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훈 기자] 작업실은 뮤지션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다. 가사를 썼다 지우길 반복하고 마음에 드는 멜로디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공간이다. 귀엽기만 했던 ‘경기도의 딸’ 키썸은 서울이 한 눈에 들어오는 ‘옥탑방’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다시 팬들의 곁으로 돌아왔다.
키썸은 최근 새 미니앨범 ‘뮤직’(MUCIK)을 발매했다. ‘노잼’(No Jam)과 ‘맥주 두잔’ ‘자유시간’ 등 총 다섯 곡이 수록됐다. 그는 모든 트랙에 작사는 물론 작곡, 편곡까지 참여했다. 발매 직후 음원차트 상위권에 진입하며 지금까지도 팬들의 귓가에 울려 퍼지고 있다.
↑ 디자인=이주영 |
“‘맥주 두 잔’은 가장 외로울 때 나왔던 노래예요.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보냈고, 제가 주량이 맥주 두 잔 이상인데 항상 일을 나가야 하니까 두 잔밖에 못 마시는 애환을 담았죠. ‘맥주 두 잔’이 다음날 딱 적당한 주량이고 맥주 두 잔을 마시면 기분이 좋고 그런 느낌을 받는, 두 잔이니까.(웃음) 그냥 있는 그대로 썼던 거 같아요.”
‘뮤직’은 한 편의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생에서 ‘노잼’을 느끼고 ‘맥주 두 잔’을 마시고 기분 전환 후 ‘자유시간’을 만끽한다. 작업실인 ‘옥타빵’에 들어가 작업, ‘커버 업’(Cover UP)으로 자신을 감춘다. 2015년 10월 이후 음악작업에 매진했던 키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셈이다.
“키썸의 색깔이 묻어있는 앨범이고 키썸 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이고 그러면서도 공감을 살 수 있는 음악이라면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쓴 곡들이고 다 제 경험이거든요. 제가 느낀 경험, 혼자 느꼈던 감정들을 음악에 표현했는데 공감해주시고 그러니까 더 좋았어요. ‘이 앨범은 내 앨범이니까 내 얘기를 하는 게 맞는데 이걸 사람들이 좋아해줄까?’ 했어요.”
“‘옥타빵’은 정말 오롯이 제 이야기거든요. 제 주변 사람들은 이 노래를 가장 좋아해주더라고요. 제가 그 곳에서 생활하는 걸 봤으니까 그런가 봐요. ‘옥타빵’을 가장먼저 썼고, 이 노래가 없었다면 이 앨범도 없었어요. 어쩔 수 없이 애정이가는 곡이고, 그냥 이 앨범의 기둥인 것 같아요. 옥탑방은 제 작업실이고 집은 따로 있어요. 그런데 집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여름에 덥고, 겨울엔 너무 춥고. 거기서 함부로 자면 입 돌아가요.(웃음)”
오랫동안 준비해 나온 신보였지만 정규가 아닌 EP앨범이었다. 팬들은 물론 키썸 역시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키썸은 이 모든 것을 오랫동안 음악을 하기 위한 경험 중 하나라고 여기고 있었다.
키썸은 항상 수식어를 달고 다닌다. 경기도 버스 광고에서 활약했기 때문에 ‘경기도의 딸’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었고, 대중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예능프로그램이었던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출신이라는 말도 늘 함께했다. 지겨울 법도 하지만 키썸은 이 모든 것에 감사하다는 마음뿐이었다.
키썸이라는 이름은 뮤직(MUSIK)을 거꾸로 옮겨 만들어졌다. 단순한 반전이 그의 이름이 됐고 이를 다시 뒤집어 첫 번째 EP앨범명으로 내걸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앨범 속 멜로디와 가사에서는 그의 개성이 뚜렷했다. 첫 결과물에 승부수를 띄운 키썸의 성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저는 그냥 처음을 마지막처럼
유지훈 기자 ji-hoon@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