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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버스킹] 초심으로 돌아온 최고은, 나무같이 편안한 노래

기사입력 2016-06-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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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스타 남우정 기자]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의 음악은 꽃처럼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나무처럼 깊고 은은한 향이 느껴진다. 나무 그늘의 편안함도 느낄 수 가 있다. 나무로 둘러싸인 최고은의 작업실을 들어선 순간 그가 나무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고은과 이야기를 나눴던 장소는 그의 작업실. 작은 녹음 부스 정도를 생각했지만 눈앞에 그려진 공간은 지하라곤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큼지막했고 소품까지 신경을 쓴 느낌이었다. 이 공간의 주인공은 나무일지도 모른다. 커다란 녹음실 한 면은 나란히 쌓인 목재로 채워졌고 나무로 만든 긴 테이블과 소품들이 돋보였다. 최고은의 이번 앨범 프로듀서인 황현우 씨는 “나무로 한쪽 면을 채웠는데 녹음할 때 악기 소리 자체가 다르다”라고 전했다.

약 2년 만에 발매된 최고은의 앨범 ‘XXXY' 역시 이 공간에서 만들어졌다. 작년 가을에 나올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시간이 길어졌다. 녹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최고은답게 꾸준히 녹음을 하면서 부족한 점을 채웠다. 그러면서 악기를 덜어내는 시도를 하게 됐고 발매 시기가 미뤄졌다.

“녹음을 하다 보면 악기를 첨가하는 건 쉽다. 그렇지만 덜어낼 땐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 그게 시간이 늘어나게 된 원인 중 하나였다. 애초에 기획을 할 때부터 목소리에 집중하기로 한 앨범이었다. 그걸 무너트리려고 하다 보니 시간이 걸렸다.”(황현우)

남녀의 염색체를 표현하는 방식인 ‘XXXY'를 앨범 타이틀로 정했다. 타이틀에서 느껴지듯이 이번 최고은의 EP는 남자와 여자를 전반에 드러낸 앨범으로 사랑 이야기가 가득 담겼다.

“‘남과 여’를 가제로 정했었는데 남녀의 사랑에 대해서 얘기할 만큼 스스로 로맨틱한가 생각해봤다. 그래서 ‘남과 여’ 보다는 성을 덜어낸 존재로 보자는 느낌을 주고 싶었고 과학에 관심이 많은 분이 ‘XXXY'를 추천해줬다. 흔한 사랑 이야기라기 보단 그런 대화가 아니라고 괜찮은 노래가 많다. 우리가 듣는 노래들의 80~90%가 사랑 이야기이고 사랑 도사들이 많은데 제가 첨언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런 입장 보단 관계에 대해서 접근하려고 했다. 듀엣곡이 있다 보니 사랑이라고 하지 않아도 그런 느낌이 나지 않을까 생각했다.”(최고은)

최고은의 말처럼 이번 앨범엔 듀엣곡이 3곡이나 들어갔다. 최고은으로서는 새로운 시도이기도 하다. 최고은의 파트너는 한 대수, 이승열, 김선욱 세 사람이다. 세 사람 모두 보컬색이 유니크하다고 느낄 정도로 다르다. 듀엣 파트너 선정 기준에 대해 묻자 최고은은 “제 취향이다”라며 웃었다.

“이승열 선배님은 제가 대학교 때부터 팬이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존경하던 분으로 지금까지 냈던 앨범을 모두 전달해드렸다. ‘순간에 바로 서서’는 혼자 불러도 될 노래인데 앞뒤로 가사를 넣어서 듀엣곡으로 만들었다. 이승열 선배님께서 들어보시고 참여를 해주셨다. 김선욱과 부른 ‘이프 아이’는 사실 이승열 선배님과 불러보고 싶었는데 작업 방식이 길어지고 덜어내면서 노래 방향이 다르게 잡혔다. 그래서 생각이 났던 게 김선욱이었다. 한 대수 선배님과는 트리뷰트 공연에 참여를 하면서 인연이 이어졌다. ‘애즈 포에서’(As forever)는 한 대수 선배님 정규 앨범에 제가 참여하게 되면서 곡을 주셨다. 듀엣을 떠나서 사심 가득한 작업이 됐다. 워낙 좋아하는 목소리들이라 보니 같이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듀엣 치고 너무 큰 한 방을 날리지 않았나 싶다.”(최고은)

