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소녀시대 티파니가 SNS에 일장기 이모티콘과 욱일승천기를 의미하는 배경 이미지를 첨부한 사진을 올려 논란을 빚고 있다.
앞서 에이오에이(AOA) 설현과 지민이 휩싸였던 논란과 비슷한 사례지만, 광복절이라는 상황적 특수성 때문에 그 파급이 더 크다. 문제의 본질은 ‘역사 의식’에 있다.
티파니는 지난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SM타운 콘서트 직후 인스타그램에 멤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일장기 이모티콘과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문양이 담긴 ‘TOKYO’란 문구를 실어 큰 비난을 받았다.
특히 그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이런 실수를 저질러 더욱 빈축을 샀다. 광복절은 우리나라가 1945년 일제의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나 자주독립을 되찾은 날이다. 국민들은 태극기를 내걸고, 연예인들 또한 SNS에 태극기 사진을 게재하며 기념했다. 그런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저녁, 일본의 욱일기 문양을 사용한 것이다.
물론 일본에 방문해 콘서트를 진행한 티파니에게는 일장기 모양의 이모티콘을 사용한 것 정도는 ‘기념’이라고 말해도 될 일이다. 하지만 욱일기는 다르다. 욱일기는 일본의 제국 시대에 사용된 일본군의 국기였으며, 현재에는 우익 단체들이 시위할 때 주로 쓰는 깃발이다. 그런 욱일기를 사용했다는 것은 티파니의 ‘역사 의식’이 전무하다는 것을 드러낸다.
아이돌의 부족한 역사의식은 지난 설현·지민의 ‘긴또깡’ 발언에서도 문제가 됐다. 설현과 지민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안중근 의사의 사진을 보고 “긴또깡?”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시청자들은 “초, 중, 고교 교육을 다 받고서도 안중근 의사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그들의 ‘긴또깡’ 발언은 일본에서 조롱거리가 되기 충분했다.
이외에도 욱일기를 의상에 사용해 논란을 빚었던 아이돌 그룹도 상당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진행하는 역사 퀴즈에서 엉뚱한 답을 말해 놓고도 이를 ‘웃겼다’고 생각하는 아이돌 멤버들도 여럿 보였다. 물론 역사를 모르는 이들을 보고 ‘재밌다’고 말해주며 소비의 빌미를 제공하는 시청자의 행태도 문제지만, 이를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이는 아이돌과 그들을 책임지고 있는 소속사도 문제다.
아이돌 그룹은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며 한국의 ‘대표 문화’가 된지 오래다.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는 ‘북한(North Korea)’가 아닌 ‘대한민국’을 알게 된 건 케이팝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외국인들도 상당수다. 아이돌 그룹 멤버가 가진 그릇된 역사의식이 고스란히 해외 팬들에 전해질 수 있는 위험이 높다는 소리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돌 그룹의 역사인식은 생각보다 굉장히 중요하다. 그저 아이돌 멤버 한 명이 ‘조금 잘못 알고 있었다’ 정도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소속사는 그저 해당 가수의 SNS를 폐쇄하거나 ‘SNS 이용 방법’을 교육할 게 아니라 그들의 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SNS 관리나 추후 사과는 문제의 본질을 간과한 ‘수박 겉핥기 식’ 조치 밖에 안 된다.
대중도 시선을 달리해 티파니의 사건을 ‘SNS로 하여금 빚어진 논란’이라 보지 말고, ‘역사의식 논란’으로 생각해야 한다. 부족한 역사 의식으로 문제를 일으킨 아이돌 멤버는 과거에도 많았다. 반복되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사 의식에
아이돌 멤버들을 책임지는 소속사와 아이돌 멤버 스스로가 올바른 역사의식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촉구하고 성숙한 역사의식을 지닌 아이돌 멤버를 칭찬하며 건강한 문화를 주도하는 일은 대중이 해야할 일이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