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tvN 금토드라마 ‘굿와이프’는 배우와 연출, 그리고 대본이라는 3박자가 완벽하게 맞아 떨어진 드라마다.
‘굿와이프’는 승승장구하던 검사 남편 태준(유지태 분)이 정치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결혼 이후 일을 그만두었던 아내 김혜경(전도연 분)이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변호사로 복귀하면서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찾아가는 법정 수사 드라마다.
배우 전도연이 11년 만에 안방극장 복귀로 화제를 모은 ‘굿와이프’는 유지태, 윤계상, 김서형 등이 합류하면서 일찍이 라인업을 완성, 방송 전부터 기대작으로 뽑혔었다. 기대에 부응하듯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를 바탕으로 ‘굿와이프’는 영화인지 드라마인지 구분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유려한 영상미에,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대로 접목시킨 듯 탄탄한 대본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며 안방극장의 마음을 사로잡아 나갔다.
‘굿 와이프’가 안방극장의 관심을 모았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미국드라마를 리메이크했다는 사실이었다. 이전까지 같은 아시아 문화권인 일본드라마나 대만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적은 있어도, 아예 문화권이 다른 미국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사례는 처음. 심지어 ‘굿와이프’의 경우 2009년 미국 CBS에서 처음 방송된 후 시즌7까지 나온 전세계적인 인기작이자,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형성시킨 작품으로 리메이크 소식에 기대와 함께 걱정스러운 시선이 공존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굿와이프’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는 ‘원작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한국화를 이룰 것인가’였다. 실제 ‘굿와이프’는 섹스, 마약, 폭력 등을 강도 높게 그렸고, 동성애 적인 요소도 있어 국내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원작 ‘굿와이프’의 주인공인 알리시아와 함께 파트너를 이루어 사건을 직접 수사하는 로펌 소속 조사관 알라 칼린다의 경우 ‘바이섹슈얼’ 설정이 있었다. 이에 따라 리메이크 된 ‘굿와이프’에서 칼린다 역할인 김단(나나 분) 역시 바이섹슈얼로 그려질까에 대한 시선도 있었다. ‘굿와이프’는 이에 대해 영리한 선택을 했다. 알몸처럼 보이는 여자와 함께 한 침대에서 일어나는 김단의 모습을 스치듯 보여주며, 여지를 남겼지만 논란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원작 속 칼린다의 설정을 살린 것이다.
칼린다의 설정을 살린 것처럼 리메이크 된 ‘굿 와이프’는 아슬아슬 수위를 지키는 선에서 극을 전개해 나갔다. 김혜경이 재판을 맡은 사건들의 경우 미묘하게 현실 속 사건을 결부시키기도 했다. 과거 업소에서 일했던 여성을 성폭행 한 재벌남의 경우 최근 연예계 물의를 일으켰던 남성 연예인들의 성폭행 논란을 떠올리게 했으며, ‘뱃속의 태아는 살아 있는 생명이냐 아니냐’는 법적인 논쟁 또한 현 한국사회의 문제와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었다. 후반부로 가면서 ‘굿와이프’의 무게 중심이 김혜경과 이태준, 서중원(윤계상 분)의 삼각로맨스에 쏠렸다는 지적을 듣기도 했지만, 원작에서 그려졌던 사건들을 한국적인 정서에 맞게 잘 풀어내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요소에 따라 마지막까지 ‘굿 와이프’는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27일 tvN에 따르면 지난 26일 방송된 ‘굿와이프’는 케이블, 위성, IPTV 통합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6.4%, 최고 7.9%를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기준)
이 같은 ‘굿와이프’의 성공이 후에 있을 리메이크 드라마의 좋은 예가 돼 주고 있다. ‘굿와이프’ 리메이크를 담당했던 CBS 컨설턴트 제랄드 사노프는 “보통 리메이크 제작과정에서 리메이크라기보다 원작을 단순히 번역해 현지화에 실패한다거나, 원작의 모든 요소를 제외해 뼈대만 남은 리메이크를 만드는 실수들을 범하곤 한다. 하지만 ‘굿와이프’는 작가, 프로듀서들이 미국 원작의 스토리 구조를 충실히 유지하였고, 이와 동시에 현지 시청자들을 사로잡을 매력적인 한국 캐릭터들을 만들어냈다”고 극찬했다.
제랄드 사노프의 극찬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 정서에 맞게 리메이크를 완성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는 ‘굿와이프’는 원작 팬과 원작을 알지 못하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평을 받았으며, 그리고 작품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굿와이프’의 성공은 이후 tvN이 준비하고 또 다른 미국드라마 ‘안투라지’ 리메이크 흥행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성인블랙코미디의 진수로 꼽히는 ‘안투라지’의 경우 대사의 반 이상이 욕설이며 19세임을 감안한다고 해도 높은 수위로, 리메이크 소식이 들려오면서 가장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던 작품이었다. ‘굿와이프’가 호평속에서 막을 내리는 만큼 ‘안투라지’의 한국화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스포 한 가지만 하자면 원작 ‘굿와이프’에서 아내 알리시아는 남편의 곁을 지키면서 ‘쇼윈도 부부’로 살기로 결심했고, 그와 멜로를 그렸던 윌 가드너(한국에서는 서중원)는 죽었다. 하지만 하나 더 스포를 하자면 한국판 ‘굿와이프’의 결말은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판 ‘굿와이프’만을 위한 결말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굿와이프’의 마지막 촬영을 마친 많은 배우들은 “결말을 말할 수는 없지만 제작진의 고민을 엿
앞서 태준과의 이혼을 결심한 혜경은 자신으로 인해 위험에 빠진 중원의 변호를 맡기로 선택했다. 이 같은 혜경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지, 그리고 어떤 마지막을 가져올 것인지 벌써부터 드라마 팬들의 기대와 관심은 최고조에 다달아 있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