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언니 걸그룹’ 대열에 오른 원더걸스가 데뷔 9년 만에 드라마틱한 변화를 시도한다. 새 싱글 ‘와이 소 론리’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프로듀서 박진영의 곡 아닌 자작 타이틀곡으로 돌아온 것이다.
5일 0시 공개된 새 싱글 타이틀곡 ‘와이 소 론리’는 원더걸스가 처음 시도하는 레게팝 장르의 곡으로 멤버 선미 혜림, 작곡가 홍지상이 공동 작곡하고 유빈 선미 혜림이 작사했다.
데뷔 후 줄곧 JYP 대표 프로듀서 박진영이 쓴 타이틀곡으로 활동해 온 이들로서는 그를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대변혁이다.
미쓰에이, 갓세븐, 트와이스 등 소속 아이돌 그룹 대부분 박진영 아닌 타 작곡가의 곡을 타이틀곡으로 뽑으며 JYP엔터테인먼트의 시스템적 변화를 짐작하게 한 데 이어 원더걸스마저 ‘탈박(진영)’ 행보에 함께 하며 방점을 찍은 것. 그 배경은 무엇일까.
“PD님(박진영)이 자작곡으로 하라고 통보하셨어요. 지난해 ‘I FEEL YOU’ 발매 후 단톡방에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시며 ‘이젠 너희 타이틀곡 내가 안 쓸테니 너희가 만들어 가져오라’고 하셨죠. 지난 앨범 작업 하는 걸 보시고 우리에게 믿음을 갖게 되셨나 봐요.”(선미)
이들은 일명 ‘송라이팅 캠프’를 거쳐 “가장 대중적이고 선호해줄 것 같은 곡”을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 원더걸스의 송라이트 대표 주자이던 예은의 곡이 타이틀에서 밀려났다는(?) 점 역시 눈에 띄는 변화. 그만큼 멤버 전원의 역량이 성장했다는 방증이다.
‘와이 소 론리’는 중독성 있는 기타 리프와 다채로운 리듬의 변화에 따른 분위기의 전환이 매력적인 노래로, 시니컬한 내용을 위트 있는 가사로 표현해낸 점이 인상적이다.
또 다른 수록곡 ‘아름다운 그대에게’는 선미와 유빈, 혜림, Frants가 작사, 작곡한 곡으로 70년대 밴드 사운드 특유의 느낌이 담겨 있다. ‘스위트 앤 이지’는 여름에 듣기 좋은 팝락 장르의 곡으로 유빈, 예은, 홍지상이 작곡했으며, 유빈과 예은이 작사했다. 곡마다 멤버들의 4색 컬러가 유연하게 담겼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네 명의 색이 다 다르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더 많은, 넓은 스펙트럼으로 작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아요.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우리조차 앞으로 뭐가 나올 지 알 수 없는, 그런 게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선미)
자작곡을 쓴다는 건 이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우리가 쓴 이야기니까 더 자연스럽게 담아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직접 가사를 쓰면서 진솔하게 쓸 수 있는 것 같아요.”(유빈)
원더걸스뿐 아니라 다수의 걸그룹, 나아가 아이돌들이 스스로 곡을 쓰는 데 도전하는 것에 대해선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 아닐까 싶다”고 분석했다. 예은은 “‘우린 (자작곡을 하니까) 특별하다’고 강조할 수 있던 시기는 지난 것 같다”며 “상업적으로 완성된 음악에서 이제는 조금씩 성장해가면서 자기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단계에 온 것 같다”고 언급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이번 앨범에 대한 만족
새로운 도전과 함께 대중 앞에 선 원더걸스는 ‘와이 소 론리’를 통해 밴드 세션 구성뿐 아니라 댄스 콘셉트로도 활동할 예정이다.
psyon@mk.co.kr/사진 JYP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