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이진아는 2014년 SBS ‘K팝스타4’ 당시 심사위원 박진영이 만점을 주는가 하면 전 심사위원으로부터 천재 칭호를 받은 바 있다. 방송 종료 후 유희열 소속사 안테나뮤직에 둥지를 튼 그의 데뷔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있었다.
그리고 이진아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9일 오후 서울 신사동 M아카데미 콘서트홀에서 이진아 데뷔 싱글 ‘애피타이저(Appetizer)’ 발매 기념 음감회가 진행됐다.
이번 앨범은 이진아가 올해 계획 중인 ‘진아식당’ 타이틀의 프로젝트의 첫 걸음이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배불러’와 ‘라이크 앤 러브(Like &Love)’ 총 2곡이 수록됐다. 두 곡 모두 이진아가 작사, 작곡했으며 각각 유희열, 신재평(페퍼톤스)이 편곡에 참여했다.
‘배불러’는 꼼짝없이 짝사랑에 빠져, 그 사람을 생각만 해도 배부른 심정을 ‘이진아스러운’ 화법을 통해 밀도 있는 감정선으로 표현했다. 재즈 베이스에 과감하고 다양한 악기편성이 돋보이는 곡이다.
‘K팝스타4’로 대중성을 갖춘 이진아는 ‘배불러’를 통해 그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마음껏 펼쳐보였다. 그런데 왜 또 ‘먹는’ 이야기였을까.
이에 대해 이진아는 “‘배불러’는 ‘냠냠냠’과 비슷하게 또 먹는 이야기라 사실 우려하긴 했다”면서도 “처음 내가 쓴 루프가 도입부인데, 세 글자여야만 하겠더라. 그 세 글자로 배불러가 적합한 것 같아서 먹는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K팝을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의 음악과도, 인디 성향을 띤 음악과도 차별화된 이진아만의 작법과 스타일은 타이틀곡 제목처럼 귀를 배불려주는 음악이라는 평이 다수.
이에 대해 이진아는 “디즈니 만화영화를 좋아하는데 나도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대중이 보는 결과물은 재미있고 행복을 줄 수 있는데, 그걸 만드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하고 많은 기법과 기술을 넣은” 음악 말이다.
이진아는 “듣는 분들은 재미있고 좋기만 하면 되지만 만들 때는 기술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최선을 다한 음악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부터 추구해오던 (음악적) 방향성은 늘 같았는데 이번에는 더 좋은 지원 속에서 작업할 수 있어서 퀄리티가 높아졌고, 내가 생각했던 그림과 조금은 더 비슷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작업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무엇보다 ‘K팝스타’ 당시 쏟아졌던 극찬은 영예로우면서도 부담스러운 훈장이었다고.
이진아는 “‘K팝스타’ 때 많은 칭찬을 받았다. 하지만 데뷔 앨범을 낼 때 어떻게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할지 걱정도 많았고, 어떤 노래를 해야 하나 부담도 됐었다. 그런데 그런 마음을 가지다 보니 더 안 되더라. 원래 쉽게 만들던 내 마음 속에 복잡함이 생겼고, 그래서 더 오래 걸렸던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진아는 “그런 게 많이 신경 쓰였지만 버리고, 완벽한 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며 작업했다. ‘K팝스타’ 때 만든 노래도 완벽한 노래는 아니었고, 내가 하고싶은대로 했던 음악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똑같은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희열은 또 “호불호는 있겠지만 다른 지점을 분명히 지닌 아티스트”라며 “진아에게 바라는 건, 우리나라에도 이런 아티스트가 있다는 걸 보여주고
이번 앨범을 시작으로 ‘진아식당’ 3부작을 내놓을 예정인 이진아는 “재미있게 들어주시면 좋겠고, 내 음악을 듣고 행복해지시면 좋겠다. 내 음악을 통해 작은 미소를 지으셨으면 하는 게 내 꿈이다”라는 소박한 꿈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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