수록곡인 ‘리슨 투 더 라디오’(Listen to the radio), ‘오픈 더 도어’(Open the door)등을 들어보면 유달리 생활 소리가 귀를 두드린다. 고양이 잭슨을 부르는 소리나 창 밖 새소리까지 생생하게 살아있다. 정규 앨범에서도 그러했듯 이번 앨범도 원테이크 녹음 방식을 고수했다.
사진=올윈 제공
↑ 사진=올윈 제공

“노래를 나눠 가면 감정이 흐트러진다. 감정선로 만들어가는 게 좋았다. 기타 연주도 같이 가길 원했다. 조금씩이라도 실수가 있으면 놔줬지만 아니면 다시 녹음을 했다. 한 번에 하는 게 확실히 만족도가 있다.”(최고은)

“노래를 5번 정도 연속으로 불러서 편집하면 좋게 만들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저희와는 가치 기준이 다른 것 같다. 원테이크라서 음질이 아쉽다고 하기도 하지만 느낌이 살아있다고도 한다. 저희의 가치로는 레코딩은 저장이다. 편집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음악이 최고은을 담고, 그 순간을 담고 있는 게 목표이자 노력이다. 5년 뒤에 들어도 부끄럽지 않게 노력하는 것이다.”(황현우)

최고은은 ‘XXXY'의 곡들이 하나의 선처럼 이어져 있다고 표현했다. 1번 트랙부터 7번 트랙까지, 아침에 해가 떴을 때부터 해가 지는 빛의 흐름처럼 보여져 이동할 때 듣지 좋은 앨범이다. 그리고 그의 첫 EP ’36.5℃‘와도 연결된 앨범이다.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그 때의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첫 EP는 악기 편성이 단촐하게 됐고 목소리가 주가 됐던 앨범이다. 두 번째는 실험적, 세 번째는 영상 위주의 앨범이었고 다음에 정규 앨범을 냈더니 4년이 지났다. 목소리도 신체 일부라서 나이가 들면 달라지는데 전 원래 초심, 원석 같은 느낌이 돌아올 수 있게 하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밴드 사운드는 풍성해졌는데 목소리가 변했더라.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고자, 목소리를 중심으로 만들었다. 아주 갓난 아이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조금 더 단단하고 선명해지게 살을 붙였다. 4번째 EP지만 2-1 EP라고 얘기하기도 한다.”(최고은)

상쾌하게 아침을 시작해 차분하게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정이 살아있는 앨범이다. 푸른 숲과 나무를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처럼 듣는 것만으로 편안해진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간 앨범이기 때문에 최고은은 목소리에 집중해서 듣길 원했다.

“노래를 잘한다는 건 여러 모습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생각하는 게 소리가 시원하거나 고음이 잘 내는 거더라. 이번 앨범에서 전 소리를 지르거나 하지 않는다. 멜로디에 얹어가는 스타일로 편안하게 하려고 했다. 앨범을 내고 들었던 평중에서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노래가 좋을 수 있다’는 말이 가장 감사했던 것 같다.”(최고은)

6월4일 앨범 발매 공연을 개최하는 최고은은 이를 시작으로 다양한 활동을 선보이려고 한다. 매달 한 번씩 열리는 작업실인 스튜디오 로그에서 ‘이얼스 업’(Ears up)이라는 공연도 진행하고 있다. 좁은 공간이지만 그 어느 때보다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기회다. 7월 중 이번 앨범과는 색이 맞지 않아 아쉽게 수록하지 못한 한국인과의 듀엣곡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앨범이 제 스스론 대중적이라고 생각해서 한 대수 선배님께 들려드렸는데 크게 웃으시더니 ‘역시 최고은, 현실하고 타협하지마’라고 하시더라. 나중에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게 될 거라고 하셨는데 결국은 자기 색을 찾으라고 하신 말 같다. 여전히도 그건 모르겠지만 장르보단 ‘최고은답게 만들었네’라는 말을 듣는 게 정착지였으면 좋겠다.”(최고은)

남우정 기자 ujungnam@mkculture.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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