 아니다. 그 순간순간 들어온 작품에서 끌리는 작품을 선택했다. 그러다보니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냈고, 연기에 충실하게 됐다. 앞으로도 들어오는 작품 안에서 고를 생각인데, 변화가 또 생길 수도 있고 안 생길 수도 있다.(웃음)”
↑ 사진=정일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