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이(김우빈)같은 넉살 좋은 사기꾼 같은 캐릭터는 ‘검사외전’에서 해 봤고, 진 회장(이병헌) 같은 악역은 좀 더 있어야 어울릴 듯하니, 결국 김재명이 딱 저에게 맞는 캐릭터였어요. 어찌 보면 세 주연 가운데 가장 보여줄 게 없는, 평면적인 캐릭터지만 제겐 처음인 역할이라 선뜻 선택할 수 있었죠.”
예상 외 흔한 ‘경찰’ 캐릭터이자 작품 속에서 가장 평면적인 성격을 지닌 역할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강동원은 이 같이 말했다.
강동원은 15일 오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작품에 들어가기 전부터 촬영 내내 ‘욕심을 버리자’라는 마음으로 임했다. 나를 둘러싼 양쪽 인물(이병헌 김우빈)을 비롯해 개성이 강한 인물들이 워낙 많이 출연하기 때문에 나는 튀지 않는 선에서 전체를 끌고 가는 게 가장 큰 임무였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사방이 온통 입체적인 캐릭터인데다 복잡하게 얽힌 사건들을 풀어나가야 하는 인물이기에 특별하게 나의 모습을 부각시키거나 잘 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냥 묵묵하게 주어진 시나리오에 충실하게, 엔딩을 향해 우직하게 달려갈 뿐이었다”고 했다.
“물론 제 캐릭터가 너무 획일화돼 있다 보니 좀 답답한 부분도 있었어요. 강한 의협심, 열정을 지닌 인물이라는 것 이 외에는 뚜렷한 게 없었으니까. 욕심을 최소화하고 극 전체에 몰입하고 인물 간 호흡에 더 집중했죠. 그런 면에서 그 어떤 전작들보다 책임감이 무거웠고, 스트레스도 컸어요. 왜 선배님들이 이런 역할이 ‘진짜 어렵다’고 입을 모으는 지 실감했죠. 하하!”
이번 작품으로 처음 경찰 역에 도전한 강동원은 세련되고 스마트한 수사팀장 김재명으로 분한다. 시종일관 공명심이 강한 캐릭터로 본의 아니게 민폐 상황을 만들기도 하지만 끝까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몸을 사리지 않는 정의감이 넘치는 인물이다.
그는 “이병헌‧김우빈 모두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났는데 정말 재미있는 사람들이었다”며 “한 번 꼭 만나고 싶은 배우들이여서 그런지 첫 인상도 좋았고 호흡도 정말 잘 맞았다. 아쉬운 게 있다면 병헌이 형과는 붙는 장면이 생각보다 많이 없어서 정작 연기 호흡을 충분히 맞추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배우로서 항상 자신의 연기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 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작품 전체로 봤을 땐 충분히 재미있고, 잘 만들어진 범죄 오락 액션이라고 생각한다”며 “많은 관객들이 즐기고 통쾌하게 느낄 지점들이 많이 있다. 연기 ‘베테랑’들이 워낙 많아서 전반 적으로 만족하고 가실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와 함께 “전작 ‘가려진 시간’은 흥행 면에서 부진했지만 ‘마스터’는 장르나 스케일, 스토리 등 다양한 면에서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 많이 잘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마스터’는 작전 설계와 꼬이고 꼬인 이야기는 복잡한 듯 단순하게 다룬다. 143분이라는 상영시간은 관객의 취향에 따라 지루 할 수도, 친절한 가이드로 느껴질 수도 있다. 정치‧경제‧언론 등 우리 사회 문제 전반이 반영됐지만 무겁지 않고 경쾌하다. 이 또한 장점이자 단점이다.
오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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