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4년차 가수 세븐(본명 최동욱)이 가수 인생 2막을 활짝 열었다. 스무 살 어린 나이에 가요계를 평정했지만 10년여의 시간 동안 가수 인생 최고의 달콤함도, 본의 아니게 인생 최대의 쓴 맛도 보며 ‘산전수전 공중전’을 다 겪고 돌아왔지만 덕분에 더욱 단단해진 모습으로 말이다.
세븐은 4년 8개월 만의 새 미니앨범 ‘I AM SE7EN’ 발매에 앞서 13일 오후 서울 동교동 일레븐나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컴백 소감 및 새 출발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가수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들이 겹겹이 쌓인 지난 시간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털어놨다.
세븐은 2003년 첫 앨범 ‘Just Listen’으로 데뷔, ‘와줘’, ‘열정’, ‘CRAZY’, ‘라라라’, ‘Digital Bounce’, ‘Better Together’, ‘내가 노래를 못해도’ 등 다수의 히트곡을 남기는 등 솔로 남성 가수로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였다. 데뷔와 함께 정점을 찍었던 그는 10년 동안 꾸준히 자신만의 궤적을 그려왔으나 2013년 군 복무 당시 마사지 업소 출입으로 물의를 빚으며 나락에 떨어졌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어쩌면 현 시점 세븐은 ‘0’ 아닌 ‘-(마이너스)’에서 새롭게 쌓아가야 하는 상황. 데뷔 후 보내온 14년이라는 기간을 떠올리는 세븐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14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좋았던 일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데뷔하고 나서 ‘와줘’라는 노래로 처음부터 대중의 사랑을 받기 시작하면서 어떻게 보면 탄탄대로를 잘 걸었던 것 같고, 일본 진출도 하고 미국 진출도 하고요.”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특별한 심경을 드러냈다. 국내서 한창 잘 나가던 세븐은 2000년대 중반 돌연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돌아왔다. 세븐이 한국을 떠나 있던 몇 년의 공백 사이 달라진 가요계 생리는 이후 세븐에게도 분명 마이너스가 됐지만, 미국행은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단다.
“미국 진출이 성공적으로 끝나진 않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많은 경험을 했고 많은 추억과 많은 걸 남겨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는 실패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가수 세븐이나 인간 최동욱에게는 굉장히 유익한 시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당시를 떠올리면 “다시 내가 음악을 하고 가수를 하고 노래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상도 못 했다”고. 세븐은 “그 당시에는 내가 다시 오늘처럼 이렇게 무대에 올라 노래를 하고 기자간담회도 하고 다시 새롭게 무대에 선다는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상상조차 못 했다. 정말 좌절했고, 고통의 시간들이었다. 물론 내가 저지른 일에 대해 돌아온 일이니 누구를 탓할 수도 없고 더더욱 답답했던 것 같다”고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하지만 세븐은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도 역시 지금 이 시간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요즘 앨범 준비하면서 하루하루 좀 마냥 즐거웠던 것 같다. 새롭게 할 수 있다는 데 대한 희망과 응원해주시는 분들로부터의 사랑과, 그런 것들을 통한 자신감을 얻게 됐다”며 “그때부터는 하루하루 즐겁게 지냈고, 주변에서 응원해주는 분들도 너무 많았고, 내가 더 열심히 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자책과 반성의 시간을 보냈고, 때로는 도를 지나친 억측과 오해에 고통스러운 시간도 있었지만 “그런 안 좋았던 시간들도 지금 생각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보란 듯이 열심히 활동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게다”는 세븐이다.
특히 세븐은 “지금도 앨범이 나와 활동하는 것으로 많은 분들이 좋게 보지 않는 분들도 계신데, 앞으로 활동 해나가면서 바꿔나가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이 앨범 하나로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생각한다. 더 차근차근 좋은 모습 보여드리다 보면 언젠가 인정받을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음원차트, 음악방송 순위 등 컴백 성적에 대해서는 “부담감을 내려놓은 상태”란다. 세븐은 “이번 앨범은 그런 순위에 연연해서는 안 되는 앨범이라 생각한다”며 “지금 내가 새 앨범을 낼 수 있고 무대에 다시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하기 때문에, 그에 중점을 두고 더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세븐은 “나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계신 분들도 계실테니 음악과 춤을 있는 그대로 느껴주시면 감사하겠다.
데뷔 때부터 몸 담았던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지난해 1인 기획사 일레븐나인을 설립한 세븐은 이번 앨범에서 데뷔 후 최초로 앨범 전 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하고 전반적인 프로듀싱을 맡았다.
세븐은 “처음으로 혼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부담보다는 더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으로 내 손으로 직접 다 만든 앨범이다 보니 기존 앨범에 비해 더 애착이 가고, 부담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다. 응원해주신 분들, 도와주신 분들이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앨범은 알앤비, 팝, 댄스, 펑크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곡으로 채워졌다. 세븐 특유의 매력에 감각을 더해 완성했다. 타이틀곡 ‘기브 잇 투 미’는 브루노 마스와
세븐은 오는 14일 ‘I AM SE7EN’ 전곡 음원 및 뮤직비디오를 공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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