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자란다. 하루에 가요계에서는 30여 팀이 데뷔하고, 배우들은 한 작품에 캐스팅이 되기 위해 오디션에 참가하는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예인을 별에 비유해 '스타'라고 할 만큼 유명 연예인이 되기는 '하늘에 별따기'이다.
음악과 작품 등을 통해 많은 이의 뇌리에 각인된 연예인에게는 또 하나의 숙명이 주어진다. '유명해서 내는 세금'인 유명세를 치러야 한다. 한 연예인은 방송에서 "우리는 종합소득세 말고 또 하나의 세가 있다. 그게 유명세다"고 말했다. 유명세는 국민이 꼭 내야 하는 세금처럼 유명인들에게는 피하거나 미룰 수 없다.
유명세는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 탓으로 당하는 불편이나 곤욕'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는 단어다. 이름이나 얼굴이 널리 알려져 어쩔 수 없이 겪게 되는 관심이나 소문을 뜻할 때도 곧잘 쓰인다.
연예인들은 다른 직업 종사자보다 유명세를 자주 치른다. 대중의 지지가 있어야 그 의미가 있는 직업 자체의 특성 때문이다. 사람들이 더 많이 알아볼수록 연예인의 가치는 뛴다. 이러한 지지도에 연예인들은 기업과 상품 모델로 등장하고, 또 다른 형태로 소비된다.
최근 연예계에서는 남자 연예인들의 성추문이 이어졌다. 상황과 입장은 달랐으나 작품에서 판타지를 구현했거나 화목한 가정을 전했던 이들의 실망스러운 사생활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그들에게 조건 없는 애정을 쏟았던 팬들은 등을 돌렸다.
언론을 통해 전해진 성폭행 혐의의 고소 사실은 이들에게 '성폭행범'이라는 또다른 목줄을 걸게 했다. 사건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결론이 내려져도, 스캔들에 휘말렸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지를 먹고 사는 연예인들에게는 큰 타격이 됐다.
유명인으로서도 대중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사건과 얽혔다는 것은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일이다. 아무리 억울하다고 하소연해도 스스로 조심해야 했다. 뒤늦게 후회해도 대신 책임질 수 있는 이는 없다. 카메라가 꺼진 상황에서도 수많은 눈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의식했어야 했다.
씻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연예인들에게도 '유명세'가 따라붙는다. 피소된 사실 만이 크게 알려진 뒤 사건이 마무리되는 단계는 쉽게 전달되지 않는다. 당사자가 아닌 이들에게 복잡할 수도 있는 판결 내용은 묻히기도 한다. 많은 이가 한 연예인을 정의하는 것은 결국 '○○는 ○○다'라는 간단한 형용사나 동사 하나다.
정의해버린 연예인에 대한 시선은 그의 가족들에게 옮겨붙기도 한다. 성추문에 관계된 연예인의 가족들이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결혼과 이혼 등 개인적인 일들도 그 대상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연예인을 둘러싼 주변인도 때에 따라서는 유명세를 함께 짊어질 수밖에 없다.
유명세를 어디까지로 바라봐야 적당한 것인가는 연예인의 사생활에 맞물려있다. 이는 연예인의 사생활은 어디까지 공개돼야 하는가로 이어진다. 공식적인 자리나 팬들이 알아보는 것은 연예인들도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지만, 사생활이 공개된 뒤 불거지는 문제들은 그 성격이 다르다.
우리는 작품 속에서 화사한 웃음을 짓던 주인공의 뒷모습에 낙담할 수 있다. 그러나 높기만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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