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MBC ‘일밤-진짜 사나이’의 개그맨 특집이 포문을 열었다. 일단 웃음은 합격점이지만 왜인지 시청자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다. 웃음과 진정성, 그 사이에서 제작진은 갈팡질팡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10일 오후 방송된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에서는 동반입대 특집이 끝나고 개그맨 특집이 새롭게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개그맨 특집에는 윤정수, 김영철, 문세윤, 황제성, 양세찬, 김기리, 이진호, 허경환이 참여했다.
이날 개그맨들은 입대 전 각종 고민들로 하루를 보냈다. 황제성과 김기리는 김국진과 임하룡을 찾아가 조언을 들었다. 양세찬은 형 양세형의 손에 머리를 맡기고 군인 머리로 탈바꿈했다. 황제성은 혼자 집에 있을 아내와 다정한 한 때를 보냈고, 문세윤은 먹을 것을 걱정하며 주변 개그맨들과 머리를 맞대 아이디어를 냈다. 이진호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묘를 찾기도 했다.
↑ 사진=진짜 사나이 방송 캡처 |
백마부대에 입대하는 날, 개그맨들은 서열 순위를 듣고 난감해했다. 김영철은 7년 선배인 윤정수보다 높은 일병을 달았다는 것에 불편함을 드러냈다. 윤정수도 마찬가지였다. 까마득한 후배들이 자신과 같은 이병을 달고, 심지어 이진호의 “그럼 동기니까 윤정수 씨가 되는 거냐”는 말에 어처구니 없어했다.
이들은 전입신고를 끝으로 본격적인 군대 생활을 보여주게 됐다. 특히 입대 시기가 유격 훈련 시가와 같았기 때문에 이들은 더욱 심란함을 감추지 못했다. 묘한 서열이 빚어내는 갈등과 웃음, 유격 훈련, 동료 부대원들과의 에피소드들이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돼 눈길을 모았다.
새로운 특집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일단 ‘웃음’ 면에서는 합격점이라는 평이다. 많은 누리꾼들은 이들이 전입신고를 하면서 “백마부대의 말발굽이 되겠다” “독수리 그 자체의 분신이 되어 적군들의 팬티를 독수리 발톱으로 찢어놓겠다” 등의 각오를 전한 것이 웃음을 자아내기 충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족한 시청자들보다는 우려를 표하는 시청자들이 훨씬 많았다. 전입신고에서 서로 웃기려고 ‘무리수’를 던지는 개그맨들의 모습에 일부 누리꾼들은 “언제부터 전입신고가 개콘이 됐냐” “전입신고에서 웃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어처구니 없어했다. 한 시청자는 “‘진짜 사나이’의 부제목이 ‘리얼입대 프로젝트’ 아니냐. 어디에서 ‘리얼’을 찾을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 사진=진짜 사나이 방송 캡처 |
웃음이냐, 진정성이냐. 이 질문은 개그맨 특집에 참여한 개그맨들 또한 치열하게 고민한 지점인 듯 했다. 김기리는 전입신고 당시 “진지하게도 해야 될 것 같고 웃기고도 싶은데 결정을 못한 상태였다”고 속마음을 드러냈고, 입대하기 전 개그맨들은 진정성이 제대로 담기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우려를 조심스럽게 전하기도 했다.
‘진짜 사나이’라는 프로그램 특성상 개그맨들은 마냥 웃음만을 욕심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 ‘리얼 입대 프로젝트’라는 기획 취지에 맞게 진정성 있는 태도로 병영 생활을 전하는 것이 이들의 임무. 하지만 개그맨 특집이라는 이름에 기대를 드러냈던 시청자들을 만족하게 해주려면 마냥 ‘진지’만을 추구할 수도 없다.
진지함과 웃음 사이에서 줄타기 해야 하는 건 제작진의 몫인데, 첫 회에서는 개그맨들이 뭉쳤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인지 진지함보다는 웃음에 포인트가 맞춰졌다. 시청자들도 “일단 첫 회니까 기다려보자”는 의견들이 많은데, 만약 다음 회에서도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실망감은 더욱 커질 것으
개그맨들이 초반에 걱정했던 ‘진정성 없이 그려질 것 같다’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건 제작진이다. 과연 제작진은 웃음과 진정성 사이를 솜씨 좋게 오가며 시청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까. 몇 번의 방송 사고로 잃었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진짜 사나이’의 새로운 도전에 눈길이 쏠린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